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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거울의 방에서

by 기시군 2022.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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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외모에 집착할까?' 너무 뻔한 질문에 뻔한 답일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평이 좋은 것은 숨겨진 이유가 있진 않을까싶었다.  스웨덴의 이 낯선 작가는 다양한 사상가의 이론을 쉽게 풀고, 피부에 와 닿는 구체적인 예시로 우리의 외모지향적 사고의 이유와 전개방향을 집어내고 있다. 그래픽노블 답게 쉽고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한 그림과 글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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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가 별 의미가 없다. 심지어 책에 페이지도 적혀있지 않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욕망과 섹스, 아름다움과 선택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카다시안 과 #CardiB 호출되고 백설공주 모녀와 오스트리아 왕비 시시를 불러낸다. 그림이야기 속에 담긴 키워드와 문장을 건져보았다.

* 타자와 욕망
(르네) 지라르는 이렇게 말한다. 배고픔 같은 육체적 욕망을 제외하면,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욕망하는 것을 욕망한다....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타자입니다. 아무나일 수 있고, 내가 가질 수 없는 완벽함을 갖고 있으며, 어디에나 있지만 아무데도 없고, 언제나 나를 앞지르는 이 말이지요. '타자'는 넘을 수 없는 장애입니다.

*셀럽의 욕망
이 여성(셀럽)의 목표는 모든 남성이 자신과 섹스하기를 원하게 만든다거나 최대한 많은 수의 남자들과 섹스하려는 게 아니다. 그저 자기가 하는 스포츠에서 같은 종목에 있는 다른 여성들에 견주어 최고가 되는 것이다. 즉 이 다른 여성들이 경기의 주요한 관중이자 같은 경기를 하는 선수인 것이다.

*은유적 죽음
(바우만은 말한다) 우리는 영구적인 불확실성 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우리의 안전장치- 그 사람이 가진 매력의 정도가 되며, 만일 성적 매력을 많이 가지고 있다면 버림받음이라는 은유적 죽음으로부터 더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고, 다른 사람을 만나 새로운 삶을 함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아름다움의 덧없음
(철학자 시몬 베유는 말한다.) 오히려, 무지개는 사라지기 때문에 아름답다거나 꽃은 시들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것과 같은 식으로 아름다움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아름다움의 덧없음이 아닐가. 죽음은 삶이 있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것과 같은 식으로 아름다움의 덧없음은 아름다움을 경험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전략적인 솔직함
(리차드 시모어는 말한다) ' '솔직하다'고 하는 사진조차, 어떤 것은 보여주고 다른 것들은 은폐하는 사진인 것이다..... 팔로어나 후원자를 잃지 않기 위해 좀 더 수용 가능한 인간적인 결점을 드러내는 쪽을 선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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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손택 에 의하면 '셀카'가 등장하기 전까지 사진이라 함은 대부분 카메라를 든 남자의 여성의 대상화, 전유의 결과물이였다 한다. 하지만 현대 SNS시대 셀카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기 위해,  자신 스스로를 욕망하는 형태로 변이되었다고 할 수 있단다. 조금 좋아진건가? 맥락적으로 더 나빠진 후기자본주의사회의 '미'관련 담론에서 유일하게 찾은 '더 좋아진 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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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 '아름다움'은 다른 인간적인 요소들보다 더 크게 인식되어진다. 책은 그 근원을 사회적,심리적 분석을 통해 찾아올라간다. 왜 아름다움이 권력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 권력은 어디서 나왔는지, 사람들은 그 권력에 획득과 소실 과정에서 어떤 고통을 겪게 되는지 페이지마다 고민거리를 던지고 있다. 남성이긴 하나 책을 읽는 나 역시, '미'에 대한 칩착은 쉽게 버리지 못한다. 숨기고 가리고 정돈하고 챙기며 깔끔해지는 노력들은 결국은 나의 '추함'을 가리기 위함이 아니였나 생각해 보게 된다. 외모는 세월의 풍화에 맞겨 자연스럽게 닳게 두고, 내 안의 '모자람'과 '추함'에 더 집중해야겠다는 짧은 반성을 해본다. 물론 이러다가도 이쁜 '키보드'같은걸 만나게 되면 말짱 도루묵이다. 😋 참 인간은 연약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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