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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불멸의 열쇠

by 기시군 2022.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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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달전 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다가 그리스신화와 종교 쪽을 더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읽기를 멈췄다. 알아야 더 재미있겠다 싶었다. 나름 두터운 #그리스로마신화 와  #축의시대 로 얕지만 최소한의 기본기를 깔았다.(혼자 뿌듯 중 😁)

저자는 서구 고전언어들을 전공한 월스트리트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다. 그는 12년전 우연히 기사하나를 보게된다. 버섯에서 추출한 환각성분(실로시빈)의 임상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의 인터뷰, 그들 모두는 자신들이 경험했던 삶에서 가장 뜻깊었던 순간을 실로시빈의 투약이라 말하고 있다. '시공간을 초월하여 만물의 단일성과 신성함에 대한 직관적 감각'이 살아남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순간 저자는 대학시절 몰두했던 고대 그리스 종교의 제의 장면, 약물과 종교의 연관성에 관련된 의문을 떠올렸고, 이후 12년동안 아테네,독일,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를 직접 돌아다니며 유적을 확인하고 성서와 고대 그리스어 기록들을 해석하고 바티칸 비밀문서까지 방문하여 사라져있던 역사에서의 약물과 종교의 빈사슬을 나름의 방식으로 채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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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은 방대하다. 많이 생략하고 최대한 간략히 요약한다.

하나, 인류는 빵을 만들기 전에 맥주를 먼저 만들었다. 곡물을 갈아야하는 빵의 절차보다 물에 곡물을 담궈만 두어도 열량과 '취함'을 얻을 수 있는 맥주가 먼저였다.

둘, 맥각이라는 균류가 있다. 보리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많은 양을 섭취하면 죽는다. 소량을 흡입했을 때는 환각작용이 발생한다.

셋,  고대 그리스 시대엔 '신비제'가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엘레우시스 신비제'다. 그리스 엘리트들이 '거룩한 맥주'를 마시며 천상의 환영을 목격했다. 엘레우시우스 신비제가 열리는 그곳의 보리는 맥각에 오염될 확율이 더 높은 지역이었다.

넷, 그리스 후기엔 일반인들에게 신비제가 확산된다. '디오니소스 축제'가 그것이다. 여기서는 포도주를 마신다. 여사제는 효과적인 신비제를 위해 포도주에 환각효과가 있는 버섯,식물 등 무언가를 섞는다.

다섯, 예수가 떠나고 300년이 지날동안, 그리스도교는 불법이었으나 교세는 빠르게 확장된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저자는 '디오니소스 적인 예배'를 들고 있다.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각종 식물성분이 함유된 포도주를 섭취하고 치르는 예식에서 많은 이들은 '지복직관(하느님을 직접 보고 하느님의 행복에 동참하는 것)'을 경험한다. 4세기 동안 3천만명 이상이 신도가 생긴다.

여섯, 그리스에서도 여사제는 약물의 제조 및 행사의 주체 역알을 했다. 초기 그리스도교에서도 여성은 ‘신비제 스타일'의 미사,예배의 주체로 필요한 '포도주' 제조에 관여한다.

일곱, 중세 교황청은 '환각성 행사'를 진행하는 여성. 식물학에 대한 지식이 있어 약물을 제조할 수 있고 구전으로 여린여자들에게 관련 지식을 나눠줄 수 있는 여성을 '마녀'로 지칭하고 공식적으로 4만5천명을 화형에 처한다.

여덟, 결국 '불멸'을 경험해주게 해주는 '약물'의 존재와 흔적은 그리스도교 기득권층에 의해 거의 역사에서 제거되었다. 그래도 남아있는 기록들이 있다. 삭제되지 않았던 '이단관련재판기록' 또는 폼페이 등 오래된 유적 몇 곳의 그릇 등에 남아있는 환각성분, 벽화 등

마지막 아홉번째, 1930년대 한 과학자가 보리의 '맥각'에서 LSD를 추출하는 것에 성공했다. LSD는 필로폰과 같은 화학물이 아니며 높은 환각작용을 가지고 있으나 물리적인 중독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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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한 주장이라 할 수도 있다. 저자도 그걸 염려했는지 책안에는 엄청난 분량의 참고문헌과 자료가 쌓여있다.

종교는 현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바탕으로 한다. 종교로 안정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내가 죽어도 안심할 수 있는 세상을 '믿기'때문이다. 지금의 종교은 '신자'에게 미래를 설득하지만 과거의 종교는 '신자'들에게 '미래'를 보여주었던 것 같다. 불멸의 삶을 믿게하기에 '수련'이든 '약물'이든 '죽음'이후를 보여준다면 믿지 않을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당신이 죽기전에 죽는다면(경험해 본다면) 당신은 죽어도 죽지 않을 것이다.' 라는 책의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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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비판이 가능하겠다만 그 화살은 저자에게 향하길 바란다. 😁 난 정리만 했다. 물론 나는 유물론자로 죽음 이후의 세계를 믿지않는다. 무(無)의 세계로 돌아감이 어찌보면 편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있으니 종교생활을 하기엔 그른 인생이다. ☺️

별첨1
중세 맥주는 '몹시 취하게 하는 제조법'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 과학적으로 발효주는 15도 이상 올릴 수 없다. 증류기술이 도입되는건 한참 뒤다. 그런데 그 쯤 독일에서는 '맥주순수령'이라는 맥주는 보리와 물만 넣어야 한다는 이상한 법이 만들어진다. 이상한 법이라 생각했다.

별첨2
어떤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기억난다. 알려진 것 처럼, 요가, 명상 등 정신집중과 오랜 트레이닝을 통해 우리는 '나의 자아가 세상과 일치되는 듯한 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 이 상태의 뇌활동을 MRI로 촬영한 것과 특정약물을 섭취하고 환각작용에 들어간 상태의 MRI사진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

p33 " .... 완벽한 실로시빈 여행의 기본 특징을 서술했다. 즉 시공간의 초월, 만물의 단일성과 신성함에 대한 직관적 감각, 정상적으로는 이용할 수 없는 지식에의 접근이었다. "

p364 " 디오니소스는 '포도주의 고통없는 즐거움을 부유한 사람괴 비천한 사람 모두에게 똑같이 제공했던' 것이다. "

p371 " 그리스도교가 출현한 세계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그리스도교의 뿌리를 이해하기도 불가능하다. 시작되고 초기 300년가량 그리스도교는 불법 숭배였다. .... 가난한 민중, 특히 여성에게 호소함으로써 예수는 디오니소스 신비제가 떠난 자리를 간단히 얻었다. "

p443 " 미사는 본질상 '참된 음식'과 '참된 음료'의 마법을 통해 산 자와 죽은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강령회이다. "

p549 " 그들이 예수에게 이끌린 요인은 사제들이 아니었다. 교부들도 아니었다. 성서나 대성당도 확실히 아니었는데.... 그들은 오히려 교의와 교리와 다른 어떤 제도에서도 자유로운 상태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경험에 이끌렸다"

p641 " 하지만 메스칼린, LSD, 시로시빈을 직접 경험한 이후 와츠는 여러 세대에 걸쳐 신비주의문헌에 기록된 '우주적 의식의 상태와 편안한 환경에서 이런 화학약품을 통해 유도된 경험의 본질적 차이를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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