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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므레모사

by 기시군 2022.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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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진심인 작가 김초엽. 또 신간을 내었다. #행성어서점 읽은지도 얼마 되지 않아 건너뛸까 했다가 모던아트풍의 표지에 또 홀라당 넘어가 주문하고 말았다. 😁요즘 대한통운 파업으로 배송이 늦긴했지만 서운하진 않다. 사족이지만, 난 작년인가 합의되었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측보다 파업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노조측을 지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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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하지 않은 선에서 내용을 보자. 기계다리를 한 무용수이자 주인공인 '유안'은 생화학폭팔 사고로 폐허가 되었다가 이제 대중에게 개방을 시작한 '므네모사' 로 다크투어를 떠난다. 컨텐츠제작자, 기자, 학자, 다크투어리스트, 그리고 정체을 알 수 없지만 잘생긴 남자 '레오'로 구성된 일행들은 일반인으로는 처음으로 '므네모사'에 발을 디딘다. 그런데 여행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분위기가 조금씩 이상해지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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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소설로 홍보는 하고 있지만 그렇게 무섭진 않다. 화두는 여전하다. '다름'에 대한 시선에 고통받아야 하는 장애인과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가해의 위치에 있는 비장애인 간의 긴장, 그리고 그 사이의 이해와 소통에 대한 염원. 이번엔 호러의 형식을 빌어와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다른 작품들과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기존 작품들과는 다르게 파격적인 결말을 통해 일종의 충격요법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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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튜버 김겨울의 말처럼 소설은 ‘정상'에 대한 집착이 없는 세계가 지금 우리 머릿속에 있는 유토피아의 이미지와 같을까하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작가는 디스토피아를 찾아가는 다크투어리즘을 소재로 활용한다. 자신의 안전을 나름 보장한 상태에서 '위험'과 '흔적'을 구경하는 것.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질문하는 것 같다. 결말을 읽고 책장을 덮고나면 한참을 생각하게 된다. 그들이 발견한 '므네모사'는 정말로 디스토피아가 맞는가 하는 작가의 질문에 곰곰히 답을 찾아보게 된다.

덧,

현대문학 핀시리즈로 중편분량이다. 짧고 쉽게 읽힌다. 형식은 호러 모험소설이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의 단편들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책이다. 적당히 긴장감을 주고 술술 재미있게 읽힌다. 다만 결말 빼고는 그렇게 고양감을 주는 부분이 없어, 최고다라고 평하긴 망설여진다. 언제나 높은 기대를 하게 만드는 작가라 그런것 같기도 하다. 나쁘진 않으나 좀더 혁신적인 작품을 더 기대해 본다.

덧 둘,

책 말미의 어느 전문가의 분석글은 없는게 나을 뻔했다.  현학적 묘사만 가득한 자기자랑의 표본 같은 글이다.

p70“사실은 알 것 같아요. 언니는 므레모사의 귀환자들을 만나러 온 거죠? 죽음의 땅에서도 다시 꿋꿋이 살아가는, 희망을 가지고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 정말로 좀비처럼 변했어도 뭐 어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는 게 중요한 거잖아요. 분명 우리가 귀환자들에게 배울 게 있을 거예요. 반대로 언니가 그 사람들에게 영감이 될지도 모르고요. 아, 언니랑 그런 인터뷰 할 생각하니까 벌써 너무 두근거리는 거 있죠?”

p90"한나의 조언을 받아들여서 한동안은 ‘움직임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의식적으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생각은 계속해서 나를 찾아왔다. 특히 깊은 밤에, 내가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침대 위에서 신음하다가, 문득 그 모든 통증들이 물러나고 나의 움직임도 근육도 고요해지는 어떤 새벽에. 고정된 것은 나를 편안하게 한다. 정적인 세계는 내가 돌아가야 할 고향이다.어느 순간 나는 그런 생각을 도저히 멈출 수 없게 되었다."

p179"도움을 베풀러 왔고, 구경하러 왔고, 비극을 목격하러 왔고, 또 회복을 목격하러 왔어요. 그래서 실컷 그렇게 할 수 있게 되었잖아요, 행복한 결말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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