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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낯선사람에게 말걸기

by 기시군 2022.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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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오스터의 소설들은 오래전에 읽었다. 구질구질하지 않고 세련된 느낌의 소설들이 편안했던 것 같다. 어렴풋이 이미지만 기억난다.  #뉴욕3부작 은 미스터리소설의 관습을 과정의 배제를 통해 무너트리는 파격이 인상적이였으며,  #달의궁전 은 '여정'에 대한 폼나는 수다가 기억에 남는다.  #우연의음악 에서 느껴지는 '희망'에 대한 애정 역시 문뜩 떠오른다. 몇권 더 읽은 것 같은데 집에 없다. 🥲 아무튼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야구를 잘하는 교타자같은 느낌.  그런 그의 에세이 모음이 새로 나왔다. 잠깐 고민하고 믿고 보는 인친님의 추천도 있어해서 바로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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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직접 고른 40여편의 다양한 에세이들을 모았다. 그 중 평론가로의 폴오스터가 가장 새로웠다. 당상 분량이 당대 소설가들과 그 들의 작품들에 대한 섬세한 평론이었다. 여기에 추도사, 질답문, 각종 서문들이 추가되어 있고, 세상에 대한 '의견'들을 모아 놓은 코너도 있다. 말그대로 소설로 발표한 작품들 외에 작가가 아끼는 잡문의 백화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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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생각하는 문학은 결국 낯선사람에게 말을 거는 행위에 같은 의미였다. 타인의 작품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섬세했으며, 그가 적어내려가는 일상은 차분했다. 올드한 뉴요커이에 아직도 컴퓨터대신 '타자기'를 고집하는 고집쟁이지만 생각의 폭과 깊이는 올드하지 않다. #에드거앨런포 를 분석하며 소설가로서의 글쓰기 행위를 고민하고 배운다. #베케트 를 통해 독자와 화자 사이의 긴장관계안에서 실패로 나갈 수 밖에 없는 문학의 운명을 직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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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편은 아주 재미있게 읽었고, 몇 편의 사회참여적인 산문에선 새로운 폴오스터를 느꼈다. 평론가 폴오스터의 산문은 그 대상이 내게는 너무 낯선작가들이라 읽어내는 속도나 난이도가 만만찮았다. 그래도 소설 이외의 '글'로 그의 생각과 사고의 틈을 더듬을 수 있어 좋았다. 이 글들을 읽고 다시 폴오스터의 작품들로 들어간다면 그것 또한 다른느낌이리라.

덧,
책을 덮고, 작가의 #빵굽는타자기 를 아직 못읽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책의 산문 중 오래된 타자기에 대한 애정어린 글이 인상에 남아서일 것이다. 수십년도 지나 이제 부품도 구하기 어려운 타자기. 물성에 대한 애정을 넘어서는 집착의 모습을 보이는 작가가 정겨웠다. 갑자기 내가 보유하고 있는 기계식 키보드들도 떠오르고... 😁

덧 둘,
전에 질렀던 #레고 타자기를 짬짬이 만들고 있다. 오랜만이라 허리는 아프지만 손 맛이 좋아 즐겁다. 😁중간 기록을 남겨둔다.

p125" 글쓰기는 사물들과 그 이름들 사이에 자리하는 과정이다. 시인이 그 조용한 중간 지대에 서서 주의 깊게 응시함으로써 사물들은 마치 처음 보는 것들처럼 보이고 이름을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 "

p450" 모든 소설은 작가와 독자가 동등하게 기여한 협업의 결과물이며, 낯선 두 사람이 지극히 친밀한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장소입니다. 저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영원히 아는 사이가 되지 못할 사람들과 평생 대화를 나눠 왔으며, 앞으로도, 숨이 멎는 날까지 계속해서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오직 그것만이 제가 하고 싶었던 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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