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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7인의 집행관

by 기시군 2023. 9. 26.


#7인의집행관 #김보영 #폴라북스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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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에서 책소개를 읽자마자 바로 구매했다. 믿고있는 김보영 작가였으며 시놉이 무척흥미로웠다. 최신작은 아니였으나 2013년도 장편을 전면 개작했다고 하니, 트랜드에 뒤떨어질 것 같지도 않았다. 표지가 약간 촌스럽다는 불만은 있었으나 망설일 이유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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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이 극도로 발달된 사회, 주인공 흑영은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죄로 7번 사형에 당해야하는 처지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다양한 환경에서 총으로 칼로 다양한 방식에 다양한 집행관으로부터 죽음을 당해야 한다. 조직폭력배들 사이에서 난도질을 당해야하는 첫번째 사향 스테이지부터 피비린내가 넘친다. 잘리고 끊어지고 쫓고 도망간다. 쉽게 죽지 않는 흑영. 끝까지 쫓아가는 집행관. 결국 7번의 사형은 이루어질 것인가. 사형이 진행되며 흑영의 기억은 지워졌다 다시 채워지며, 집행하는 집행관들의 숨겨진 사연들이 조금 씩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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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쉬 액션소설이다. 그저 잔인한 액션만 담은 것이 아니다. 느와르의 품격에, 신화적인 무게감을 얹고, 디스토피아적 SF미래관 안에서 미친듯한 캐릭터들이 내 달린다. 아마 무지막하게 들어갈 제작비 때문에 영화화 할 수 없는 컨텐츠일 것이나 혹시라도 잘 만들어진 영상이 나온다면 그 매력은 훨씬 배가될 것이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권가야 라는 만화가가 있었다. #남자이야기 라는 액션만화가 연상되었다. 소설만들어지는 이 정도 ‘뽀대’라면 인정하고 넘어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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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고 있는 이야기는 차분히 바라보면 어떤 꿈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긴세월에 걸쳐, 장자의 나비의 꿈을 꾸듯, 현실과 꿈 사이에 오고감을 이야기한건 아닐까 한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떠오른 이야기가 스스로 달려나가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고 있더란다. 독자인 우리들은 이야기를 따라가다 방황할 수도 있다. 왜 이들은 서로 죽고 죽이는걸까? 하지만 그것을 고민하고 읽을 책은 아니다.  만들어져 놓여진 새로운 꿈의 흔적을 더듬어 가는 즐거움을 누리면 그 뿐이다.

p69 “ 나는 산에서 짐승을 뜯어 먹고 살다가 광기가 도지면 마을로 내려가 아이들을 잡아 먹었다. 외양간에 들어가 소나 돼지의 피를 빨다가 마을 남자들의 쇠스랑과 낫을 들고 잡으러 오면 그들조차도 목을 물어뜯어 죽였고 광기가 잦아들면 다시 산속으로 도망쳤다. ”

p81 “ 나는 언제나 제정신이었고 지금도 그러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단 한번도 미친 적이 없었다고. 그렇다면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는 이 세상 전체가 미친 것이다. “

p119 ” 삶이 죽음보다 더한 고통임을 가르쳐 주고 싶었을 뿐이다. “

p158 “ 이 전체가 내기다. 이것이 내 최후의 사기극이다. 일생 거짓말로 살아온 자가, 죽음에 이르러 마지막으로 벌이는 연극이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채로, 무슨 연극을 하는지도, 관객이 누구고 내가 고른 배우가 누군지도 모르고, 각본이 뭔지도 모르고. 누구와 싸우고 어떻게 이기는지도 알지 못 하고. 기가 막히는군. 생각하자니 웃음이 났다. 조건이 열악해도 분수가 있지. 미친 짓이다. 하지만 언제는 내가 미치지 않았던가. “

p438 ” 흑영이 모든 세계에세 운명을 바구겠다는 내기. 그러면 귀신은 운명을 본래의 궤도로 되돌리려 집행을 개입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드러내게 됩니다. “

p462 ” 내가 만드는 모든 것에 내가 깃들었다. 두려워하는 것, 원하는 것, 꿈꾸는 것, 협오하는 것, 동경하는 것, 경멸하는 것, 그 손에서 태어나 는 것은 늘 정이 아니면 반이었다. 꼭대가 아니면 바닥이었고, 이상이 아니면 시궁창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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