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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by 기시군 2023.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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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다하면죽는다 #김혼비 #황선우 #문학동네 #총총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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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총총 시리즈가 서간을 모은 책이란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번책의 주인공 중 한명이 애정해 마지 않던 작가 김혼비라니. 편지라는 형식이 주는 약간의 꾸밈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은 나로서도 참을 수는 없었다. 여자축구, 술, 축제자랑이야기부터 #다정소감 까지 애독을 해온차에 서간문이라 건너뛰긴 어려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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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든 아담한 책엔 이번에 처음알게된 멋진언니 #황선우 작가와 언제나처럼 유머센스 넘치는 김혼비 작가위 20편의 편지가 가득히 담겨있었다.

앞부분의 몇통에서 서서히 친해져간 둘은  시간이 흐르며 자신들과 자신들을 둘러싼 사회의 사건들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과로와 번아웃은 워킹우먼들인 둘을 어떻게 괴롭히고 있는지, 그걸 어떻게 해결해 가는지를 주고 받는다. 아프지 말라 위로를 건내고, 위로에 감사를 하고, 차곡차곡 쌓이는 여성들 사이에 만들어지는 우정과 교감의 흔적을 둘러볼 수 있다. 💌

편지를 주고 받던 도중에 일어난 10월29일 이태원사태를 두고 몸서리처지며 같이 아파하는 두사람의 말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그들의 애도의 방법과 태도에 공감 할 수 밖에 없었다. 답답하고 망연한 시절을 보내는 방법들을 아는 베테랑 들이다. 서로에게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관계란 소중한 법이다. 이들의 관계가 보기 좋은 이유가 그 것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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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서로롤 웃기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마음의 안정을 찾을 때 쓰기위해 ‘목탁’을 주문해 사용하는 작가 김혼비의 진실함을 이해한다. ☺️ '젖은 미역의 시절'을 보냈던 황작가를 구원해준건 '의지가 강한인간이어서가 아니라 꺽이지 않는 식욕' 덕분이라는 말의 경건함도 납득이 된다. 애정과 개그센스가 함께 하는 글을 즐겁다. 그들의 글이 즐거웠던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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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같은 팟캐스트에 참여도 하는 모양이다. 간간이 뒷풀이했던 이야기도 나온다. 이 어마어마한 글빨들이 모여 말빨을 세우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 구경한번 해 보았으면 싶다. 술 하면 김혼비다. 술을 사랑하는 김혼비는 술이 자신을 허술하게 만드는게 좋다고 한다. 나 역시 그렇다. 허술해질 때 나눌 수 있는 진심들이 있다. 풀어지며 만들어낼 수 있는 개그감도 더 생긴다. 술 이야길 하니 다시 술이 땡긴다. 각설하고. 이 두 여장부들의 건투를 빈다. 화이팅이다. ☺️

덧,
어제 위의 본문을 쓰고 ‘화요’한잔을 했다. 술기운에 진지하게 목탁이 사고 싶어져서 검색을 했다 3~4만원이면 살 수 있었다. 결재 직전 떠오른 ‘소리는 민폐다’라는 생각에 참을 수 밖에 없었다. 나에겐 그 대신 염주(😌응?) 가 있고 몇개의 피젯토이가 있느니 심신안정의 도구는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설득해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었다. 😁

p11 “ 회사를 계속 다니는 이유에 대해 ‘퇴근하는 게 너무 좋아서 출근을 멈출 수가 없다’고 설명하다니 이보다 완벽한 답은 없을 것 같습니다. ”

p35 “ ‘빅토리 노트’에서 이옥선 작가님은 노자의 사상을 인용해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고 경고했습니다. 다 같이 잘사는 사회를 위해서는 지나친 열심과 부지런을 금지하고 대신 한 템포씩 느리게 가자고 이야기합니다. ”

p71 “ 그저 하루하루를 충실히 사는 데 급급하다보면 그렇게 성실하게 게을러지기도 하더라고요. ”

p103 “ 프로이드의 애도가 고인의 타자성을 지워버리는 ‘망각의 애도‘라면, 데리다의 애도는 고인의 타자성을 내 안에 기억으로 보존하는 ’기억의 애도‘일 텐데요….슬픔은, 그리고 기억은, 아무리 없애고 싶어도 박혀 있는 것이니까요. 가시처럼. ”

p109 [대화]
“그 사람 말이야.”
“누구?”
“이름이 부조리 이런 느낌이야. 축구 감독.”
“아. 무리수?”
“무리뉴겠지.”

p124 “ 상사를 나설 때마다 늘 마주하게 되는 진실도 마음에 다시 새겨봅니다. 나도, 내 주변 사람들도, 죽음을 품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것. 가슴 한켠에 저마다 깊은 슬픔을 묻고 사는 존재라는 것도.”

p181 “ 극도의 긴장상태에 몰리면 일부 극도의 내향인들에게서 생존본능처럼 발현되는 ’긴장성 외향인 돌변증‘ 덕에 평소보다도 높은 텐션으로 무사히 잘 끝냈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서늘할 정도로 아슬아슬한 날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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