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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해야 한다. 손석희라는 저널리스트가 우리 사회에 끼친 좋은 영향력은 컸다. 시선집중으로부터 100분토론, JTBC 이후에 세월호보도, 테블릿PC 보도, 미투보도 등 이름만 들어도 엄청나다. 그런 그가 몇십년만에 에세이를 냈다고 한다. 무슨말을 할까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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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와 2부로 구성된 책은 1부에서 JTBC에서의 사건들(장면들)을 다룬다. 주제문은 '어젠다 키핑'이다. 작가가 스스로 만든 단어. 어덴다를 지켜나가는 것. 잘 실천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2부는 MBC에서 JTBC로 넘어가게 되는 과정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짐작되듯, 당시 정권의 압력으로 MBC에선 더 이상 언론활동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어 저널리즘 자체에 대한 고민 생각들을 펼치며 마무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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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부분에서 '세월호'부분을 다룬 '장면들'과 취재 뒷이야기는 정말 읽기 힘들었다. 시간이 이렇게 지났음에도 나에겐 세월호는 트라우마로 남아있나보다. 정말 고마웠던 손석희와 JTBC. 이어 국정농단의 스모킹건 역할을 했던 '태블릿PC' 취재에 관련된 몰랐던 취재 뒷이야기 등 읽을만한 내용이 풍성했다. 손석희 개인으로서도 한국역사에 공헌했던 기록을 잘 정리해 남긴다는 것에서 의미가 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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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도 책에서 아쉽다고 표현했던 '조국정국' 관련해서는 나도 다른측면에서 아쉽다. 손사장은 당시을 회상하며 너무 '조국'과 '윤석열' 개인간의 이슈에 매몰되어 '검찰개혁'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깊게 접근을 못했다고 표현한다. 나는 생각이 다르다. 조국과 윤석열의 충돌 자체가 '검찰개혁'의 최전선이었다. 당시 JTBC가 보여줬던 행태는 여타 다른 언론과 다르지 않았다. 그 괴리는 어떻게 발생된건지, 다른 이슈에서는 그렇게 깊은 성찰을 보여주는 그가 왜 이 문제만은 이렇게 나이브한 생각을 하는지가 이해가 안된다. 그렇다고 이 건 하나 때문에 손석희라는 인물을 매도할 생각은 없다. 그가 없는 최근 몇십년간의 언론계는 끔찍하기 때문이다. 고생했고 수고했고 멋진 언론인이였다. 고맙다.
덧,
책 중간에 자매언론인 중앙일보를 '열린보수'라 표현한 부분이 나오는데 이부분은 이해할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표현이었는지, 아니면 그가 정말 그렇게 믿고 있는지 궁금하다. 중앙일보가 '열린보수' 라니......😞
p70"공분(公憤)이란 것에는 감정뿐 아니라 논리도 들어가 있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명분 없는 감정만 가지고 공분을 느끼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공분의 감정이 사그라들 때가 오는 것이다. 세상에는 그 어젠다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감정이란 것은 사람을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어쩔 수 없이 감정이라는 부분이 걷어내지고 논리만 남아 있을 때, 그때가 사실은 매우 애매한 지점이 되는 것이다. 이 어젠다를 계속 끌고 갈 것인가, 그러기엔 사람들이 너무 지쳐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시청자들이 우리 뉴스를 떠난다면 그 어젠다를 이어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와 효력이 있는 것일까."
p149"진실은 단순해서 아름답고, 단지 필요한 것은 그것을 지킬 용기뿐이 아니던가."
p289"언론은 담장 위를 걷는 존재들일지도 모른다. 진실과 거짓, 공정과 불공정, 견제와 옹호, 품위와 저열 사이의 담장. 한발만 잘못 디디면 자기부정의 길로 갈 수도 있다는 경고는 언제나 유효하다. 다만, 그 담장 위를 무사히 지나갔다 해도 그 걸음걸이가 당당한 것이었는지 아슬아슬한 것이었는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터이니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뉴스를 떠나 있는 지금의 나는 염치없이 평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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