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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아무튼 하루키

by 기시군 2022.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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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시리즈 의 두번째 책이다. 지난번 피드에 올렸던 #아무튼술 은 이 시리즈인줄 모르고 온라인으로 구입했던 터라, 실물로 본 '아무튼시리즈'는 이책이 첫책이다. 사무실 근처 독립서점에 놀러갔을때 뭐라도 사고싶어서 이쁜 이책을 골았었다. 더구나 하루키라니. 내 청춘을 같이 보냈던 하루키라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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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이지수님의 하루키에 의한, 하루키를 위한, 하루키의 책이다. 12편의 수필과 말미에 대담기록이 한편 붙어 있는 작고 아담하고 이쁜 책. 각 편마다 하루키의 작품명이 달려있다. '바람의노래를 들어라'로 시작하는 이야기. 작가의 10대, PC통신을 통해 접하게 된 하루키, 이어서 일문학을 선택하고 일본유학을 떠나가게 되는 과정, 일본에서 이루어진 연예,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각 편마다 하루키에 작품향기를 품은 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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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하루키 작품을 번역해 본 적이 없다는 작가에세 '아무튼 하루키'를 쓰게했단다. 그런데 이정도로 잘 빠진 책이 나온것은 기획의 승리이자 작가 진심의 승리가 아닐까싶다. 작가가 하루키에 너무 진심인것이 책 가득 느껴진다. 하루키의 삶의 태도가 작가 자신의 삶에 녹아져 있다는 것을 정말 잘 보여주고 있다. 연애부터 친구이야기까지, 베프를 만나는 과정 등 특히 여성이라면 더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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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소설의 남자주인공들의 주요 나이때인 30대중반이 되었을 무렵, 난 하루키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이번 생에서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평생을 밥벌이가 가능한 글을 규칙적으로 쓰며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은 나만의 불행도 아니었다. 서글펐지만 포기는 빨랐다. 파스타는 좋아했지만 요리는 포기했다. 야구구경은 좋아했지만 와인에는 취미를 들이지 못했다. 글로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책은 읽고 즐겼다. 내 몸에 밈으로 새겨져 있는 하루키의 유전자는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는 아직도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도 난 산책을 좋아한다. 단, 하루키처럼 수영을 규칙적으로 하고 있진 않다 😊

덧,
이지수 작가의 최애 작품은 #바람의노래를들어라 다. 나 역시 하루키 소설중엔 #노르웨이의숲 과 데뷰작인 이 작품을 가장 좋아한다.  '완벽한 문장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아. 완벽한 절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이라는 책 중 문장을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허세가득, 치기어린 문장이라 핀잔줄 수 있다해도 난 아직도 이 문장을 사랑한다. 😘

p16"모든 건 스쳐 지나간다. 누구도 그걸 붙잡을수는 없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p24"생각해보면 나를 그 타향의 침대 위로 데려간 것도 하루키의 문장이었다. 그 문장들과 함께 나는 내가 원래 속했던 곳에서 나날이 멀어져갔다. 나날이 낯설어졌다. 나날이 가벼워져갔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 어느 시절의 내가 간절히 바라던 바였다.

p150"난 연애든 섹스든 죽음을 대하는 태도든, 하루키의 소설에 등장하는 상황이나 사물을 직접 경험하기 전인 미숙한 나이에 읽음으로써 그것들을 대하는 주인공의 자세나 시각을 자기 세계관의 일부로 받아들였던 게 하루키 팬들한테는 굉장히 의미 있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 그게 자신의 세계를 확립하는 툴이 된 거니까. 하지만 연애도 웬만큼 해보고 맛있는 음식도 어느 정도 먹어본 지금 다시 읽어보니 어릴 때 받았던 느낌만큼 신선하고 반짝이지는 않더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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