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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디에센셜 : 죄와 벌

by 기시군 2023.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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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벌 #디에센셜죄와벌 #도스토옙스키 #민음사 #교보문고 #재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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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부터 하자. 민음사과 교보문고의 콜라보 2번째 책이다. 첫권인 #장미의이름 과 같은 스타일로 멋지게 나왔다. 탄탄한 하드커버에 인상적인 옆면 색인처리 등 만듬새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사실 그것 때문에 구매했고 다시 읽기 시작했지만, 960페이지 짜리 한권을 들고 읽는 고통은 부록으로 따라왔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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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책을 피드로 정리한다는 것이 만만찮았다. 전 세계인이 이미 다 아는 줄거리에 수천번의 분석이 이미 나와 있는 책. 욕심내지 말고 내가 이해한 죄와벌 이야기를 정리해 보기로 했다.

책은 6부, 1개의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유명한 도끼살인사건은 일찌감치 1부에서 벌어진다. 가난한 법학도 라스콜리니코프는 전당포 노파을 살해하고 그의 돈을 뺏기로 한다.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은 자를 없애고 벌레와 같은 자들이 가진 ‘돈’을 좋은 일에 쓴다는 것은 자신과 같은 비범인(초인?)에게는 합당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는 실제 도끼로 노파를 살해하고 우연히 방문해온 이복여동생 리자베타까지 죽여버리고 만다.

사실 비극은 2부부터 시작된다. 살인이 벌어진 직후 아슬아슬하게 현장은 빠져나오지만, 그는 평정심을 잃는다. 자신의 사상에 따르면 아무런 마음에 갈등이
없어야 하는데, 심리적으로 불안해하고, 방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고향에서 올라온 어머니와 누이는 속물적인 부자남자와 결혼을 하겠다고 나서고, 우연히 술집에서 만난 알콜중독자 마르멜라로프는 끔찍한 자신의 가족들과 자신의 삶을 하소연한다. 그나마 친구 라주미힌이 그를 도와주려 하지만 그의 심리적 파국은 예심판사 포르피리의 집요한 추궁에 무너지고 만다. 자수를 하는 장면으로 끝나는 6부 이후. 짧은 에필로그가 붙어있다. 마르멜라로프의 딸이자 가족을 위해 몸을 팔던 '소냐'가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나는 라스콜리니코프와 함께 떠나 그를 희생으로 구원한다는 에피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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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알려진것처럼 도스토엡스키(이하 도선생)는 생활형 소설가였다. 톨스토이처럼 상속받은 재산이 많은 것도 아니고, 페이지당 얼마씩 받는 인세로 먹고사니즘을 실천해야 한 사람이다. 그렇다고 성실한 스타일도 아니어서 선인세  땡겨서 술에, 도박에돈을 탕진하고 아무튼 쉽지 않은 인생이였다 한다. 일반적으론 황제의 가짜 사형사건 이후 정신을 차렸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2가지 행운이 그에겐 선물이였다 생각한다.

첫번째, 좋은 사람과의 결혼, 도선생의 속기사로 고용되었던 그녀는 선생에 대한 존경과 사랑, 그리고 섬세함으로 그를 보필해 도선생이 작가로 롱런하는 작가의 발판을 마련해 준다. 두번째, 이 ‘죄와벌‘의 대히트이다. 1866년도 초에 실제 러시아에서 벌어진 유사 살인사건이 우연히 죄와벌의 연재와 맞물려 그해 최고의 인기소설이 된것이다. 사실 죄와벌엔 심오한 철학적 주제 말고도 ’돈, 살인, 치정‘ 아라는 대중들이 좋아할 모든 소재를 잘 담겨있다. 오락거리가 없던 당시의 러시아 민중들은 마치 연속극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죄와벌의 연재를 기다렸던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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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팔리기만을 위한 책을 썼다는 건 아니다. 도선생은 인간이란 ’나약하고 비열한 존재‘라 생각했다. 잠시 공상적 사회주의 를 통한 인류의 구원을 꿈꾸던 그는 종교적 믿음과 희생만이 우리의 ‘구원’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그 주제에 대한 가장 깊고 현란하며 구성된 작품이 이 소설  ‘죄와벌’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범죄소설의 원형으로 죄가 일어나는 과정, 범죄자의 자기합리와와 우발적 실행, 이후 자책과 심리적 압박의 묘사가 이후 많은 범죄심리소설의 기원이 된다는 측면에서도 문학사적 의미가 크다. 그 위에 아까 언급한 신과 인간, 선과 악, 구원에 대한 인간의 열망 등 도덕과 윤리와 이를 실행하고 행동하는 인간의 모순적인 태도의 깊은 묘사와 탐구가 잘 버무려지면서 이 작품이 '세계고전'의 반열에 올라 오랫동안 읽혀왔던 것이 아닌가 싶다.

덧,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독서 라는 책의 첫번째 다루는 책이 ‘죄와벌’이다. 고전의 재독이 주는 좋은 영향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혹시나 책을 가지고 있다면 그 챕터만이라도 다시 읽어보길 권한다.

도선생에 대한 내 이미지는 로쟈 이현우 선생에게 빚졌다. 사실 로쟈라는 이름 자체가 이 책의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의 또다른 이름인 ’로쟈(이 판본에선 로댜로 번역)‘이다. 선생의 퀄리티 높은 러시아문학 강의를 통해 조금 더 도선생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충격먹은 사실,  노인으로 기억하고 있던 라스콜리니코프의 어머니 나이가 마흔세살이었다. 세상에…. 😂

p101 " 빼앗은 돈의 도움을 받아 훗날 전 인류와 공공의 사업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겠다는 결심으로 노파를 죽이고 돈을 빼앗는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 작은 범죄 하나가 수천 가지의 선한 일로 보상될 수는 없는 걸까? 한 사람의 생명 덕분에 수천 명의 삶이 파멸과 분열로부터 구원을 얻게 되고 "

p244 " (라주미힌의 말) 무언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너 같은 족속들은 그 일을 마치 닭이 알을 품고 다니듯하지 !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도용하기까지 해. 너희 같은 녀석들에게는 그 어떤 독립적인 삶의 징후라고는 없어! "

p400 " 정말로 나는 이(벌레)일 뿐이다. 그는 자학에서 오는 쾌감을 느끼며 이 생각에 달라붙어, 그것을 파헤치고 즐기면서 그걳으로 위안을 얻으며 계속 생각했다.... 첫째, 지금 내가 스스로를 '이'라고 생각하고... 둘째,... 욕망을 위해서일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위대하고 훌륭한 목적을 염두에 두었다고 전지전능한 신을 증인으로 세워 가면서 괴롭혔다는 점에서... 셋째,..... 가능한 한 공정성을 지키려고 ... '이' 중에서도 가장 무익한 '이'를 선택해 그것을 죽이고,.... 내게 필요한 만큼만 정확하게 그로부터 빼앗으로려 햇단 말이다. "

p470 " (소냐에게) 나는 당신에게 절한 것이 아니라, 온 인류의 고통에 절을 한 거요."

P481 " (소냐에게) 잠께 갑시다... 그래서 당신한테 온 거예요. 우리 모두 저주를 받은 사람들이야. 그러니 함께 갑시다! "

p616 " 나는 그때 알고 싶었던 거예요... 다르 사람들처럼 내가 '이'인가, 아니면 인간인가를 말이죠. 내가 선을 뛰어넘을 수 있는가, 아니면 넘지 못하는가! 나느 벌뻘 떠는 피조물인가, 아니면 권리를 지니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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