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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 #아고타크리스토프 #백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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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세가지거짓말 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궁금할 이야기.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였길래 이렇게 충격적인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 백수린작가의 번역이란 것이 그 궁금증을 더했다. 받아든 책은 이쁜 양장본의 얇은 책이었다. 휴가지에서 어울릴 책이다. 빠르게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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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를 모국으로 둔 작가는 독일과 러시아의 침략에 자신의 고향의 문화와 언어가 무너지는 것을 겪는다. 우여곡절 끝에 '난민' 신분으로 스위스로 이주해온 작가는 공장에서 노동자 생활을 하며 생활을 한다. '존재..'를 읽고 나서 깜짝 놀랐던 것 중 하나인 ‘여성작가'였다는 것이였다. 가사와 노동을 병행하며 힘든 난민생활을 버텨내며 작가의 꿈을 키우고, 결국에는 그 성공담을 만들어 내는 이야기가 진솔하게 펼쳐진다.
공장에서 반복노동을 하며, 시를 구상하고 쉬는 시간에 메모를 하며 시를 완성하고, 모국어를 쓸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는 프랑스어를 따로 공부하여 소설을 쓰고, 그 소설을 여러 출판사에 투고를 한다. 자신에 대한 믿음, 나는 괜찮은 작가다는 자의식은 결국 한 출판사에서 그녀의 작품을 출판해주기로 함으로써 실현된다. 바로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의 1부인 #비밀노트 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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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가 사라진 상황, 타국어들 사이에서 '문맹'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작가는 그저 지켜보진 않았다. 철저한 이방인이였으나 '이야기'을 만들고 지어내는 능력은 자신있었던 그녀의 자신감이 성공의 비결이 아니였을까? 10여개의 짧은 수필들은 어린시절의 그녀와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백하게 정리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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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점은 이 책 역시 컨텐츠의 양이 너무 적다. 120여페이지에 폰트나 자간도 넓직해서 원고지 200매 분량밖에 되지 않은 양이다. 물론 책에서 분량의 중요도가 그렇게 크기야 하겠냐마는 소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의 뒷이야기가 많이 궁금했던 독자 입장에선 조금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책을 아주 이쁘게 만들어 주었다는 점에서 위안을 찾기로 했다. 😁
덧,
책을 보다 영화 #페터슨 을 떠올렸다. 반복적인 일상, 버스운전사인 페터슨은 쉬는 시간마나 시를 쓴다. 생각을 그리고 글자로 옮기고 다시 눈으로 읽어 마음에 담는다. 60여년전 크리스토프도 그와 비슷한 생활을 했을 것으로 느껴졌다. '페터슨'은 하루의 마무리를 강아지 산책을 시키다 동네단골술집에 들러 술한잔하는 것으로 끝냈다. 그녀는 당시 어떤 '루틴'으로 삶을 살아냈을까? 다시 궁금할 뿐이다.
p49 " 처음에는 하나의 언어밖에 없었다. 사물들, 어떤 것들, 감정들, 색깔들, 꿈들, 편지들, 책들, 신문들이 이 언어였다. "
p88 " 시를 쓰는 데는 공장이 아주 좋다. 직업이 단조롭고,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으며, 기계는 시의 운율에 맞춰 규칙적인 리듬으로 반복된다. 내 서랍에는 종이와 연필이 있다. 시가 형태를 갖추면, 나는 쓴다. 저녁마다 나는 이것들을 노트에 깨끗이 정리한다. "
p97 "무엇보다, 당연하게도, 가장 먼저 할 일은 쓰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쓰는 것을 계속해나가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쓰는 것을 계속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누구의 흥미를 끌지 못할 때조차. "
p103 " 우리는 작가가 된다. 우리가 쓰는 것에 대한 믿음을 결코 잃지 않은 채, 끈질기고 고집스럽게 쓰면서.”
p124 [백수린] " '문맹'은 독서와 서사를 사랑했던 한 여자아이가 작가가 되는 이야기이며 동시에 사회적, 역사적 비극으로 인해 정체성을 상실한 한 인간이 언어를 배우며 자기 자신을 되찾는 이야기인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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