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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크리스마스 타일

by 기시군 2022.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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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을 유지하는 작가군이 있다. 발간소식에 예약구매를 하는 작가. 김금희 작가를 빼놓을 수 없다. 12월이 다가오는 시점에 발간된 '크리스마스'이야기라니. 기대를 안고 주문을 했고, 한편 한편 맛나는 쿠키 뽑아 먹듯이 야금거리며 읽었다. 선하디 선한 김작가님은 이번 겨울 독자들 마음속에 어떻게든 따스함을 메워보려는 듯 작품마다 정성이 가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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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읽어보셨을, 작년에 출간된 단편집 #우린는페퍼로니에서왔어 에 수록된 '크리스마스에는'이 이 연작의 시작이다. MTN 방송사 PD인 지민이 과거의 연인이였던 SNS 인플루언서 현우를 만나는 이야기. 이 두사람의 주변인물들이 차례로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7편의 느슨한 연결고리를 가진 독립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첫눈으로'에서는 지민의 동료인 막내작가 소담이 입봉을 위해 세상과 타협을 할 수 밖에 없으며, '은하의 밤'에서는 소담의 사수인 베테랑 작가 은하가 정신없이 일하며 살아오며 놓친 것들을 생각한다. '하바나 눈사람 클럽'에서는 현우 친구의 크리스마스 사랑이야기가 애틋하게 펼쳐지며, '월계동 옥주'에선 지민과 현우의 파탄의 원인 '옥주선배' 이야기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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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는 사람들은 잃어버린 꿈을 다시 꾸는 사람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어릴 때 생각했던 순수한 사랑, 정의로움, 우정 등은 나와 내 주변의 '어른들의 사정'으로 유실되고 변색되고 사라진다. 애뜻한 감정을 일찌감치 날려보낸 사람들이이야 무슨 문제이겠냐마는 아직 그 시절의 원초적이고 순수한 감정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겐  '아직은 그것들이 남아있다'는 연약한 믿음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고 있다. 김금희 작가는 다정스레 말을 건낸다. 먹고사니즘에 지키지 못한 친구의 우정도, 상처를 주고 받은 연인들의 아쉬움 속에도, 알록달록 이쁘게 꾸며진 트리의 전구같은 진심들을 찾아보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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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꺼내기도 어색한 단어인 '낭만'. 언젠가부터 잊고 살아왔다. 크리스마스에 눈을 기대하는 마음도 교통체증이라는 현실때문에 사라져버렸다. 바싹 마른 짚단같은 마음에 작가는 똑똑 노크를 하는 것 같다. 당신 마음에도 아직 크리스마스의 낭만을 누릴 공간이 있다고 말이다. 읽으며 감상에 순간순간 깊게 빠져드는걸 보니 작가의 술수에 잘 넘어간것 같다. 😁 크리스마스 때 읽을 좋을 소설이다. 🎅

덧,
연작 중 '당신 개 좀 안아봐도 될까요'의 주인공은 다른 연작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찾질 못했다. 궁금하다. 🤔 작품도 신선했다. 사랑하는 강아지를 떠나보내고, 강아지를 키우는 주변인들을 일부러 찾아가서 만나가며 느끼는 위로, 그리고 부록처럼 사람들을 통해 듣게되는 자신의 과거의 모습.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었다.

p23 " 직장인들에게 두려운 존재가 있다면 한가한 상사이고 더 두려운 존재라면 기러기 상태라 사적으로도 한가한 상사가 아닐까. "

p55 " 은하가 교회도 다니세요?하고 다시 묻자 할머니는 크리스마스 때만 간다고 대답했다. 그날이 주님 그 냥반 생일이라 기분이 좋은 그 냥반이 기도를 잘 들어줘서 간다고. "

p178 " 화려하게 빛나던 크리스마스트리 조명도 꺼졌을 즈음,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아홉살의 내가 하바나 클럽 앞에서 우두커니 맞고 있었던 눈이, 그뒤로 수십번 맞닥뜨렸지만 한번도 시시하지 않았던 그 작고 특별한 것들이. "

p207 " 예비된 성과가 있다는 것은 따뜻한 차 한잔처럼 노상 몸과 마음을 뭉근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

p221 " 누군가를 잃어본 사람이 잃은 사람에게 전해주던 그 기적 같은 입김들이 세상을 덮던 밤의 첫눈 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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