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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개의 힘

by 기시군 2023.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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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트컴버배치 주연의 #파워오브도그 가 아니다. 제인캠피온 감독의 이 영화 역시 훌륭한 작품이였으나, 소설 '개의 힘'은 영화보다 더 '개판'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 성경 시편의 " 내 생명을 칼에서 건지시며 내 유일한 것을 개의 세력에서 구하소서.(Deliver my soul from the sword, my darling from the power of the dog.)"라는 문장에서 따온 개의힘은 절대적인 악, 시체의 골수을 빠는 개의 모습과 같은 처참한 악에 대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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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1975년부터 30년동안의 아메리카 대륙의 마약전쟁을 다룬다. 주 무대는 멕시코, 멕시코의 마약세력들은 초기 자신들의 아편을 미국에 수출하다가 콜럼비아산 코카인 유통으로 사업방향을 바꾸어 급격히 세를 확산한다. 각 지역세력간의 알력과 경쟁, 이들의 뒤를 쫒는 마약수사대, 이와중에 고통받을 수 밖에 없는 민중을 위하는 신부님, 그리고 여자들. 50여명의 등장인물은 숨가쁘게 거친 사건 속에서 서로를 물고 뜯고 피를 흘리며 개의 시간을 보낸다.

5명의 주요인물들의 간단한 소개로 책 내용 정리는 대신한다.

*마약수사대의 '아트켈러' - 멕시코/미국인 혼혈의 CIA출신의 수사관. 마약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개들과 싸우는 인물. 그러나 자신의 조국인 미국이 남미의 공산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마약세력과 손을 잡은 사실을 알게되며, 자신 또한 자기편의 개들의 손을 빌리기까지 하게 된다.

*하늘의군주라 불리우는 멕시코 마약카르텔의 리더 '아단 바레라' - 멕시코 카르텔 전체를 통합한 최고 권력자. 유일한 약점은 고급 매춘부 '로라'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점 뿐. 망나니같은 부하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살인을 휘날리고 다닌다.

*미국내 마약유통을 담당하던 마피아의 조직원 '칼란' - 그의 10대 시절 첫 살해 대상자는 마피아 조직원이였다. 위기는 기회로, 다시 위기의 여정을 거친 그는 CIA 밑에서 공산게릴라 사냥이라는 밀명아래, 멕시코 농민을 죽일 수 밖에 없다.

*해방신학의 실천자 '후안신부' - 마약수사대와 카르텔 모두와 협상하며, 민중의 삶을 위한 방법을 찾아내고 실천하는 '소중한 사람'

*고급콜걸, 그러나 따스한 영혼을 가진 여자 '로라' - 후안신부를 사랑하지만 지금은 아단의 애인. 소설의 후반부는 '로라'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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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의 #나르코스 시리즈가 취향인 사람들에겐 이보다 재미있는 소설은 없을 것이다. 권력을 두고 벌어지는 잔인하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 그 안에서의 음모와 조작, 실패 등 날것 같은 생생함이 범죄소설의 스탠다드라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정석적인 재미를 준다. 어디서 본듯하지만 그래도 실제 일어났을 법한 암살,폭파,조작 등의 사건들이 리얼하게 소설에 녹아있다. 그저 아무 생각없는 범죄소설만으로도 만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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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소설의 장점은 장르소설의 재미 만이 아니다. 1000페이지의 방대한 대하 액션극을 따라가다보면, 우리는 미국과 마약, 남미와 그곳의 민중들의 끔찍한 상관관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개판, 모두는 자신의 이익을 열심히 따라다닐 뿐이다. 카르텔은 마약중독자들에겐 관심이 없다. 그저 법망을 피하게 해줄 권력자들에게 쥐어준 돈의 가치만을 생각할 뿐이다. 미국은 마약은 싫지만 남미의 공산화는 무섭다. 국가는 마약세력과 결탁을 하고 공산게릴라를 소탕할 보수파 민병대 운영을 돕는다. 결탁한 마약세력의 마약이 미국으로 넘어와 자국민들을 오염시키는대도 말이다. 국민은 조금 잃어도 되지만, 자본을 지키는 '체제'는 잃을 수 없다는 근본적 욕망의 발현이다. 시간은 흘렀고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전쟁을 결정하는 것은 언제나 권력자들이며 총을 들고 전장에 뛰어드는 자는 가진것 없는 젊은이들 뿐이다. 개의 시간이 끝났다 할 수 있을까? 다수을 위한 소수의 희생을 이야기하는 자는 의심받아야 한다. 그 희생되는 소수에 자신과 자신의 가족은 절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자일것이기 때문이다.  장르소설에서 사회를 읽는 건 좋은 경험이다. ☺️

2권p167 " 레드 미스트는 암호명이었다. 라틴아메리카를 가로질러 일어나고 있는 좌파 운동을 중화시킬 목적으로 20개의 작전을 통합하는 조치었다.....레드 미스트는 그 말뜻처럼 수백 명의 보수파 민병대, 그들의 마약왕 후원자, 수천 명의 군인 장교들, 몇 십만 명의 군대, 12개의 정보 에이젼시,경찰 병력을 안개처럼 에워쌌다. 교회도 포함되었다. "

2권p168 " 라틴아메리카 곳곳이 같은 상황이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 보수파와 마르크스주의자 사이에 기나긴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고, 자유주의자들은 그들 사이에서 이득을 얻었다. 레드 미스트가 항상 거기 있었다. '

2권p265 " 자유무역은 꽃이 필 되였다. 공장들이 우주죽순처럼 국정 도처에 들어설 것이고 저임금 멕시코 노동자들은 우리가 쓸 테니스 화, 유명 의류, 냉장고, 소형가전제품을 우리가 지불할 만한 가격 대로 만들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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