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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현대사상입문

by 기시군 2023.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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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상입문 #지바마사야 #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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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철학자 특유의 친절함이 배여있는 책이다. 현대사상이라고는 하지만, 주로 프랑스의 현대철학자, 포스트 구조주의 학자들을 다루고 있다. 물론 책 후반부에는 이 들을 이해하기 위해, 니체,맑스 등 일부 철학자들의 논지를 같이 정리해 주는 서비스도 포함된다. 😊 이렇게 쉽게 풀어쓰는 책들을 혐오하는 지식인분들이 있는것도 안다. 하지만, 데리다, 들뢰즈, 푸코 등 이름만 들어봤지 원서는 읽어볼 엄두도 못내는 나같은 ’지식소비자‘에겐 꽤나 유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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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주요 철학은 3명의 현대사상가를 요약해 본다.

*데리다 : 개념의 탈구축
이항대립은 두가지 개념의 대결이 아니라 양쪽이 서로 의존하는 ’중지,유예‘의 상태로 판단한다. 이항대립의 근본은 ‘말’이라 본다. 입말(파롤)보다 글말(에크리튀르)이 다양한 해석과 오해의 가능성이 높다. 나쁜것이 아니라 그 전제로 교류해야 한다. 한쪽을 마이너스로 보는 암묵적 가치관을 의심하고 마이너스 입장에서 사고하는 태도를 말한다. 승패가 유보된 상태. 대표적인 개념으로 ’파르마콘(독 또는 약으로 해석되는 그리스어)적인 것‘이 있다.

*들뢰즈 : 존재의 탈구축
같은 이항대립을 놓고 그의 철학을 정리한다. 그에게 있어 차이는 동일성에 앞선다. 주종,상하관계가 아닌 리좀(옆으로 이어지는 다방향적인 관계성)에 집중하며, 모든 상태와 상황(프로세스)는 ’항상 도중(중간)이며, 결정적인 시작도 끝도 없다p68’고 판단하고 있다. 리좀의 세계엔 단절과 무관계성도 존재하며 무관계성의 ‘무책임성’을 긍정한다. ‘리좀‘적으로 사물을 보는 것을 존재의 탈구축이라 한다.

*푸코 : 사회의 탈구축
사회적 측면에서 우리 피지배층은 수동적이 아니라 ‘지배받는 것을 적극적으로 바라는p86’구조안에 존재한다는 시각.  정상과 비정상을 구별하는 것에 대한 질문이 바로 푸코다.  정상적인 것은 주류, 다수, 메이저리티를 말하고, 비정상적인 것은 ’ 귀찮은 것, 방해되는 것‘에 대한 중심권력의 명명이다. 정상과 비정상을 좋은 정체성과 나쁜정체성으로 구별해서는 안된다고 푸코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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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간략하게 포스트구조주의자들을 살펴봤다. 그럼 구조주의는 무얼까? 구조란 패턴이고 구조주의는 패턴으로 사물과 사건을 이해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포스트구조주의는 이 중심에 있는 패턴에서 벗어나는 일탈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시간의 역순으로 올라가 보자.  이러한 현대사상의 원류에는 또 다른 유명한 철학자들이 있다. 니체는 질서를 지향하는 ’아폴론적인 것‘과 혼란과 위험을 상징하는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이중구속을 제시함으로써 이 들 현대사상가들의 기초를 제공한다. 프로이트는 디오니소스적인 것을 억압된 ‘무의식’이라는 연결고리로 이었으며, 칸트는 그 이전의 경향인 ’세계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벗어나 ‘인간은 세계를 어떻게 경험하고, 보고 있는가’하는 해명에 주력하는 근대철학의 방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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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하면서, 분량문제도 있었지만 라캉 등 정신분석쪽은 건너 뛰었다. 현대 뇌과학이 발달이 이들의 논의에 상당부분을 의미없게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오히려 책 후반부에 간략하게 언급되는 ’메이야수‘라는 현대철학자의 분석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는 ‘ 인간의 해석에 좌우되지 않는 그저 단적으로 동일적으로 존재하는 물자체로서의 실재,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전혀 무관한 존재, 이유없이 우연이 존재하는 인간’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어릴때 주어 읽었던 (실제 얼마 이해도 못한) 몇권의 포스터모더니즘 관련 책으로 이 사상은 그저 탈중심으로 세상엔 정답이 없어다라는 식의 불가지론자들의 요설로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된것은 이 철학 계열들의 관심은 소외받는 타자들과의 긍정적인 관계 재정립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교양서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생각’을 깊게 하며 읽은 독서여서 기억에 남는 책이 될 것 같다.

덧,
책 후반부에 ‘철학책 읽기’ 팁 같은 것을 알려준다. 내가 과학책이나 좀 난이도가 있는 분야의 책들을 대하는 태도와 비슷한것 같아서 언급해 두고 싶다.  내 식으로 말을 살짝 바꿔본다.  어려운 책은 한번의 통독으로 이해할 수 없다. 저자는 얇게 덧칠하듯이 ’빠짐‘이 있는 읽기를 여러번하는 편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유사한 책을 여러권읽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모든 독서는 불완전하기 때문에 세세한 부분은 건너뛰어도 된다고 말하고 있다. 덧붙이자면 중심의 줄기만 놓지지 말고 따라가기만 해도 반은 성공이다. 😊  

p22 “ 이항대립을 탈구축하는 것 …… 거기에는 타자와 마주하고 그 타자성 = 고유성을 존중한다는 윤리가 있고, 또한 함께 살기 위한 질서를 임시로 유지한다는 것이 이면의 테마로서 존재하고 있습니다. ”

P29 “ 능동성과 수동성이 서로를 밀치고 뒤엉키면서 전개되는 회색 지대가 있고, 바로 거기엔 삶의 리얼리티가 있습니다. ”

P49 “ 이항대립에서 마이너스라고 여겨지는 쪽은 ’타자‘쪽입니다. 탈구축의 발상은 불필요한 타자를 배제하고 자신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되고 싶다는 생각에 개입하는 것입니다. ”

P65 “ 동일한 것이 나열되어 있는 차원을 들뢰즈는 ’액추얼actual,현동적‘이라고 부릅니다. 그에 반해, 그 배후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여러 관계성의 차원을 ’버추얼 virtual,잠재적‘이라고 부릅니다…… 버추얼한 차춴이…세계의 진자모습이라는 것이 를뢰즈의 세계관입니다. ”

P88 “ 푸코의 사상에 항상 있는 것은 권력구조, 혹은 푸코의 말로 하면 ’통치‘의 시스템 바같을 생각하는 의식입니다. ”

P118 “ 쇼펜하우어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세계가 질저 정연한 ‘표상’으로 보이는 한편, 세게란 사실상 오로지 매진해 나갈 뿐인 ‘맹목적 의지’이며 우리는 그것에 휘둘린다는 논의를 전개합니다. ”

P133 “ 디오니소스적인 것(니체), 맹목적인 의지(쇼펜하우어), 무의식(프로이트) 같은 근대적 개념은 인간 자신이 안에 포함하게 된 그 어둠의 다른 이름이라고 정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그 어둠이란 형상 내지 이데아를 반드시 따르는 것은 아닌 질료, 물질의 전신(변신)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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