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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소설만세

by 기시군 2022.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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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준작가와 나의 두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 기계식키보드 매니아인데다가 #이장욱작가 를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두가지 빼곤 공통점이 없다. 한없이 순수하고 선한 작가의 정신세계와 소설에 대한 집념과 용기는 부럽지만 내게는 없는 아이템이다. 믿는 인친님 추천으로 읽게 되었고 읽는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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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을 반추하여 타인의 삶까지 관심과 정성을 폭을 넓히는 스타일의 작가. 내가 생각하는 정용준작가다. 작가에게 소설은 단순한 몇마디 말로 정의되어 버리기 어려운 '사람의 삶'을 깊게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툴이다. 책은 4개 파트로 나뉜다. 이야기의 시작은 '소설' 그 자체에 대한 작가의 해석이였다. 차분한 말빨(?)에 빠져있다보면 어느새 이야기는 소설을 '쓰고 있는' 정용준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문청(문학청년)의 꿈을 꾸며 달려가는 청춘이 안쓰러우면서도 멋졌다. 후반부는 정작가의 여러 선생님들 이야기가 부록처럼 따라온다. 이 파트에서 이장욱작가가 정작가의 선생님이였다는 걸 알게되었다. 존경과 애정이 느껴지는 이야기와 에피소드가 너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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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두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첫번째, 소설가를 지망하는 지망생들에게 아주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본인은 책에서 소설쓰기를 가르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쌓여있는 문학학습의 기록들 자체가 지망생들에겐 하나의 좋은 레퍼런스로 작용하리라고 본다. 두번째,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나름의 지침서를 준다. 좋은 소설가는 좋은 소설을 어떻게 써가는가를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어 앞으로의 소설 감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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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인 이유와 상관없이도 이 책은 좋다. 선한작가의 착한수다는 즐겁고 의미있다. 작가의 한 챕터에서 읽게된 '이별'과 '작별'의 차이가 기억에 남는다. 작별은 이별과는 다르게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연애의 끝이 언제나 '이별'인 것은 이유가 있었다.  😂 아무튼 이책은 소설을 좋아하는 모든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따스한 정용작 작가의 속내를 즐겨보길 권한다.

p24 " 들으려 하는 자 앞에서 자신에 대해 말하는 자는 이야기의 단 하나뿐인 주인공이 된다. 과거의 사연이 현재의 상황을 달리 보이게 하고 마음의 언어는 지금 이곳의 분위기를 바꾼다. "

p38 " 사유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게 하고 뒤섞인 것에 질서를 부여하는 좋은 도구지만 때로는 나눌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는(설명되어서도 안 되는) 것까지 논리적인 언어로 바꿔야만 할 것 같은 압박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것이 느낌과 감각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더 그렇다. "

p69 " 개인적인 고통은 다 장애다. 개인적 일들은 다 비극이다. 나는 이런 단순하고 분명한 정의를 갖고 있다. 고통에는 크고 작음이 없고 높고 낮음도 없다. 그것은 한 개인에게 절대적이다. "

p79 " 글을 쓰다가도 잘 안써지면 괜히 키보드를 바꿔 본다. 누르는 감촉과 소리가 바뀌면 글을 쓰는 내 감각도 새롭게 바귈 것이라고 괜히 믿어보는 것이다. "

p85 " 내 감각을 내게 전시했다. 내 감정과 호흡, 사랑하고 증오하는 것을 나에게 보여 주고 말해 줬다. "

p93 " 이별은 서로 갈리어 떨어지는 것을 뜻하고 작별은 인사를 나누고 헤어짐을 뜻한다. ... 헤어지는 연인들에게 이별은 어울리지만 작별은 어울리지 않는다. "

p114 " 시도 쓰고 소설도 쓰고 비평도 쓰는 작가는 있지만 시도 잘 쓰고 소설도 잘쓰고 비평도 잘 쓰는 작가는 이장욱밖에 없을 거야. 부럽다. 대단하다. 이건 뭐 문학완전체 아닌가. "

p137 " 쓰이는 대로 쓰고 싶지 않다. 다 쓰고 난 뒤, 분명히 내가 썼지만 내 의도와 내 마음과 달라진 소설을 읽고 이렇게 완성됐으니 이게 내 의도고 이게 내 마음이겠지, 합리화하고 싶지 않다. 나는 사는 대로 살고 싶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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