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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by 기시군 2022.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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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일요일이다. 쉬자. 읽던 벽돌책을 집어던지고 쉴만한 책을 찾았다. 인친님들 피드에서 간혹 만났던 독서광들을 위한 웹튠, '익명의 독서중독자들'을 집어들었다. 책이 묵직하다. 제목과 표지는 심각한 척하지만 시작되는 내용은 B급 정서 가득이다. 책에 대해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와 인용구들이 병맛스러움에 가벼움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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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스토리가 있기에 내용 정리는 조금 하자. 미국에서 흔하게 있는 '알콜중독자들의 모임'처럼, 우리나라 어느곳에 '독서중독자들의 모임'이 있다. 정기적으로 모여서 자신의 '책 중독' 증상을 이야기하고 고민을 나누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책에 대한 잘난척과 지적 대결이 이들의 주 활동이다. 물론 심각하진 않다. 온통 패러디와 개그코드가 범벅이 되어 있고 벌어지는 사건이라 해도 엉뚱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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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거운 전개 속에서도 책을 향한 등장인물들의 태도를 지켜보면 '책을 좋아하는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이 떠올라 슬며시 웃게된다. 책장이 벽을 대신하는 집 분위기, 남의 집에 방문했을 때 가장먼저 그집의 책들을 훓어보는 습관, 다른 때는 겸손하다가도 아는 책 이야기가 나오면 부득불 아는척을 해야 속이 풀리는 이상한 버릇, 베스트셀러를 조금 내리깔고 보는 잘난척, 한권씩 읽어도 될 것을 꼭 여러권을 동시에 읽어야 하는 고집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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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특정 다수에게 추천할 책은 아니다. 딱 두종류의 독자에게만 유의미한 책이다. 첫번째 병맛개그코드를 좋아하는 독자, 두번째 독서중독자들 😁 난 후자인것 같다. 읽다가 두어번은 뿜었고 대부분은 황당한 명랑함을 구경한 기분이다. 그래도 계속 인용되는 책에 대한 '소개'와 '인용'은 편안하고 재미있게 즐겼다. 기대가 낮으면 만족도는 높은 법이다.

p66 " 세상에는 많은 책이 있지만 독서 중독자라 해도 평생 읽을 수있는 책은 소수일 뿐이다. 결국 살면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게 되는 일이 많은데, 독서 중독자들은 남아도는 독서력으로그럭저럭, 아니 심도 있는 수준까지 대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유독 할 말 없는 책들이 있으니,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찿아서'가 그중 하나다. 
"

p77 " 뭐, 독서를 ‘소설 읽기‘ 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긴 하지. "

p109 " 근처에 도서관이 없으면요? 이사를 가. 인간이 살 곳이 아니야! 
"

p299 " 우리는 구경꾼에게 더 잘 숨기기 위해 자신의 의식적인 마음이 모르게 현실을 숨긴다. 그 정보의 사본을 자아에 저장할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남이 그것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로버트 트리버스,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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