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Life

다정한 무관심

by 기시군 2023. 8. 18.

✔️
#다정한무관심 #한승혜 #사우

💝
부제가 '함께 살기 위한 개인주의 연습', 좋은 개인주의자가 되기 위한 실전 예제가 가득한 학습서(?)다. 몇 년전 제목이 눈에 들어 찜해놓고 있다가 이제야 읽었다. 읽길 잘했다 싶다. 물론 이미 공감하고 있는 주제이나 실전에 적용될 때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중요하지 않은가. 개인주의자로써 아군의 지원을 받는 기분으로 읽었다. ☺️

💝
대놓고 하는 혐오와 차별, 갑질은 티가 많이 나서 사람들이 알아서들 잘 피한다. 문제는 우리 일상에 교묘하게 스며들어 있는 폭력과 집단주의의 흔적들이다. 저자는 꼼꼼하게 이기주의가 아닌, 타인을 배제하지 않은 좋은 개인주의를 고민한다. 4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의 주요 요지를 본다.

*1장 포함과 배제를 넘어 개인으로 서기
상대방이 몇살인지가 왜 이렇게 중요할까? 상하를 나눠야 원활한 대화가 이루어진다고 믿는 우리 대화습관의 기저에는 무엇이 깔려있을까?  칭찬은 안그런가? '어디 출신치고는 좋아', '여자치곤 뭐뭐가 좋아', '주부치곤 뭐가어쩌구'. 구별짓기 안에서 행해지는 칭찬은 그것이 칭찬일까?  

*2장 그럼에도 여성에 대해 더 많이 말해야 한다
클럽에 가는 여성은 남성과 똑같이 즐거운 춤과 우연한 이성의 만남을 꿈꾸며 가는 것이지 약에 취해 강간을 당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 낙태를 허용한다고 낙태가 '남용'되지는 않는다. 먹고사니즘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여성들일지 모르겠다. 여성에 대해 말할 것이 많다.

*3장 혼자인 채로 함께 사는 법
우리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사람으로 바라보며 살고는 있는걸까? 난 지불을 했고 그들은 돈을 받았으니 일(힘들거나 말거나)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자본주의적 사고만으로 나와 타자간의 관계가 원할하게 돌아갈까? 배려와 역지사지가 빠진 자본주의는 돈없는 사람들에겐 지옥이다.

*4장 개인주의 연습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라는 말에 시비걸 사람은 없다. 다만 일상에서 우리는 사람을 수단으로 도구로 대하는 법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플랫폼이, 시스템이, 나와 타자 사이를 가린다. 보이지 않는다고 벽 너머의 사람이 있다는 걸 잊으면 안된다.

💝
여성이든, 노동이든, 아픈사람들 앞에서 흔히 벌이는 배틀이 있다. 불행배틀이라고. 그 유명한 '라때는 말야'의 시전이다. 너 힘들다고 하지만 난 더 힘들었어. 여자라고 차별받는다고? 남자들은 먹고살려고 별짓을 다해. 택배가 뭐? 택배비 주잖아. 나 살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그런 사람들까지 신경을 써? 넌 먹고살만한가보다.

기본 이야긴 건너 뛰자. 작가는 두가지를 명확하게 이야기한다. 내 개성을 인정받고 싶어하듯, 타인의 개성을 있는 그대로 재단하지 말고 인정하라고, 제발 간섭과 오지랖은 참고 최소한의 거리를 두는 무관심 먼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힘든사람들, 곤란한 상황에 처한 이들은 그냥 보아 넘기지 말라고, 당신도 언제 어느때 그 처지가 될 수 있음을 잊지말고  당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다정함을 가져달라 부탁한다.

💝
위악보다는 위선이 좋다는 작가의 말에 동의할 수 밖에 없다. 위악은 인간 내면의 악다구니를 그대로 내보내는 폭력이다. 최소한 위선은 내 피부에 붙은 뽀드락지를 화장으로 가리기라도 하려는 마음의 치장이다. 모두가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는 세상이라면 최소한의 상식으로, 최소한의 위선적인 행동으로나마 나와 같은 아픔을 겪을 수 있는 사람들과 같이 살아갈 수 있다. 정답이 아니라 최소한을 원한다.  

정감가는 책이다. 내 마음 같은 글이 가득이다. 내가 다정한진 잘 몰라도 확실한 개인주의자인것은 맞다. 최소한 타인들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 한, 난 내 개인주의적 행복에 집중할 것이다. 그리고 작은 내 힘이 닿는 곳에 다정해야할 사람이 있다면 다정할 것이다. 물론 나의 타자성을 인지도 못하는 이들에겐 무감한 무관심을 보낼 수 밖에 없다. 그게 내 성격에 맞는다.

덧,
개인적인 이야기이자 책의 논지와 같은 이야기를 덧붙힌다. 난 업무적이나 사적인 일이나 사람들을 처음 만날때 가능하면 나의 나이와 학벌, 출신 등은 물어보지도, 말해 주지도 않는다. 몇살 많다고 형이라 부르고 싶지도 않고 몇살 어리단 이유로 형님소리 듣고 싶지도 않다. 너무 많은 경우, 사람들은 그들이 궁금한 몇개 단어의 이미지로 나를 재단하려 한다. 나이값을 못한다는 둥, 장남이라 책임감이 강하다는 둥, 출신대학이 어디라서 뭘 잘한다 못한다는 둥 듣고 있자니 날 두고 자기들 마음대로 기준으로 칼부림질을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많이 싫다.

p7 “ 개인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의미는 이러하다. 개인의 존재와 가치가 국가나 사회 등의 집단보다 우선이라 생각하며, 개인을 중심에 두고 모든 것을 규정하고 판단하는 사상, 사고방식, 가치관, 신념, 태도, 기질을 말한다….. 즉 전체주의나 집단주의와 대립되는 사상이다. ”

p12 “ 타인에 대해서는 쉽게 규정짓는다. 성별, 학벌, 출신지, 결혼 여부 등으로 뭉뚱그려서 파악한다. 자신은 너무나 복잡한 반면, 타인은 너무 단순한 대상으로 취급하곤 한다. ”

p30 “탈코르셋‘은 어디까지나 여성 개개인이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와 해방감을 맛보는 데 의의가 있을 뿐, ’여성적인‘ 것으로 상징되는 기표를 전면 부정하고 없애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

p58 “ 소수자, 마이너적인 정체성을 전면 부정하지는 않되, 티 내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을 ‘커버링’이라 부른다. …. 요약하면 ‘어떤 낙인이 찍힌 사람들이 그 낙인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행위’를 이야기한다. …. 오히려 커버링을 통해 차별이 교묘해짐으로써 구체적인 개선을 요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

p66 “ ‘애엄마 같지 않게 예뻐요.’ 애엄마는 도대체 어때야 한다는 생각하는 것일까? ‘나이에 비해 굉장히 젊어 보이세요.’ 나이를 생각하면 어떻게 보여야 한다는 것일까? ‘다른 여자들 같지 않게 개념이 있군요.’ 본래 여성은 개념이 없다는 것을 성정하고 하는 말인데, 이 말이 과연 칭찬일까? “

p112 ” 클럽에 간 여성들 개개인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냥 춤을 추고 싶었을 수도 있고,… 혹은 괜찮은 섹스 상대를 찾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다. 많은 남성들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그럼에도 사회는 여성의 욕망만을 금기시한다. 욕망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여성은 극단적인 위험까지도 감수한 것으로 간주한다. 무슨 일을 당해도 자업자득이라는 태도를 보이인다. “

p133 ”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우리는 끊임없이 ’완벽한‘ 피해자를 찾아 헤맨다. 그러나 ’악마‘나 ‘괴물’처럼 철저하게 악의로 똘똘 뭉친 ‘완벽한’가해자가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완벽한’ 피해자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

p162 ” 눈치는 약자의 언어라고 한다. 본인들도 인지하지 못했겠지만, 그토록 무신경하면서 무례하기 짝이 없는 용감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이유는 그렇게 해도 되기 때문이다. “

p188 ” (카카오택시와 같은) 플랫폼 시스템은 소비자에게는 분명 최고의 만족을 선사한다. 하지만 언제나 소비자이기만 한 사람은 없다. 우리 모두 소비자이기도 하지만 현편으로는 노동자일 수밖에 없기도 하다. “

p198 ” 정부가 빈곤계층에게 지급하는 주거 지원금 및 가난한 이들이 힘겹게 벌어들인 돈 대부분이 고시원과 쪽방, 신쪽방을 소유한 부유층에게로 다시 흘러 들어간다. 그러면서 빈곤을 둘러싼 일종의 ‘비즈니스’가 완성된다. ”

p228 “ 우리의 발언이 궁극적으로 누구에게 가서 닿고 우리가 하는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면 좋겠다. ‘13평이도 충분히 살 만하다’나 ‘13평에서 어떻게 사냐’ 모두 비슷한 지점에서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이다. ”

p236 “우리가 종종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즐기고 향유하는 것들이 실은 누군가의 고통과 눈물을 담보로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

p256 “ 결국은 다른 무언보다 결핍과 불안함을 견뎌내는 개개인의 내면의 힘, 무언가에 기대고 싶은 마음을 견디는 균형감각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할 한다. ”

p276 “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 나의 행복을 증명해주지는 않는다. 더 심한 폭력과 고통이 존재한다는 것이 내가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 수는 없다. ”

p300 [작가의 말] " 책을 쓰며 다시 한번 깨달은 사실은 이 세상 누구도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신세를 지지 않는 무해한 존재로 살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최대한 자신의 해로움을 줄이려 애쓰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에게 기대고 폐를 끼칠 수밖에 없는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직시하는 것, 동시에 타인을 감내하고 이해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인문학 #에세이 #독후감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 #추천도서 #bookstagram #book #책추천 #책소개 #서평 #독서노트 #독서기록 #책리뷰 #리뷰 #기시리뷰 #다정한무관심_기시리뷰

'Cul-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와 빨강  (0) 2023.08.22
라쇼몬  (0) 2023.08.20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0) 2023.08.16
춘추에서 전국까지 & 고우영 열국지  (0) 2023.08.14
저스트 키딩  (0) 2023.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