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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나오미와 가나코

by 기시군 2022.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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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물리적인 압력을 이해 못하는 남자들이 꽤 있다. 그들은 자신은 여성에게 폭력을 가하지 않기 때문에 잘 상상하지 못한다. 힘쎈 존재에게 폭행을 당할 수 있다는 위험이 상존해 있는 상황을 말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계속 벌어지고 있다. 특히나 문제는 가장 가까운 사이인 가족,부부 안에서의 폭력이다. 우스개꺼리로 간혹 부인에게 폭행당하는 남자가 소개되기도 하나 대부분의 피해자는 여성이다. 여기 그 맞는 여성을 위한 환타지 복수극 소설이 이 있다. 필력넘치는 오쿠다 히데오의 2015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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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와 가나코는 절친이다. 가나코의 남편은 술만 취하면 가나코를 폭행한다. 이혼을 하려해도 주변에 복수를 할 것 같아 무서워서 하지 못한다. 안타까운 모습을 지켜봐야하는 친구 나오미는 자신의 부친이 어린시절부터 가족폭력을 행사하던터라 그 아픔을 깊게 공감한다. 문제해결을 위해 가나코의 남편을 죽여버릴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어느날 우연히 남편과 똑같이 생긴 중국인을 발견한다. 이 사람에게 남편의 여권을 주어 출국을 시키고 남편은 죽여서 사체를 없애버리면 완전범죄가 성립된다. 두 여자는 상세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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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소심한 가나코와 말빨좋고 강단있는 나오미의 모험담. 기세좋게 시작하던 완전범죄는 아무리 치밀하게 계산해도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예외상황들 때문에 조금 씩 틀어지며 두명의 주인공을 압박해 들어온다. 이들이 어떻게 이 상황들을 해결해가는지 서스펜스와 긴박감을 느끼며 영화를 보듯이 책을 읽게된다. 상황은 다르나 어찌보면 영화 #델마와루이스 을 떠올리게 한다. 악당이 아닌 여자들의 자력구제담.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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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때 무슨 사건때문에 헤비급 유도선수들에게 납치된 적이 있었다. 한손으로 내 머리 전체를 감싸쥐며 쥐며 협박하던 그 선수의 거대함이 정말 공포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권력의 시작이 물리력이라면 남자들은 기본적으로 권력를 손에 쥐고 세상살이를 시작한다. 다행히 역사의 발전은 이 물리력의 우위를 약화시키는 쪽으로 진행된다. 그 폭력에 많은 피해자인 '여성'들에게 '일탈'의 즐거움을 주는 서스펜스 드라마가 이 소설이다. 결말에 대해선 노코멘트 하겠다. 😊

덧,

내 지론은 '사랑의 매'도 존재하지 않는다다. 태어나서 단 한번도 아이나 여성에게 손을 댄적이 없다. 몇개 안되는 작은 실천주제이고 죽을때까지 유지할 생각이다. 반대로 여성에게 맞는 기억은 많다. 😭어려서는 모친에게, 청소년기에는 선생님에게, 준비물이 없다고 강한 따귀를 날리던 음악선생님의 야몰찬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폭력은 기억에 강하게 각인된다. 🥺

p45"나오미는 이혼을 권할 생각이었다. 가정 폭력이 당사자들로만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부모님을 봐서 알고 있었다. 남자가 여자에게 휘두르는 폭력은 광기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며, 당사자들에게만 맡겨놓는다는 것은 방치나 다름없는 일이다."

p170"다쓰로를 제거할 계획에 몰두하고부터는 회사 일이 전부 하찮게 여겨졌다. 고객의 클레임이나 납기 문제, 사내의 알력 등으로 고민하는 것도 바보스럽게 느껴졌다. 자신의 생존이 걸려 있으니 일상의 고민 따위는 별것 아니게 된다는 걸 나오미는 새삼 통감했다."

p178"이것은 제거다. 사람을 죽인다고 생각하지 말 것. 그리고 이젠 공상 게임이 아니다. 액자에 넣어 장식하고 싶은 만큼 완벽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않을 수는 없다. 자신은 이 계획과 사랑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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