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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by 기시군 2022. 6. 1.

✔️
📕
팟캐스트에 출연한 작가의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젊은작가에 SF소설가란다. 이야기를 귀엽게(죄송😁)하셔서 인상에 남았다. 지난번 교보 쇼핑때 눈에 띄어 장바구니에 같이 담았고 배송온 책이 표지가 초록색인것이 이뻤다. 소설의 제목으론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긴 제목이 나쁘지 않았는데 책을 펼치고 두번 놀라게 되었다. 첫번째, 작가는 1994년생이다. 젊다고 유명한 #김초엽 작가보다도 젊다. 두번째,  '심너울'이 본명이다. 작가의 부모님 또는 조부모님이 존경스럽다. 멋진 이름을 가진 총각 작가다. 👍🏼

📗
짧고 또는 약간 긴 9편의 단편이 실려있는 단편집이다. 가볍고 명랑한 톤의 소품부터 본격 SF물까지 다루고 있는 소재는 다양하고 소설의 톤도 다이나믹하다. 몇편 특이한 작품 만 훓어보자.

- 저 길고양이들과 함께
대기업에 다니는 중년부장님. 이혼을 한 후, 이제 멋진 솔로 생활을 즐기려 했는데 쉽지않다. 머리숱없는 배불뚝이 아저씨가 어디서 연애생활을 하겠는가. 어느날 국가에서 이러한 솔로남을 위한 간담회가 열리고, 우연히 참가한 부장님은 국가에서 이렇게 불쌍한 남자들을 위한 '성욕 해소'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여 외치는데, 국가는 이에 화답한다. ❤️🌶
-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지금의 20대가 80대가 된 미래가 배경이다. 아직까지 세계최고의 회사인 애플은 에어팟 실버라는 상품으로 노인들을 위한 보청기 겸 이어폰을 판매하는 세상. 젊은이들에게 '인스타그램'을 이야기하면 무슨 '독립신문' 이름을 들었다는 듯한 반응이다. 주인공 노인네는 에어팟실버를 귀에 끼고 홍대로 놀러를 나가게 되는데....🎧
- 한 터럭만이라도
배양육(세포를 증식해 고기를 만드는 기술)이 일반화된 세상이다. 배양육 기업은 소와 돼지에게서 세포를 채집하여 고기를 만들어 왔는데, 그들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고기를 만드는것은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다. 허락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동물은 인간 뿐이었다. 사람들은 인간의 세포를 이용해 만드는 고기를 먹기 시작한다. 이게 소설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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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와 아이디어가 넘치는 작가로 보인다. 학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프로그래머로 일을 하다가 2018년 데뷔를 한다. 이 후 3권의 단편집과 1권의 장편을 펴냈다. 스타일 상 어떤이는 너무 깊이가 없고 가볍다 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엄청난 문장력을 가진 작가는 아니다. 하지만 감각과 스피드가 좋다. 현 세태를 인식하고 작품에 녹여내는 감각은 정말 신선하다. 특히나 오버인듯 아닌듯한 유머감각이 작품마다 또아리를 틀고 있어 읽은 재미를 더해 준다. 가끔 오버해도 밉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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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화이트 칼라 #김동식 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뻔뻔하게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자유인 작가. 작가에 대한 내 느낌이다. 물론 단편집의 마지막 2편은 본격SF물이다. 진지한 스타일의 작품도 품질이 좋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가. 기분좋은 독서였다.

덧,
앞의 배양육 소재의 소설에서 한 부분이 인상에 깊게 남는다. 🍗인육을 브랜드화 시켜 판매를 하는 환경에서 자신의 세포배양을 허락한 셀럽의 정보를 같이 공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재석의 세포를 배양한 고기상품 '유재석 등심육' 스페셜 세일 어쩌구... 🥩🍖 끔찍 궁금하다. 😢 더 그로테스크한것은 다른 SF소재보다 가장 현실 실행가능성이 높은 영역이 이 식용세포배양이라는 것이다. 미래로 가는 길은 그리 즐겁지만도 않다. 😇

p80"남자한테 그런 근본적인 외로움이 있다는 거 말입니다. 돌봄 문제도 문제지만 정부에서 그런 거에 대한 지원을 좀 해야 하지 않나, 남자가 여자들을 떳떳하게 만날 수 있는 그런 행사라든지, 아니면 그런 욕망을 해결할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생각해야 하지 않나 해요.”다른 모든 남자들이 “맞아, 맞아.”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p145"애플에서 내놓은 최신 무선 이어폰을 하나 장만하기로 했다.…가격이 어마어마했지만, 옛날에 쓰던 보청기에 이어폰 기능까지 더했다 하면 거저나 마찬가지였다."

p223"......“이거 사람고기네요.” “입맛이 정확하시네요. 네, 사람 등심입니다. 저희는 아무래도 인간 유래 배양육 제품이라고 부르는 편을 선호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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