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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작가의 따끈따근한 신작이다. 2권의 책( #저주토끼 #그녀를만나다 )을 읽은 이후 팬하기로 마음먹은 상태라 출간소식에 예약구매를 걸어놓았다. ☺️ 도착한 책의 표지가 강렬하다. '자신은 약한 독자는 기르지 않은다'고 공헌한 터라 살짝 긴장하며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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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하지만 앞의 3편은 연작이라 실제로는 1편의 중편과 4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봐야할 듯 싶다. 언제나처럼 몇편의 개요만 본다.
*높은 탑에 공주와 외 2편
높은성탑에 공주가 갖혀있다. 거대한 용이 감시하는 가운데 기사는 힘들에 공주의 침소에 들어간다. 키스와 함께 깨어나는 공주. 반갑게 기사를 껴앉는게 아니라 칼을 들고꺼지란다. 안간다니까 '죽을래?'라고 협박한다. 칼잘쓰는 공주와 뭔가 덜떨어진 기사는 큰사건 이후 다시 만난 상황이다. 이 후 이 둘 뿐 아니라, 섹시한 마녀 왕비와 멍청하지만 섹스는 할줄아는 14살 왕자와 함께, 익숙하지만 낯선 옛날 왕자 공주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자들의 왕
여자들의 왕은 자신의 아들과 그녀를 결혼시키려한다. 그려면서 동시에 그녀는 여자들의 왕의 손에 죽을것이 예정되어 있다. 그녀는 왕자도 믿을 수 없다. 그 때 여자들의 왕의 딸은 그녀에게 접근한다. 섹시한 팜프파탈, 그녀도 위험해 보인다.
*어두운 입맞춤
신고가 들어왔다. 남자의 시체 옆엔 부인이 서있다. 경찰서에 온 그녀는 자신이 남자 죽였다고 순순히 자백한다. 문제는 부검결과다. 시체엔 피한방울도 남아있지 않았고 두개골은 엄청난 힘에 뽀개져있었다. 여자의 힘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러던 중 그날 실종된 이집의 운전수가 용의선상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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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3 정도 읽을때까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분명 홍보기사 등을 통해 듣기로는 아주 쎈 페미니즘소설들이 될 것이라했다. 그래서 래디컬 페미소설의 진수를 보여주겠군하며 위험한 기대(?)를 잔득하고 본 책이었다. 그런데 왠걸 왕자와 공주라니, 기사와 칼싸움이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했다. 물론 기대와는 상관없이, 이야기에 빠져서 즐겁게 소설을 즐기긴 했다. '여자들의 왕'에서 보여주는 스타일리쉬한 액션과 포스는 멋졌고 '어두운 입맞춤'에서의 축축하고 나른하며 적나라한 분위기는 정보라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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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말미의 작가의 말을 읽고 이해했다. 작가는 이 책을 들고, '싸우자. 남자들이여'라고 시비를 걸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다. 남성중심의 등장인물들의 틀에 박힌 클리쉐를 무시하고 새롭게 남성과 여성의 자리를 교체시켜 신선한 읽은 재미를 주고자 한 것이었다. 기사를 기다리는 공주가 아니라, 기사한테 '꺼져'라 이야기할 수 있는 공주. 왕위승계투쟁에서 왕자의 난이 아닌 '관능적인 권력투쟁'을 벌이는 여성들의 분투. 특히 연애소설에서 삼각관계의 대상화의 역할을 하던 여성을 주체로 세워, 여자가 관계를 조율하는 모습 등 위치의 비틀어짐에서 오는 읽는 쾌감을 기대했던 것이다. 나 역시 직전에 읽었던 '그녀를 만나다' 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소재가 설화, 전설 등이라 그쪽 취향이 있으신 분들은 더 즐길만 할 것 같다. 😁
덧,
장마라 책 사진을 찍을 때, 빛이 없다. 서운하다. 이쁘질 않다. 답없는 이야기지만 일단 투덜거려 본다. 🥲
p39" ....그리고 공주가 울었기 때문에 아무리 설명을 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
p186" 그의 어머니의 얼굴에는 그런조롱이나 경멸은 없었다. 그런 조롱이나 경멸의 표정은 태어나면서부터 많은 것을 누리는 자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배우는 것이었다. 남자들의 세상 속을 살아가는 여자들에게 그런 표정은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p213" 세대의 교체는 세대의 상실을 의미한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잊혀버린 이야기들은, ... 잊혔다는 사실조차도 잊히고 만다."
p229" 인간은 타인의 죽음을 공유할 수도 공감할 수도 없다. 육신의 얼굴은 타인의 손으로 근육을 주물러 표정을 바꿀수 있지만 그 안의 존재가 무엇을 느끼는지는 확인 할 수도 바꿀 수도 없다."
p237" 그러나 이야기가 살아남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모두 그러하듯이 시간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그러므로 이 모든 것은 공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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