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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

by 기시군 2023.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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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은죽임당하지않을것이다 #켄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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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 의 핵심적인 주제 중에 하나는 '인지혁명'이다. 단순한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가 아니라 정보를 공유의 수단으로서 정교화되는 언어를 가지게 된것. 사피엔스들은 그 새로운 무기인 '정교한 언어'로  소문을 이야기하고 뒷담화를 나누고 수다를 떨며,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들(신화,종교,국가,금융체계 등)을 이야기할 수 있게까지 발전함으로써 현 문명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 하라리는 신이 되고자 하는 인간을 이야기 했다. 이 책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것이다'는 그 하라리의 예언의 구체화다. 아직은 실재하지 않지만 곧 실재할지 모를 미래의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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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이야기만 담긴것은 아니다. 대체역사물에서 르포형태의 소설 및 환타지까지 SF성을 가미한 다양한 11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잠깐 살펴보자.

*포스트휴먼 3부작 : '신들은 목줄을 차지 않을 것이다', '신들은 순순히 죽지 않을 것이다', '신들은 헛되이 죽지 않았다'  총 3편의 단편이 묶인 핵심적인 연작이다. 1편, 자신이 다니던 IT기업에 의해 분산컴퓨터로 업로드된 아빠을 만나게 되는 매디의 모습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기업에 목줄을 묶인 컴퓨터 신이 되어버린 아빠는 2편에서는 나쁜 신들과 싸움을 벌이고 3편에 가서는 매디의 디지털 동생(?)까지 만들어 내게된다.

*1비트짜리 오류 : 사랑하는 연인 리디아는 천사를 만난 경험때문에 더 눈부신 사람이다. 그녀의 기억과 1비트 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지 않다.

*카산드라 : 누군가 만진 물건을 만지면 그 사람의 미래가 보인다. 특히나 범죄를 저지르는 장면을 보면 참을 수 없다. '쇼맨(슈퍼맨)'에게 그 예비 범죄자를 처리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런데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로 그렇게 할 순 없다고 '쇼맨'은 거절한다. 어쩔 수 없다. 그녀가 직접 나서는 수 밖에.

*북두 :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명의 만력제는 이여송과 함께 '담원사'라는 똑똑한 장수를 조선에 파견한다. '담원사'는 이순신장군과 협력하여 평양성을 지키고 있는 '고니시 유키나와'을 기습적으로 치기 위해 전략을 수립한다.

* 풀을 묶어서라도, 반지를 물어 와서라도 : 명이 망하고 청이 흥하는 시절, 청의 황제는 명에게 본보기를 보이고자 점령한 도시 '양주'의 전체 인민을 몰살하라 지시한다. '양주'에 살던 두 소녀, 아름답지만 깍쟁이같은 기생 '초록 꾀꼬리'와 못나고 어수룩한 소녀 '참새'는 시체가 넘실거리는 거리에서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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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포스트휴먼 3부작도 인상깊게 읽었다. 서두에서 언급한 ‘하라리’의 신이 된 인간(들)이 자본주의의 경쟁과 효율화 환경에서 어떤 비극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핍진성을 잃지 않고 잘 그려내었다. 신선했던 설정들이 있었다. 컴퓨터로 업로드된 인격에게 언어모델이 삭제된 경우, 그 인견과 현실의 인격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소설에서는 이모티몬을 사용한다. 맞다. 인스타에서도 많이 쓰이는☀️🌄💝💘🌅…이런 것들 말이다. ☺️

나머지 단편들도 좋다. 대체역사물, 대체르포물 등. ‘북두’에서 이 중국계 미국인 SF작가능 우리의 이순신장군과 임진왜란을 이야기한다. 당시의 시대를 제대로 스케치하고 그 안에 과학기술이 문명의 흥망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 하는 묵직한 질문까지 덧입히는 솜씨가 일품이였더. 뿐만 아니다. 중국역사에서는 숨겨진 진실. 청의 '양주' 대학살을 소재로 삼은 '풀을 묶어서라도..'는 단순한 SF소설이 아니라, 폭력과 권력 앞에서 무언가를 지켜야 했던 '사람들'에 대한 헌사이자 근사한 모험소설이였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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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하지 않은 단편들 역시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인공지능 살상 드론이 어린아이를 테러리스트로 오인하여 사살한다는 소재를 담은 '루프 속에서', 기계식 팔을 달고 기계말을 몰아 사람으로 변신도 가능한 불곰 부자를 사냥한다는 '우수리 불곰', 선박이나 비행기가 아닌 태양광에너지로 이동하는 화물비행선에 동승하여 태풍의 공습을 피하는 경을 숨가쁘게 그려낸 '장거리 화물 비행선' 등. 다양한 소재을 돟은 기본기로 읽기 쉽게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하드SF와 일반SF소설 중간의 어디 쯤, 그리고 중국 고전을 읽는 듯한 익숙한 플롯과 서술. SF팬이라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p132 " 타일러는 생각했다. 추론을 통해 신앙에 이르고자 할 때 필요한 것은, 단 1비트짜리 오류라고. "

p191 " 진화예요. 다윈이 그랬거든요. 물속의 벌레를 잡아먹으려고 입을 벌리고 헤엄치던 곰 종류가 결국에는 고래로 진화했을 거라고요. "

p350 " 난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해서 하늘이 마련한 이 불공평한 계획을 뒤집어엎을 작정이야. 나한테는 운명을 거스르는 게 곧 행복이거든. 설령 아주 조금이라고 해도. "

p394 " 색깔이란 뭘까? 소리는? 열은, 또 고통은? 그런 것들은 단지 우리 의식을 이루는 전기 파동에 지나지 않아. 그리고 그 파동이 토마토에 닿은 감각 기관에서 왔든 아니면 연사의 결과이든 간에, 그 둘 사이에는 조금의 차이도 존재하지 않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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