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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by 기시군 202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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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맨은벨을두번울린다 #제임스M캐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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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문학 전집에서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머리에 남아있던 한장의 흑백 포스터 때문이었다. 젊은 잭니콜슨과 이쁜 백인여성이 키스를 할듯한 모습 아래 ‘우편배달부는 벨을 두번 울린다’라 적혀있던 제목. 물론 영화 자체를 본적은 없다. 다만 어린 내 머릿속엔 무척 야한 영화일 듯한 환상만이 남았다. 오랜 세월이 흘렀다. 야한 소설도 마음대로 봐도 되는 나이에 되었기에 확인사살이 들어가 보기로 했다. 받아든 책은 아담한 볼륨이였으며 간결한 문체의 대중소설이었다. 문제는 기대했던 우편배달부가 나오질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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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거라곤 잘생긴 외모 밖에 없는 떠돌이 청년 ‘프랭크’는 우연히 고속도로가 간이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일손이 모자른 주인 ‘닉’의 권유에 식당에 취직을 하기로 한다. 물론 닉의 젋은 아내 ‘코라’의 미모 때문이었다. 짓이기고 싶을 정도의 이쁜 입술을 가진 코라는 헐리우드 배우 지망생이였으나 번번이 실패를 거듭하다가 ‘취집’으로 닉과 살고 있는 상황. 코라역시 닉에 관심이 있었고, 닉이 외출한 어느날 둘을 뜨겁게 사랑을 나누게 된다.

일반적인 스캔들은 르와르로 진화한다. 이 둘은 닉의 눈치를 보며 마음껏 사랑을 나누는 것도 번거롭고 닉의 재산도 차지할 겸, 그를 살해하기했다.  문제는 둘다 초보에 운도 좋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집안에선 코라가 살인작업을 시작하려는 순간, 식당을 우연히 방문하게된 경찰은 망을 보던 프랭크와 마주치게 된다. 되돌 수 없는 사건들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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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가 이 책으로 ‘이방인’의 영감을 얻었다는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싶다. 1927년에 있었던 실제살인사건을 모티프로 삼아 쓰여졌다는 이 소설은 사실 별다른 임펙트가 없다. 프랭크와 코나의 살인동기가 그렇게 설득력이 있지도 않다. 닉이 코라를 학대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프랭크는 닉이 많이 좋아하기까지 했다. 언급되는 범인 남/여도 그렇게 악인들은 아닌듯 그려진다. 일반인들이 증오하지도 않는 사람을 대상으로 계획살인을 저지른다? 피해자든 가해자든 독자에게 감정이입을 시켜야 하는 대중소설의 기본도 부족하지 않나싶다. 그저 불륜과 살인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대중적인 문체로 잘 읽히게 만들어내었다는 장점이 남을 뿐이다. 야하고 폭력적인 소설을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거기엔 못미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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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유정 작가가 #고유정사건 을 모티브로 해서 #완전한행복 을 쓴 것을 떠올리게 한다. 정작가에게는 사건자체의 선정성은 소재일 뿐이였다. 그녀는 사건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내면의 악마성과 그 작동과정을 세밀히 설득력있게 그려냄으로써 장르소설이 가져야 할 미덕을 충분히 채웠다. 하지만 이 책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는 최소한 ‘세계문학’의 반열에 오를 정도의 ‘의미’와 ‘재미’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이러한 르와르 스타일소설의 시작점이라는 정도의 의미는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발적 요소가 개입되는 계획살인,  집요한 검사와 정의롭진 않으나 똑똑한 변호사의 치밀한 두뇌게임. 후반부에 나타나는 서술의 반전 등 지금은 너무나 자주 등장하는 클리쉐지만, 당시 시대를 생각하면 꽤 재미를 주는 요소라 볼 수도 있겠다 싶다. 이 시대 전후의 미국 르와르 문학은 좀더 찾아볼 참이다.

p70 " 그녀와 함께 저 바닥에 있었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고, 서로를 품에 꼭 끌어안았고, 더가까이 가려고 잡아당겼다는 것이다. 그때 지옥문이 내게열렸을 수도 있었겠지만, 상관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로인해 교수형을 당한다 해도 나는 그녀를 가져야만 했다. 나는 그녀를 가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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