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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by 기시군 2023.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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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바람과별과인간 #김상욱 #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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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각오를 하자. 기존에 김교수가 써오던 교양물리학책에서 조금 수준을 높였다. 부제인 ‘원자에서 인간까지’의 진화과정을 압축적이지만 깊이있게 정리한 책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을 위한 지도책이다 p8 ’이며 내가 보기엔 한번 따라와 봐 하며 작정하고 쓴것 같다. 😃 라이벌은 #브라이언그린 의 #엔드오브타임 이다. 단지 브라이언과 다루는 범위만 차이가 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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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구성하는 단어들을 보면 내용이 나온다. '하늘', 단 하나의 입자가 어떻게 우주를 가득 채우게 되었는지, 그 법칙들을 설명한다. '바람', 시간에 따라 공간을 흐리는 바람은 '시공간'을 이야기한다. 별, 빅뱅에서 탄생한 수소와, 조금 지나서 만들어진 헬륨 말고 100여개의 나머지 모든 원소는 별의 성장과 폭파 과정에서 생성되었다. 그리고 ‘인간’, 하늘과 바람과 별이 어떻게 인간을 만들어 냈는가를 설명한다.

책을 구성하는 소제목과 내용들을 살펴본다.

*원자는 어떻게 만물이 되는가
빅뱅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원자, ' 원자는 불멸한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은 단지 원자들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에 불과하다. 여기에는 어떤 목적도 의도도 없다. p47 ' 원자도 재미있지만 원자들이 모인 분자들도 재미있다. ’산소 원자 2개가 모인 산소분자O2 가 있는가 하면 788개의 원자가 결합한 인슐린도 있p75‘다고 한다. 당뇨치료의 그 인슐인이다. 🙄

*별은 어떻게 우리가 되는가
지구의 모든 에너지의 근원은 태양이다. 태양은 근 4만광년안에 존재하는 유일한 별이다. 다른 별들도 많다. 늙은 별은 초신성이란 이름으로 폭팔하고 자기 내부에 가지고 있던 모든 다양한 입자를 우주에 뿌린다. 지구에 떨어진 어떤것들이 모여 우리를 만들었다.

*생명, 우주에서 피어난 경이로운 우연
생물은 화학기계다. 생존과 자기복제가 목적인데 아직 정확이 왜 그러는지는 모른다. 이 챕터에서는 생명의 탄생부터 세포, 다세포 생물을 거쳐 인간까지 오는 과정을 다룬다. 생명의 탄생의 이론은 분분하다. 생명은 ’엄청난 우연의 산물‘이라는 물리학자의 입장과 어떤 목적과 의도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지적설계론자들의 입장에 대해서도 한번더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다.  물론 난 물리학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 이 책을 포함, 여러 책에서 확인한 바로 생명의 진화는 DNA의 복제과정에서의 일어나는 작은 오류로 발생한다. 이 과정에 어떤 의도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난 믿는다.

*느낌을 넘어 상상으로
호모사피엔스라는 종에 집중하여 이야기들을 풀고 있다. 대표적 작가인 #유발하라리 #사피엔스 를 복습시켜주며 유사한 다른 학자들의 이론들도 소개한다. 특히나 '정보'에 대한 정의, '느낌'과 '감정'간의 우선관계 등 인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들을 정리하고 있다. 처음 보는 부분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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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김상욱교수는 전공인 물리기초에서 한참 원자의 구조 및 작동원리를 설명하다 화학으로 넘어오는 만행(?)을 저지른다. 😂 ’ 우리 몸이 바로 화학 공장‘이란다. 난 화학공식을 무척이나 싫어하지만 참고 봤다. 그래도 그런 인내의 결과, 우리가 보고 맛보고 느끼는 모든 신체작용이 ’전기신호‘라는 것 등 지금보다 조금 더 과학적 상식을 이해하게 된다. 문송이 입장에서 역시 과학에 한걸음 더 들어간다는 것은 괴로움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행위다. 😊

그리고, 제사보다 잽밥이라고, 본문보다 메인 챕터 사이에 부록처럼 끼워놓은 소챕터들이 더 재미있었다. 😁 과학자에게 ’신‘이란?  챕터에선 대작 #축의시대 의 핵심내용부터 중국의 제의문화(유교)와 인도, 바빌로이나의 신 이야기까지 짧지만 깊이있는 스케치를 그려낸다. 다른소챕터에서 발견한 문장이지만, '우주는 죽음으로 충만하고 우리는 원자로 영생한다.'라는 문장에 난 빠지고 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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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후반부는 #유발하라리 의 #사피엔스 등의 인류학적 접근이 많이 정리되어 있다. 인상적인 부분은 농경문화가 생산성의 이슈가 아니라 ‘마약’을 길러내기 위해서 시작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소개한 부분이다. 사실 초기 농경은 수렵채집보다 생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얼마전에 읽은 #불멸의열쇠 의 내용이 생각나는 부분이다.

저자는 팩트를 연구하는 것이 물리학, 허구의 체계를 연구하는 것이 인문학이라 믿는다. 오해는 말자. 여기서의 허구는 거짓말이라는 것이 아니라, 물질적으로 존재하진 않지만 인간들 사이에 신뢰를 통해 이루어진 체계들을 말한다.  오래 전 엔 종교였고 지금은 각종 제도, 시스템들이겠지.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배웠다. ‘창발’(하위 계층에는 없는 특성이나 행동이 상위 계층에서 자발적으로 돌연히 출현하는 현상)은 현재까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분이다.  과학안에서는 아주 많은 ‘창발’의 케이스들이 있다. ‘ 기본 입자가 모여 원자가 되고, 원자가 모여 분자가 된다, 이때마다 창발이 일어난다. 이렇게 본 입자는 원자와 단절되고, 분자는 원자와 단절된다.p385 ’ 분자단위에서 생명단위로도 ‘창발’된 결과다. ’창발‘을 어떻게 볼 것인가. 그것은 가설들만 있고 인정받지 못해 모른다 뿐이지. 모른다는 이유로  ‘창발’현상(특히 생명)을 무언가의 의지의 개입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과학적이니 못한 태도라는 점에 동의한다.

방심해서 조금 어렵게 읽었지만, 김교수의 책 답게 즐거웠다. 교양과학의 첫 책으로 이 책을 읽기보다 동일저자의 #과학공부 등 초기작을 과알못들에겐 추천한다. 😁

덧,
참고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학과 종교의 불화는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진화를 인정했으며 빅뱅이론이 신적 창조자의 관여와 모순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즉 신적 창조자가 있다해도 개별 진화나 과학일반에 고관여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마 종교를 가진 과학자들이 이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

p32 “ 양자역학에 따르면 전자는 띄엄띄엄한 에너지만을 가질 수 있다….. 양자역학은 전자의 ’위치‘가 아니라 ’상태‘를 기술한다.

p34 ” 보통 원자에 공급되거나 방출되는 에너지는 ’빛‘이다. 수소 원자에 빛을 쬐면 전자는 높은 층으로 이동하고, 수소 원자가 빛을 방출하면 낮은 층으로 이동한다. “

p47 ” 원자는 불멸한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은 단지 원자들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에 불과하다. 여기에는 어떤 목적도 의도도 없다. “

p53 ” 우리 몸 질량의 99퍼센트는 단지 5개의 원자로 되어 있다. “

p55 “ 양성자의 반지름은 수소원자의 10만분의 1에 불과하다. ”

p59 “ 단백질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효소가 되기 때문이다. 효소는 생명체 내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생화학 반응을 제어한다….. 생명체가 뭔가 하려 한다면 대개 그것을 실행하는 것이 단백질이다. ”

p71 “ 초기 지구에는 산소가 많지 않았다. 그러다가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시아노박테리아가 나타났다. 광합성은…. 태양광을 이용하여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과정이다. ”

p76 “ 전자기력은 전하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다. 전하에는 양전하와 음전하, 두 종류가 있다….. 전자가 한 원자를 완전히 떠나 다른 원자로 이동하여 결합이 만들어지면 ’이온결합‘… 사이좋게 공유되면 ’공유결합‘… 집단적으로 원자들의 결합을 매개하면 ’금속결함‘이다.

p78 ” 맛을 느끼는 과정은 복잡하지만 혀가 감지하는 것은 원자가 아니라 전하다…. 눈으로 얻는 시각 정보가 뇌로 전달….몸에서 정보는 전기 신호를 전달되는데, 정확히 말해서 나트륨 이온과 칼륨 이온이 세포막을 이동하며 만드는 전류 신호다. ”

p128 “ 산화는 생명이 에너지를 만드는 방법이기도 하다. 규소는 무생물의 뻐대이고, 탄소는 생물의 뼈대다. ”

p131 “ 산소와 규소가 만나 결정을 형성하면 ’수정‘이라는 보석이 된다. 이 과정에 수분이 더해지면 수정이 무지개 색을 띠게 되는 데, 이것이 ’오팔‘….. 크롬 원자가 약간 첨가되면 ’루비‘…. 티타늄과 펄 등이 더해지면 ’사파이어‘가 되며, 크롬이 더해지면 초록색 ’메머랄드‘가 된다. ”

p149 “ 3억년전 식물을 죽어도 썩지 않았다. … 식물의 뭄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 진것이 석탄이다. 석유는 수생 동식물의 몸이 쌓여 만들어 진것이다. ”

p150 “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의 75퍼센트는 수소다. “

p193 ” 많은 이가 동의하는 생명의 속성은 ’자기 자신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이 있어야 하며 번식을 통해 ’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p220 ” 효소는 단백질이다.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는 유전자에 들어 있다. “

p253 ” 진화가 만들어낸  DNA의 전략은 잉여를 잔뜩 만드는 것이다…. 대체 누가 언제, 어떤 단백질을 얼마만큼 만들라고 지시하는 걸까?…. DNA 단백질 정보가 담겨있지 않아 쓸모없어 보이는 부분에 그 열쇠가 있는 것 같다. ‘

p262 “ 물리학은 우주에 의도나 목적이 없다고 말해준다. 그렇다면 생명은 우연히 생겨난 자기 복제 기계에 불과한 것일 수 있다. ”

p309 “ 동물이 육지생활에 적응하지 물에 알을 낳은 일이 번거로워 졌으리라. 그래서 3억 3000만 년 전쯤 양막류가 등장한다. …. 양막류는 암컷이 자신의 몸 안에 알을 낳고 몸 안에서 수정시킨다. 수컷의 정자가 암컷의 몸속에 들어가야 수정이 이루어질 테니. 이제 생식기를 이용한 ‘짝짓기’가 필요하다. 섹스의 탄생이다. ”

p324 “ (우리가) 침팬지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 500만년 전…. 250만 년쯤 지나자 우리 조상은 석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100만 년 전이 되자 조악한 석기는 거대한 손도끼가 되었다. 또 50만 년 전이 되자 불을 사용했다.”

p326 “ 한 인간이 사회에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의 수는 150명이라 생각되며, 이를 ‘던바의 수’라고 한다. ”

p327 “ 호모 사피엔스는 35만 년 전쯤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 빙하기가 시작되던 10만년 전부터 지금까지 인간의 뇌 크기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5만년 전 ‘인지 혁명’이라 불리는 사건이 뇌에서 일어나 우리는 비로소 인간이 되었다. ”

p328 “ 진화심리학에서는 언어, 생물, 물리, 심리의 기본 개념을 처리하는 일종의 인지 모듈이 생긴 것으로 이해하는 학자들이 있다.

p349  “ 자주 사용하는 시냅스 연결은 강화되고 사용하지 않는 연결은 약화된다. 이것이야말로 기억과 학습의 근본 원리로 ‘신경가소성’이라 부른다. ”

p360 “ 의식이 무엇인지, 생각이 무엇인지 아직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의식과 생각이 존재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의미는 필요 없다. 정보 과학이 알아낸 놀라운 결론이다. ”

p367 “ 필자의 눈에 밈(도킨스)은 자연과학적 용어이기라기보다 사회과학적 개념이거나 일종의 은유로 보인다. ”

p372 “ 다마지오의 ‘신체 표지 가설’에 따르면 신경계에서 감지된 정보는 느낌으로 인지되며 감정은 그 다음에 온다. 화가 나서 숨을 거칠게 내쉬는 것이 아니라 숨을 거칠게 내쉬는 행동을 뇌에서 ‘화’라고 해석한다는 것이다. ”

p381 “ 금은 금원자가 모인것이다. 은은 은원자, 철은 철 원자가 모인것이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원자는 없다. 다이아몬드는 탄소원자가 보인 것이다. 원자는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수준에서 물질의 근원이다. ”

p382 “ 한글 자모가 기본입자라면 단어는 원자라고 할 수 있다. ”

p388 “ 지구상의 생물은 탄수화물, 지질, 단백질로 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탄소를 기반으로 한다….. 탄소야말로 생명의 원자이다…. 생명체에게 탄수화물은 주로 에너지, 지질은 주로 세포막의 성분이다. 그렇다면 제어장치는 무엇일까? 답은 단백질이다. 생명체에게 필요한 각종 화학 반응의 스위치를 적절히 켜거나 끄는 물질이 단백질이라는 뜻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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