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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알베르 카뮈 디 에센셜

by 기시군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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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젊지만 좀 더 젊은 시절, 😁 쿨한 카뮈를 좋아했었다. 어머니의 죽음과 살인, 그리고 세상과의 부조리한 충돌로 기억되는 카뮈는 염세적이였단 나에겐 꽤 멋진 작가였다. 이번에 교보 '디에센셜 시리즈'로 카뮈가 출간된다하여 목차도 보지 않고 질렀다. 믿고 사는 디에센셜 양장본의 맛에 카뮈라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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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이방인 과 3권의 산문집, 그리고 노벨문학상 수상 후 발표한 '스웨덴 연설'로 구성되어 있다. 매끈한 폰트로 다시 새겨진 이방인은 반가웠고 새로웠다. 산문집은 발표순서되로 구성되어 있다. 20대 습작시절의 글부터 청년, 중년을 지나가는 카뮈의 생각들을 좀 더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많은 글이 알제리 수도인 '알제'와 바닷가 도시 '오랑'이 배경으로 쓰였다. 카뮈에 의하면, 알제는 이탈리아풍의 부드러움을 가졌고, 오랑은 스페인적이라 한다. 사진을 찾아보니 카뮈가 습관적으로 언급하는 강렬한 '태양빛'은 언제나 두 도시를 가득채웠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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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은 일관적으로 우리의 삶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이야기 한다. 의미를 찾을 수 없음에도 살아가야하는 우리는 '순간'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의미에 대한 희망을 포기해야 한다고 한다. 진정한 자유는 신에 대한 기대, 다음 생에 대한 욕심, 명확한 진리에 대한 포기가 되고 나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롭게 '진실'과 마주할 것, 뫼르소를 통해 카뮈가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다. 거짓과 가식없는 '순간의 나'를 표현하는 것. 태양빛은 정말 살인을 할 정도로 거칠게 내 심장을 그었다. 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왜곡하는 '세상'는 '나'와는 부조리한 관계일 수 밖에 없다. 자신만의 진실을 위해 죽음까지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세상의 이방인이자 자유인인 뫼르소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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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주의와는 다르다. 카뮈는 매 순간을 사는 삶을 생각한다. 즐거움 뿐아니라 세상에 대해서 진실을 내미는 용기, 반항에 방점을 찍는다. '삶의 무용함 때문에 반항이 증대된다는 것을 나는 확실히 느낀다.p334' 며 인간과 세상사이의 부조화속에서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반항'을 이어간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유인의 자세인 것이다. 글로 만들어가는 카뮈의 ' 무의미한 의미 '에는 죽음에 대한 공포,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분노와 함께, 삶에 함께하는 꽃의 아름다움과 사랑의 즐거움이 감각적이고 섬세한 필체로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방인은 정말 얼마만에 다시 읽었는지 기억도 안난다. 오랜만의 카뮈는 역시 새로웠다. 당시의 그는 잘생기고 스타일리쉬한 멋진형이였겠다싶다. 🙄 그의 생각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 글과 사람 자체가 주는 임팩트가 강하다. 사실 산문들의 일부는 아름다움만큼이나 산만하기도 했다. 하긴 스스로 습작이라 칭했다고 하니 흉볼일은 아니다. 몇시간 즐겁게 카뮈형님을 영접할 수 있어서 좋았을 뿐이다. 😘

p80~p85 " 그러는 동안 줄곧 거기에는 오직 태양, 그리고 나직한 샘물 소리와 세 가지 음이 어우러진 그 침묵뿐이었다....... 레몽이 내게 권총을 건네줄 때, 태양이 그 위로 번쩍하며 미끄러졌다..... 태양의 붉은 폭발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모래 위에서 바다는 작은 물결들이 되어 부서지며 급하고 가쁜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불로 지지는 태양의 열기가 내 두 밤으로 확 번졌고 땀방울들이 내 눈썹 위에 고이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내가 엄마의 장례를 치르던 그날과 똑같은 태양이었고, 그날처럼 특히 머리가 아팠고, 이마의 모든 핏불들이 한꺼번에 다 피부 밑에서 펄떡거렸다....그 불타는 칼은 내 속눈썹을 쥐어뜩고 고통스러운 두눈을 후벼 팠다.... 방아쇠가 당겨졌고.... 그리하여 날카롭고도 귀를 찢는 소리와 함께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 (이방인)

p167 " 나는 처음으로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도록, 내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처형되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모여들어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뿐이었다. " (이방인)

p205 " 경험이란 일종의 패배라는 것을, 모든 걸 다 잃고 나서야 겨우 뭔가를 좀 알게 된다는 것을 젊은이들은 모른다. "

p255 " 여행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두려움이니까. 여행은 우리 속에 있던 일종의 내면적 무대 장치를 부숴 버린다. "

p269 " 큰 용기란 빛을 향해서나 죽음을 향해서나 다름없이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직시하는 일이다. "

p296 " 죽음에 대한 나의 모든 공포는 삶에 대한 나의 질투에서 온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내가 죽은 뒤에도 여전히 살아 있을 사람들, 꽃과 여자에 대한 욕망을 온전히 살과 피로 된 의미로 실감할 사람들에게 나는 질투를 느끼는 것이다. "

p342 " 영성은 도덕을 부정하고, 행복은 희망의 부재에서 태어나며, 정신은 육체에서 근거를 발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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