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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수없는사랑 #이언매큐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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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소리로 시작해보자. 마주앉는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를 나눈다는 문장이 이상하다. 말을 주고 받는 행위를 나눈다고 표현한다. 문장의 앞부분은 너의 것, 나머지 뒷부분은 나의 것이라는 뜻일까? 사랑을 나눈다는 것은 또 뭘까? 쾌락의 반을 나누워 가진다는 뜻일까? 죽음이라는 원초적인 공포를 마주한 후 사랑하는 두사람은 무엇을 나눌 수 있을까? 이 책 '견딜수 없는 사랑'은 사랑을 나누어야하는 일상적인 사랑과 사랑에 대해 1%의 의심도 없는 절대적인 사랑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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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과학칼럼니스트 조와 문학을 공부하는 멋진여자 클래리사는 서로 사랑하며 7년째 동거중이다. 오랜만의 소풍을 즐기러 나온 벌판, 어린아이 혼자 고장난 기구 탄 상태에서 하늘로 기구가 날아가려는 것을 발견한다. 조를 포함한 근처 남자들이 달려들어 기구에 달려있는 밧줄을 잡고 끌어내리려 안간힘을 쓴다. 버티던 중 불어닥친 돌풍에 사람들 마져 공중에 떠오르고 만다. 누군가부터 손을 놓아버리고 한명씩 줄에서 손을 놓게 되는데, 마지막까지 손을 잡고 있던 어떤 남자는 결국 너무 높은 곳 까지 매달려 올라가다 추락해 사망하고 만다. 그날 밤 조의 집에 어떤남자의 전화가 걸려온다. 같이 줄에 매달렸던 생존자. 그남자는 조를 사랑한다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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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돌아온 #김영하북클럽 의 이번달 선정도서다. 김작가의 선구안에 #속죄 의 이언메큐언이라니 별로 따질 것 없이 구매해서 읽었다. 단지 출판사가 김작가 부인이 하는 출판사라는 점이 눈에 띄긴하지만 '어른들의 이야기'에선 크게 흠잡을 건 없다 싶다. 중요한것은 책의 만족도일테니 말이다. 일단, 책은 무척 재미있다. 흥미진진하게 책 안으로 몰입하게 된다.
아이를 구하려던 사람은 추락하여 끔찍한 모습으로 죽었다. 다섯명이 모두 참고 줄을 계속 잡고 있었다면 살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누군가 한명이 손을 놓았다. 조가 처음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일까? 그 사람 때문에 남자가 추락한 것인가. 이 죄책감은 뭘까?
조를 사랑한다는 그남자는 뭔가? 같이 아이를 구하려 했을 뿐이다. 그는 조와 자신은 완벽하게 사랑을 하고 있는 관계라 한다. 함께 하느님의 나라로 갈 운명이란다. 갑갑하다. 클래리사는 이런 조를 비정상적으로 본다. 사고 이후 조를 보고 이상해졌다고 한다. 당신를 사랑하는 남자가 실재하긴 하냐고 묻는다. 조는 미친걸까? 안정된 삶은 서서히 망가져가고 사랑엔 균열이 생긴다. 냉철한 이성은 흔들리고, 광기와 의심의 눈초리들 사이에서 사건들은 숨가쁘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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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잘짜여진 플롯도 멋지지만,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사랑'을 그려내는 현실적인 묘사다. 영원한 사랑의 의미, 완벽한 사랑에 근접할 수 있을 가능성, 사랑의 주고 받음의 상관관계, 신뢰가 사랑에 미치는 영향, 변해가는 사랑의 원인과 결과 등. 오랜만에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흠뻑 즐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론, 사랑에 대해선 조의 입장에 동의한다. 사랑은 생물진화의 산물이라 믿으며 우수한 유전자 전달과정의 산물이라 생각한다. 사랑 자체의 짜릿함이 편안함으로 바뀌는 것은 우리 몸의 호르몬의 영향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자체가 주는 블랙홀같은 매력은 무시할 수 없다. 이성과 머리로 알면 뭐하는가?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 순간 그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열망과 달뜸에 온몸을 던질 뿐이다. 😘 사랑이 가진 무목적적인 매력이다.
광신적인 사랑의 이벤트를 빼면, 이 소설은 이제 시작되는 사랑보다 지켜야하는 사랑에 대한 정밀한 보고서이기도 하다.
p78 “ 19세기의 지배적인 예술 형식은 소설이었다. 거대하게 펼쳐지는 서사로 개인의 운명을 기록할 뿐만 아니라, 전 사회를 거울로 들여다 본 듯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당시의 공적인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루었다. ”
p126 “ 당신이 누구를 만나는가 또는 그 관계가 어떻게 되는가 하는 문제에는 운이 굉장히 많이 작용한다. 따라서 배우자와의 관계가 불만족스럽다고 해도 누구도, 아무리 많은 대화도 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 “
p211 " 사랑에 빠진 이전의 자아들은 우리를 이해하거나 용서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 그것이 잇었다. 수치심. 그 당시 우리 가정을 지배했으나 인정받지 못했던 감정은 수치심이었다. "
p218 " 갈등은 생명체처럼 자연 수명을 갖고 있었다. 중요한 건 그 갈등이 자연히 사라지게 내버려둘 때가 언제인지를 아는 일이었다. "
p270 " 이젠 인간이 어떤 문제에 대해 타인의 동의를 얻는 것이 불가능했다. 우리는 절반만 공유되는 믿을 수 없는 인식의 안개 속에서 살았고, 우리의 감각 정보는 욕망과 믿음의 프리즘에 의해 왜곡되었으며, 그 프리즘은 우리의 기억까지도 왜곡했다. 우리는 우리에게 이로운 것을 보고 이롭게 기억했고, 그러면서 우리 자신을 설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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