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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

by 기시군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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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비평에 있어서 재야의 거인. #로쟈 이현우선생의 책을 골랐다. 세계문학 서평집. 100편의 소설을 다뤘다. 누가 문학이란 무엇인가, 소설이라 무엇인지 물을 때 막연한 답답함이 있다. 짧게 알고 있는 상식들로 조립한 문장들이 문학이란, 소설이란 무엇일까를 정말로 설명할 순 있는걸까?

선생은 최소한의 성의있는 답변을 해준다. '문학이 인간의 외로움을 달래길 바라지만, 그 무엇도 인간의 외로움을 달랠 수 없다. 문학은 이 사실에 대해서 거짓말하지 않는다. 바로 그 때문에 문학은 필요하다p19'고 말이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책서평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린다. ‘너무도 유명한 작가와 소설에 대해 간략하게 말하기. 이게 내게 주어진 미션p291' 이란다. 소박하게 책피드를 정리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 정말 느끼고 배울것이 많은 의미있는 책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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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개의 챕터다. 1장 개요, 2,3장 세익스피어와 제임스조이스로 대표되는 서유럽문학들, 4장은 멜빌과 헤밍웨이 등 미국문학, 5장은 근대문학의 시작인 발자크부터 현대 쿤데라까지, 6장은 괴테 등 고전주의, 낭만주의 작가들을 모았고 7장에서는 톨스토이의 러시아문학들을 정리하고 있다. 8장 사회주의문학과 탐미주의 문학, 9장은 소세키,하루키를 비롯한 일본문학이며, 마지막 10장은 무정, 무진기행을 거쳐 한국의 신인작가의 작품까지 서평의 범위를 넓힌다.

100편 가까운 서평 중에, 나에게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문장 몇개 추렸다.

#속죄 (이언매큐언) : 놀랍게도 '속죄'는 브리오니가 쓴 모더니즘 소설을 결말의 반전을 통해서 리얼리즘 소설로 바꾸어놓는다. 정확하게는 모더니즘 소설을 통해서 리얼리즘의 정신을 구현한다. p103

#노인과바다 (헤밍웨이) : 인간은 파멸할지언정 결코 패배하지는 않는다는 게 노인의 신념이자 작품의 주제다. p141

#야간비행 (생텍쥐페리) : 행동은 때로 행복을 파괴하고 사랑 또한 무력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생텍쥐페리는 리비에르의 임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 이보게, 인생의 해결책이란 없어. 앞으로 나아가는 힘뿐.' p197

#참을수없는존재의가벼움 (밀란쿤데라) : 삶은 얼마만큼의 무게를 갖는가. 아니 다시 질문해보자. 삶은 얼마만큼의 무게를 갖는 것이 적당한가. 가벼운 삶과 무거운 삶. 당신이라면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p216

#전쟁과평화 (톨스토이) : 톨스토이가 특별한 비중을 둔 것은 역사관의 개진이었다..... 나폴레옹 같은 세계사적 영웅이 역사를 움직여간다고 보는 영웅사관은 공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민중사관처럼 민중을 역사의 주체로 본 것도 아니다. 톨스토이가 보기에 역사는 무의식적 과정이며 주체가 없다. p287

#안나카레니나 (톨스토이) : '죽음'이라는 인생의 진리 앞에서 완벽한 예술도 행복한 가정도 모두가 기만에 불과하다. '위대함의 허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안나 카레니나'는 한번 더 위대한 소설이다. p295

#롤리타 (나보코프) :
서론, 맨얼굴이야말로 강력한 가면이 될 수 있다는 사실 p326
본론, 롤리타 자체가 '잃어버린 시간'의 은유 p331
결론, 그는 문학의 존재이유가 '심미적 희열'을 추구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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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반성하게 되었다. 선생이 다룬 주요 세계문학 작품 중 안읽거나 못읽은 작품들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어릴 때, 읽었던 기억에 작품의 의미를 왜곡해서 기억하는 경우도 꽤 많았다. 몇권의 책은 메모해 놓았다. 책을 숙제하듯 읽을 생각은 없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즐길만한 고전들이 몇 작품 보인다.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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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의 세계관이 마음에 든다. 우리 인생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선천적인 것일지 모른다. 외로움은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운명이다. 우리는 행동함으로써 그 외로움을 견디려하지만 단 한번만 살아내는 인생에 경험은 언제나 부족할 따름이다. 문학은 외로운 우리를 위로해 주는 좋은 벗일지 모르겠다. 모르는 세계에 대한 직시를 통해 '가르침'을 주기도 하고 ( #리얼리즘 ), 글의 아름다움이 주는 ‘희열'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게 ( #모더니즘 ) 해주기도 한다. 무엇이 정답일까 따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누군가와 같이 있어도 '외로움'을 떠올리는 사람들은 문학을, 소설을 좋아할 수 밖에 없다. 운명이다.

p25 " (파묵의 정의에 따르면)...  '단어적'작가와 '시각적'작가라는 이분법이다. '어떤 작가들은 주로 독자의 '시각적 상상력'에 호소하고, 어떤 작가드은 주로 '단어적 상상력'에 호소한다'는 것이 파묵의 생각이다. 호메로스나 토스토이가 시각적 작가라면 도스토옙스키는 단어적 작가다. "

p62 " (작가 오스틴에게)... 소설이란 '정신의 위대한 힘이 드러나고, 인간 본성에 대한 가장 철저한 지식과 인간 본성의 변화에 대한 가장 행복한 묘사, 위트와 유머의 생생한 발현이 세상 사람들에게 가장 선별된 언어로 전달되는' 작품들을 가리킨다. "

p99 " 리얼리즘 소설에서는 손가락(스타일이라는 형식)이 가리키는 달(내용)만 보면 되지만, 모더니즘 소설에서는 손가락에도 주목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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