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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붉은 색 표지와 자극적인 제목에 호기심이 일었다. 소개된 내용을 살펴보니 현재 미국에서 꽤나 주목받은 작가란 이야기와 이어 나오는 '여성의 몸과 욕망을 뜨겁고 생생한 언어'로 이야기 한다는 말에 주저없이 구매했다. 형이상학적인 욕망을 논하는 문학작품은 많이도 봐왔다. 느낌 상 이 작품은 아주 솔직한 작품일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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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의 단편들이 실려있다. 작가의 성 정체성처럼 레즈비언 또는 바이섹슈얼 주인공들이 주로 출현한다. 인상적이였던 몇 작품들의 개요를 보자.
*예쁜이수술
목에 리본이 달인 여자가 있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그녀는 원하는 남자와 섹스를 하고 결혼을 한다. 다만 사랑하는 남편이라도 자신의 리본에는 손을 대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남자는 리본에 대한 욕망을 포기하지 못한다.
*목록
아포칼립스 배경으로 강력한 바이러스로 인해 지구의 종말은 다가오고 있다. 주인공은 태어나서 멸망을 향해가는 지금까지 섹슈얼한 관계를 맺은 모든 남자와 여자들의 목록을 나열한다. 바이러스는 신체를 통해 전염되지만 신체는 기쁨의 원천이기도 하다.
*현실의 여자들은 몸이 있다
레즈비언들의 몸이 투명해지다 사라지는 사건들이 발생한다. 여자들이 사라지지 않으려면 예쁜 드레스에 자신의 몸을 꿰매야 한다. 헤테로들은 자기일이 아니기에 방관한다. 드레스가게에서 일하는 주인공은 페트라라는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얼마지나지 않아 그녀가 투명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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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들간에 호감도의 편차가 있었다. 위에 정리한 단편들은 재미있게 읽었지만 몇개의 작품은 의도와 맥락이 잘 이해되지는 않았다. 첫 단편이 가장 인상이 깊었다. 여성의독백으로 이어지는 소설. 일생에 대한 진술과 사건이 몽환적으로 재구성되며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소문, 그것의 진위 여부 등이 아주 독특한 소설의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리본으로 상징되는 여성욕망의 근원은 남편의 욕망으로 인해 침범당하며 주도적인 삶을 살아왔던 한 여자는 이런 통제에 비극적으로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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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들은 섹스와 죽음을 주요 테마로 삼는다. 작가는 고정틀에 사로잡히지 않은 자유로운 행태로 삶과 여성과 섹스에 다가간다. SF와 환상물, 공포물, 에로물, 심리물 등 각각이 장르에서 보아왔던 장면들이 다양하게 변주된다. 매력적인 지점은 다양하게 변주된 그 모습안에 스며있는 '여성'에 관한 사실적인 묘사다. 그것이 심리적인 것이든 상징적인 것이든 상관없다. 거침없이 내지르는 이야기가 묵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작가가 깊게 고민한 '여성의몸'이라는 강력한 주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에 본 가장 독특한 소설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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