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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명랑한 은둔자

by 기시군 2022.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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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에서 I로 시작하는 모든 내향형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E(외향형)는 무슨 환자의 치료수기 보듯 할지 모르겠다. 😊 너무 여성향 책이 아닐까 걱정도 있었지만 몇가지 요소 때문에 지르게 되었다. 역자가 믿고 읽는 #김명남 , 매력적인 제목 '명랑한 은둔자' 라니. 너무 취향저격이다. 😚 마지막으로는 알라딘에서만 판매하는 듯한 리커버 에디션. 파스텔톤 표지와 어우러지는 여성의 뒤돌아선 모습을 그린 유화가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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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이 가장 앞에 있다. 최근에 읽은 가장 진솔한 옮긴이의 말이었다. 김명남번역가도 한때 알콜의존증이였고 작가의 또다른 책 #드링킹 의 도움으로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번역가의 애정이 가득 담긴 글이었다.

본문은 5개의 파트로 나뉜다. 첫번째 파트 '홀로'에서는 '명랑한 은둔자'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두번째 파트 '함께'에서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쌍동이 자매, 소수의 친구, 강아지 등 은둔자가 느끼는 소소한 사교의 기쁨을 이야기 한다. 세번째 '떠나보냄'에서는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는 '애도'을 이야기하며 그 기간을 함께했던 '중독'을 고백한다. 네번째 '바깥'은 세상의 사건들을 바라보는 은둔자의 시각이 그려지며, 마지막 '안'에서는 이 명랑한 은둔자의 내면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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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은 솔직한 글이다. 책 한권을 가득채운 작가의 글은 특별한 기교없이 자신의 이야기들을 펼쳐나가며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고립과 고독을 구별하며 고독에도 나름 즐거움이 있다며  이야기를 하는 근원적 내향형 인간. 멋진점은 결코 어떤 불행도 남의 탓을 하지않으며 운나쁘게 빠져버린 중독의 늪에서 스스로 이겨낼 수 있었던 강한 여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유머감각과 삶에 대한 애정을 잊지 않은 매력적인 여성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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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크를 너무 많이 했다. 특히 '고독'과 '중독' 부분에 공감은 집중되었다. 버글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떠들다가도 찾아오는 '고독'의 느낌을 아는 사람은 안다. '지루함'과 '불안'이 같이 찾아오는 상황은 '알콜'이든 다른 '탈출구'든 무언가 찾지 않으면 안될정도로 사람을 움켜쥔다. 자극을 소화하는 것은 연성화 시킬 순 있어도 익숙해 질순 없다. 은둔자적 성격이라는 것은 따지고 보면 보통사람과 같이 타인의 인정과 애정을 갈망하다 조금 다른길로 만들어지는 사고같은 것 일 수도 있다. 이 책이 빛나는 것은 타고난것이든 관계에서 만들어진 것이든 그 근원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삶을 받아들이고 삶의 태도를 긍정하며 더 나은 삶의 길을 스스로 찾아간다는 것에 있다. 인정 받을 만한 책이다.

덧,

여자들의 비밀을 한가지 알게되었다. 이런증후군은 처음들었다 😘

- 자연발생적 옷장 기능상실 증후 (SWFS, Spontaneous Wardrobe FailureSundrome). - 자신이 갖고 있는 옷들이 갑자기 이유 없이 죄다 부적절하고, 맞지 않고, 흉하고, 하여튼 잘못된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

왜 여자들이 옷장을 보며 '옷은 많은데 입을 옷이 없다'고 외치는 지 알게되었다. 😊

p24"고독은 어려운 일이다. 자신을 돌볼 의욕이 있어야 하고, 자신을 달래고 즐겁게 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사교적인 생활을 가꾸는 것도 역시 어려운 일이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기꺼이 취약해질 줄 알아야 한다."

p94"나는 인생의 대부분을 타인의 애정이란 내가 얻어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어. 사랑받으려면 시험을 통과하고, 지적 후프를 뛰어넘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여겼어. 그러니 그저 존재하기만해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그것도 깊이 사랑받을 수 있다는사실을 너를 통해 알게 된 것이 내게는 놀라운 일이야."

p183"외로움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말 걸 사람이 아무도 없는 파티에 있을 때 느껴지는 단절의 외로움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보고 싶을 때 찾아드는 그리움의 외로움도 있고, 사람과 접촉하지 않은 채 내리 몇 시간이나 며칠을 보내면 생겨나는 고립의 외로움도 있다. 그런데 내가 제일 잘 아는 외로움은 일요일 오전의 그리움이다. 이것은 종종 사전 경고도 그럴 만한 이유도 없이 마음속에서 솟아나는 듯한 외로움이다."

p195"어려운 부분은 ‘살아가는‘ 부분이다. 이것은 내면과 관련된 일이다. 우리가 술로 끊임없이 무디게 하고 가릴 때는 잘 몰랐지만그러지 않으면 금세 나타나는 의문들, 선택들, 감정들과 관련된 일이다. 이것이 진짜 중요한 문제다. 새벽 3시에 잠 못 들고 천장을바라보면서 생각하게 만드는 문제다."

p256"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간직하고 어떤 방식으로 간직하는가 하는 것을 보면 우리는그들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사람들이 외적인 측면과 내적인 측면에서 자기 삶을 어떻게 조직하는가를 보여주는 작은 증거다. 누군가를 더 잘 이해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가 쌓아둔 물건들을 살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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