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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2202년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by 기시군 2022.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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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은 #이상문학상 등 기존의 수상작품과는 색깔을 달리 하려한다. 단 하나의 수상작과 들러리로 채워지며, 어느틈엔가 문단권위의 시행수단으로 굳어진듯한 문학상들과는 거리를 두려 노력이 느껴진다. 1등 한편이 아니라, 7편 모두의 가치를 인정하며 새로운시도와 시각을 받아들이는 폭도 넓다. 과거 10년간의 수상작 리스트를 살펴보면 대부분 당시의 가장 신선한 느낌의 작가들로 포진되어 있다. 작년에 약간의 소란이 있었던 것으론 알고 있지만 올해는 평도 좋아서, 기대를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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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3편의 개요를 본다.

*초파리돌보기 : 대상
소설가 '권지안'의 엄마 '이원영'은 원인모르게 많이 아프다. 엄마는 오래전 초파리를 실험하는 연구소에 파리 관리인력으로 근무한적이 있다. 지안은 당시 실험실의 환경때문에 엄마에게 병이 생겼다고 믿는다. 엄마는 초파리라는 작은생명을 보살폈던 것을 좋은추억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오히려 딸에게 자기 이야기를 소설로 써달라 조른다. 그것도 해피엔딩으로.

*저녁놀
모텔을 '도서관'이라는 은어로 부르는 귀여운 레즈커플이 있다. 곤궁한 살림에 갈등도 있지만 동거하며 가족을 이뤄 알콩달콩 행복하게 산다. 단, 둘이 사용하려고 샀다가 구석에 버려둔 '딜도' 모모만 빼고 말이다. 소설은 투덜이 딜도 모모의 목소리를 통해 '설레이게 하는 것'과 '사랑', 그리고 '공간'에 대한 생각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미애
이혼녀 '미애'는 여섯살 딸과 친구의 임대아파트에 잠시 거처하는 중이다. 200만원도 없어 고금리대출을 받은 신세다. 살길을 찾으려 그녀는 분양동에 있는 '독서모임'을 찾아간다. 돈을 벌러나갔을때 딸아이를 봐줄 '마음좋은 이웃'을 찾고싶었다. 다행히 딸아이를 돌아줄 착한 이웃을 찾아 한숨을 돌렸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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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냄음의 대상은 김혜진작가의 '미애'다. 젊은작가상의 지향점은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위에서의 '소설'의 의미를 평한다 믿는다. 내가 생각하는 현재의 갈등의 토대는 '계급갈등'이다.  여성,가족,퀴어 등의 다른갈등의 중요도가 낮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미애'의 후반부는 지금 사람들눈에 많이 가려져 있는 '계급'에 대한 직시를 강제한다. 처연하고 아프게 가슴을 치는 '반전'은 '산다'는 것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프로파간다가 아닌 문학, 현실문학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단편이었다. 앞으로 지켜봐야할 작가가 한명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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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7편의 작품들이 큰 편차없이 다 좋다. 형식에 대한 실험이 도드라진 작품도 있었고, 지금의 다양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들도 많았다. 당연히 세상과 불화하는 여성과 소수자의 대한 따뜻한 진심도 출렁거린다. 재미있었고 새롭게 알게된 세상이야기도 있었다. 에이섹슈얼(무성애자)에 대해선 처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친절하게 모든 단편마다 작가의 말과 평론이 실려있는 구성이라 소설을 '공부'하기엔 좋아 보인다. 다만 나는 소설은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고 믿고 있고, 작품만으로도 독자와 충분히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고 믿는 쪽이어서 그렇게 좋아하는 형식은 아니다. (그리고 미안한 말이지만 몇 평론들은 수준이 그리 높지않다. 😊) 아무튼 이번 책, 좋았다.

덧,
꽃맹인 나는 올해 봄에야 '조팝나무'의 꽃을 처음으로 알아볼 수 있었다. ‘초파리돌보기'에서 ‘이팝나무'와 '조팝나무'의 구별법이 재미있게 나온다. 읽으며 혼자 즐거웠다. 😁

p43 초파리돌보기 - ".... ˝너무 열심히 하면 무서워져.˝ 공부든, 글쓰기든, 사랑이든. 그 무엇이든 너무 열심히 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생각이 든다고 원영은 말했다. 내가 모르는, 원영은 잘 아는 이들을 떠올리고 있는 것 같았다. "

p55 저녁놀 - " 먹는 것도 보는 것도 벌거나 쓰는 것도 서로의 몸을 만지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을 주지 못하며 인간의 모든 행위 중 만지고 비비고 문지르는 것이 가장 높은 만족을 준다는 것을 두 여자는 도시의 방들을 오가며 깨달았다. "

p201 미애 - " 그건 희망의 모습과 비슷했다. 삶에 기대를 품는 것이 번번이 자신을 망친다는 결론에 이른 뒤로 미애는 가능한 한 희망을 가지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았다. 노력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다만 자신의 삶은 언제나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쏟아부어야만 했고, 그래서 희망을 부풀리는 능력이 불필요하게 발달한 거라고, 자칫하다간 다시금 눈덩이처럼 커진 희망 아래 깔려 죽을지도 모른다고 자신에게 수시로 경고하는 것만은 잊지 않으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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