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Life

맹자

by 기시군 2022. 10. 23.

✔️
📕
한해 10번이 넘던 제사를 모두 없앤지 일년이다.  꽤 오랜시절 기형적으로 한국화 되어버린 유교문화에 묶여 살았었다. 제삿날, 그 전날, 부엌엔 여자들의 노동력이 갈아 넣어지고, 마루엔 노인네들의 간식상과 담소가 이어지는 분위기를 너무 오래 보아 왔었다. 물론 향내를 맡으며 듣는 축소리의 경건한 분위기는 장손으로써 뭔가 중요한 일을 하는듯한 분위기를 주기에 나에겐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형식만 남은 행사에 다른구성원들의 희생이 배경이 된다면 없애는 것이 옳다고 믿었다.

유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것이 제사라 서두를 이렇게 풀었다. 2500년전 사상이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대단한 사고체계인것은 맞다. 힘은 약해져가고 있지만 우리 동양인 정서에는 아직도 많은 영향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유교일 것이다. 이 책은 유가사상 중에서도 메이져자리에 있는 '맹자'의 핵심저서다. 물론 이번 '알릴레오북스' 선정도서라 시작할 수 있었다. 원전과 해석을 담은 완역본이라 쉽지 않겠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읽을 만 했다.

📗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는 공자가 살았던 '춘추시대'보다 더 혼파망의 시대였다. 탐욕와 이익에 미쳐 날뛰던 왕들에게 사람다움의 가치를 찾는 '인의예지신'은 말그대로 '공자왈,맹자왈'로 들렸을 것이다. 권력층에게 환영받지 못한건 맹자도 공자와 마찬가지였다. 인간은 원래 '선'하니 그렇게 강하게 다스리지 않아도 질서가 지켜질 것이라 말하며, 심지어 능력없는 왕은 죽어도 된다고 하니, 어떤 왕이 맹자를 반겼겠는가. 왕들에겐 법가나, 성악설의 순자가 입맞에 딱 맞았다. 사실 살아생전 맹자는 주류가 아닌 비주류의 사상가였다.

📘
그렇다고 맹자가 진보적 사상가는 아니였다. 언제나 약자에 편에 섰던 '묵자'에게 제사를 간소히 지낸다고 비판을 하고, 성선설 관련 주장도 '고자'의 '성무선악설(인간본성은 선악구별이 없음을 주상하는설)'의 논리에 비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못생긴 사람도 잘 씻고 차례입으면 제사를 지내도 된다했다. (잉? 😅)맹자의 철학은 보수적인 유교교리에 근간을 두고있다. 국가의 구성원 모두는 혼란없이 자기의 의무를 잘 수행해야한다 강조를 한다.  다만 가치판단의 기준을 국가의 가장 밑바닥이라 할 수 있는 '백성의 평안'에 두었다는 점에서 기존의 보수주의자들과 차별점을 두게 된다. '천명'을 긍정하기도 하지만, '천명'의 시행 역시 백성들의 만족도에 따른다 한다. 기존까지 하늘이 내려준 '왕'의 계급적 지위를 믿는 기존 유가사상과는 배치되는 점이였고, 이것을 근거로 고려말 정도전은 역성혁명의 사상적 기초를 만들 수 있었다. 어찌보면 맹자는 (비판적) 지식인을 위한 사상가였다고 할 수 있겠다.

📙
중국원전을 읽기는 처음이다. 대부분 교양철학사나 역사책의 일부분으로 맹자를 접했었다. 그래도 주워들었던 춘추전국시대에 대한 배경지식이 조금 남아있어 도움이 많이 되었다. 맹자의 인용이 대부분 은나라, 주나라 등 중국고대 이야기가 많이 나와 그 쪽 내용을 같이 살펴보면 독서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은 못봐도, 이번 2편의 '알릴레오북스' 방송은 많이들 시청하셨으면 좋겠다. 언제나 처럼 유작가의 지적수다가 즐겁다. ☺️👍🏼

p40 " 어떤 이는 100걸음을 달아난 뒤에 멈추었고, 어떤 이는 50걸음을 달아난 뒤에 멈추었는데, 50걸음을 달아난 자가 100걸음을 달아난 자를 비웃으면 어ㄸ허겠습니까? "

p83 " 인을 해한자를 '적'이라고 하고, 의로움을 해한자를 '잔'이라고 하며, 잔적한 사람을 '한 사내'라고 하니, 한 사내인 주를 주살했다는 말은 들었지, 군주를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

p122 " 측은해하는 마음은 인의 단서요.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은 의로움의 단서요. 사양하는 마음은 예의 단서요. 옳고 그름을 따지는 마음은 지혜의 단서다. 사람이 이 네가지 단서를 가지고 있음은 사지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

p276 " 군자가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은 (자신의)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것 때문이다. 군자는 인을 마음에 간직하고 예를 마음에 간직한다. 인한 자는 남을 사랑하고, 예가 있느 ㄴ자는 남을 공경한다. 남을 사랑하는 자는 남이 늘 그를 사랑하고, 남을 공경하는 자는 남이 늘 그를 공경한다. "

p328 " (벗을 사귐에 있어) 나이 많은 것을 뽐내지 않고 귀한 것을 뽐내지 않으며  형제(의 부귀)를 뽐내지 않고 벗과 사귀는 것이다. 벗과 사귀는 것은 벗의 덕을 벗하는 것이니 뽐내지 않아야 한다. "

p460 " 백성이 귀하고, 사직은 그다음이며, 군주는 가벼운 것이다. 이 때문에; 천한 백성에게 (마음을) 얻는 자가 천자가 되고, 천자에게 (마음을) 얻는 자가 제후가 되고, 제후에게 마음을 얻는 자가 대부가 된다. 제후가 사직을 위태롭게 하면(제후를)바꾸어 놓는다. "

#맹자 #왕도정치 #김원중 #휴머니스트 #유시민 #알릴레오북스 #중국고전 #유가 #유교 #중국철학 #Koreanculture #독후감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독서 #추천도서 #bookstagram #book #책추천 #책소개 #서평 #독서기록

'Cul-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소한의 이웃  (0) 2022.10.29
거울의 방에서  (0) 2022.10.26
보르헤스의 말  (0) 2022.10.20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0) 2022.10.18
2032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0) 2022.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