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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도에 초간이 나왔고, 2012년도 재간되었으니 늦게 만났다. 믿고 팔로잉하는 인친님의 한 피드에서 우연히 시인의 짧은 한구절 문장에 꽂혀, 찾아 읽게 되었다.
처음 발견한 문장이다.
'나는 전생에 사람이 아니라 음악이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음악은 그때 나를 작곡한 남자다(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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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대한 비평은 사족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작가의 스펙도 이력도 외모도 관심없다. 온전히 한권의 시집으로 시와 대화하고 싶다는 느낌 뿐이다. 내가 정한 임의의 시간으로 그를 골라내어 보았다.
어제,
' 나는 슬픔에 부상당했고 가난에 고문받았고 종교에 암살당했고 밤마다 임 병장의 자지를 만져주며 살아남았고 대신 매일 시로 자살했고 시로 미(美)를 매혹시켰다(p161)'
오늘,
'불가피하게 오늘은 내가 너를 사랑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니 오늘은 내가 너를 사랑한다 내 눈이 너로 인해 번식하고 있으니 불가피하게 오늘은 너를 사랑한다 오늘은 불가피하게 너를 사랑해서 내 뒤편엔 무시무시한 침묵이 놓일 너를 사랑해서 오늘은 불가피하다(P96)'
그리고 내일,
'굴욕을 연민하는 시인은 제 자신의 삶이 한 권의 시집이어야 하고 그 시집은 자아의 병동이어야 한다 그것이 나의 버전이다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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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이였겠다. 시인은 '위독함을 12월의 창문으로부터 느낀다'. 입김나도록 추운 겨울 어느날, 창틀사이 새는 얼음바람에 내가 상상할 뻔할 대상을 틀어 그는 '낭만'을 느낀다. '낭만은 그런 것이다'라며 '이번 생은 내내 불편할 것' 이라 한다. 시인이 되지 못할 주제인 나에게 와 닿는 말이다. 창틀아래 하얀입김을 내 뱉던 어린날, 지금의 불편을 상상했을지 모르겠다.
어느 여름이였겠다. 살아낸다는 건, 뜨거운 햇살아래에서 거리에서 사람들 사이를 스치며 맞는 비릿함이 아닐가 생각한 적이 있었다. 도망가고 피할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다. '그늘'을 찾는 내게 시인은 '그늘이 비리다'며 중얼거린다. 그렇다. 그늘마저 비릿한 것이 당신의 삶이고 난 긍정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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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남성시인의 숫자가 적다. #장정일 #이성복 #황지우 #심보선 에 이어 '김경주'시인을 리스트에 올린다. 사랑에 대한 신선한 문장을 통해 알게되었지만, 사랑만큼이나 다양하고 많은 삶의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파괴적인 시어들로 고유한 세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선배시인들의 DNA가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늦게 만났기에 아직 읽을 시집들이 많이 남았다.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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