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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열외 인종 잔혹사

by 기시군 2023.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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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외인종잔혹사 #주원규 #한겨레출판 #제14회한겨레문학상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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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작가의 #소설가라는이상한직업 을 읽다가 추천받은 작가다. 내 기억엔 #메이드인강남 이라는 조금은 상업소설(?)를 쓴 르포작가 정도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장작가가 극찬할 정도라니 당연히 궁금해 질 수 밖에, 작가의 데뷰작이 마침 2023년도에 개정신판이 나와서 바로 구매해서 읽었다. 예전판 디자인을 보니 일취월장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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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주요인물과 1개의 큰사건이 벌어지는 소설이다. 학교도 다니지 않고 나쁜짓만 하고 돌아다니는 10대 청소년 기무는 무슨 게임회사 이벤트에 당첨되어 '총'한자루와 총알을 들고 코엑스몰에 가라는 지령을 받는다. 세상 재미없는 판에 재미있는 일이 생겼다 싶다. 그 곳에는 몇명의 열외자들이 더 모여있다. 스펙도 없이 신약 인체실험자 모집에 동원되어 정규직의 꿈을 불태우는 윤마리아, 신약을 먹으면 7만원을 준다는 약속에 코엑스몰에서 윤마리아를 만나기로 한 70대 태극기부대 노인 장영달, 용산에서 노숙자 궐기대회에서 얼쩡거리다가 우연찮게 코엑스몰로 오게된 알콜중독 노숙자 김중혁이 그들이다. 그들이 다 모인 어떤 한 순간 큰 사건이 발생된다. 양의 머리의 가면을 쓴 수십명의 괴한들이 코엑스몰을 격리하고 사람들 모두를 포로로 잡는다. 우리의 열외자들도 그 포로가 되었고, 반항하는 일반 시민 몇명은 벌써 양머리들에게 사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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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사건 열외인간이 표현했지만, 우리사회 낙오자,비주류 인간이라 해도 표현해도 무리가 없다. 그들 모두가 '노력(아니 노오력)'이 부족해서 낙오자가 된 것은 아니다. 나름의 필사적인 경쟁을 통해 열내인간의 열망을 꿈꾸던, 혹은 꿈꾸었던 사람들이다. 소설은 이 들의 분노를 한곳에 모아 폭팔시킨다. 이유있음의 분노를 이유없어 보이는 폭력의 현장까지 끌고가는 스토리텔링의 긴장감은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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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문학과 게임의 경계선, 모든 문학상 수장작들의 미덕을 배제한 유니크한 모습의 소설이였다. 사건의 폭팔 이후의 사건의 마무리가 그렇게 선명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으나, 그것 역시 은유와 풍자를 목표로 하는 소설의 목적에는 크게 어긋나는 것 같지는 않다. 좋은 각본과 감독을 만나 영화화 된다면 작품의 가치가 더 에스컬레이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봤다. 좋은 문제의식과 속도감있는 필력을 가진 작가라는 점은 분명히 확인했다. 장강명작가가 허언을 할 사람은 아니다. 😊 여러 책들 중 몇권은 더 살펴볼 생각이다.  

덧,
궁금하여 작가 인터뷰 등도 찾아봤다. 본업이 목사님이었다. 우리사회의 천민자본주의 경향성을 강하게 비판하며 한국교회 역시 양적성장과 부흥을 외치며 천민자본주의 자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강한 비판을 쏟아내는 멋진 목사님이였다. 의외였지만 덕분에 호감도는 더 올라갔다. ☺️

p25 “ 목적도 이유도 없다. 보이는 건 지하철이요. 사람이요. 건물이요, 계단이요. 소주병일 뿐이다. 광록의 표현을 빌리면, 노숙자들이 이러한 상태로 몰입하는 것은 적멸의 경지였다. 뇌의 모든 기능이 멈춰버리는 경지. 생각이란 게 더는 필요 없게 된 상태. ”

p199 “ 양머리들은 푸드 코트에만 집결한 게 아니었다. 이들은 1조와 2조, 그리고 3조로 나뉘어 움직이는 것으로 기무의 눈에 파악되었다. ”

p210 “ 이곳에서 우리는 웃기지도 않을 만큼 기가 막힌 기계적 노동의 노예가 되어 살아왔다. 아침 시간만 되면 지옥철 속에서 서로의 역한 냄새를 맡아가며 살아왔고, 종일 사무실이든, 학교든, 여하튼 감옥을 떠올리게 하는 꽉 막힌 곳에서 기름칠 덜 된 윤전기처럼 돌고 또 돌았다. 컴퓨터 자판과 시름했고, …. 이러한 삶만이 절대적인 것으로 선전하고 책동하는 몇몇 착취자들의 사탕발림에 속도 또 속아 잉여의 헌신을 최선의 미덕으로 믿기까지 했다. 그것만이 우리의 신이었고, 동시에 우리의 희망이었기 대문이다. ”

p237 “ 그래서 만약 70킬로그램이 넘는 동지들이 있다면 그녀들을 색출해내어 우리 식대로 처형할 것이니 그리 알도록. ”

p372 [작가의 말] “ 경쟁과 착취, 혼돈과 모순 , 그로 인해 어느 순간 돌이켜본 우 리들의 현실은 천민자본주의 막작에서 비로소 드러나버린 ‘열외인간’이라는 낙인뿐입니다….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요. 이런 것이 정녕 오늘의 우리들이 쏟아내는 분노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는 걸가요. 이 어처구니없는 현실 앞에서 소설은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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