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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by 기시군 2024.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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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죽음을이야기하는방법 #줄리언반스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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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동안 장바구니에 담겨있던 책이었다. 다행인건지 이번 개정증보판으로 발간된 줄리언반스 세트에 포함 되어서 이쁜 디자인의 새책으로 읽게 되었다. 수다쟁이 반스(이 책을 통해 느꼈다. 500페이지…😌)의 죽음론이 궁금했다. 일단 마음에 들었던 내용은 반스 자신도 하루에 한번정도는 죽음을 생각한다고 한다. 공감을 하며 나만 그런건 아니구나 안도하며 책을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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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만 접하던 반스의 첫번째로 읽게된 에세이다. 에세이라는 단어가 주는 가벼움과는 다르게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룬다. ‘죽음’. 예순을 갓 넘긴 시점에 쓰여진 책이다. 조금더 죽음이 한발자국 가까워진것을 느낀걸까. 아니면 병마에 고통스러워하며 죽어갔던 아버지 때문인걸까. 반스는 자기 주변의 인물들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다양한 작가와 철학자들의 ‘죽음’ 이야기를 소화하고 있다. 마침 몇살차이 나지 않는 친형은 철학자이다. 그와의 대화를 통해 ‘죽음’을 가늠하고,  역시 평범하지 않은 무신론자 맑시스트 어머니의 노화와 죽음으로의 길을 통해 ‘죽음’을 헤아린다.

건방떠는 리처드도킨스을 얄미워 하면서도 무시할 순 없고, 키에르케고르, 몽테뉴의 잠언을 되새긴다. 에밀졸라와 같은 문학인이 말하는 죽음의 길도 거닌다. 거친 산책에서 좋은 문장들을 거두어 들인다. 죽음 이야기를 즐겼지만 이 500페이지 가득 죽음만을 주제로 생각을 하다보니 생각보다 에너지소비가 많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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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스의 어머니는 죽음을 앞두고 ‘갈래면 빨리가든가’를 이야기할 수 있는 분이였고, 반스는 자칭 ‘행복한 무신론자’였다. 그러던 그가 죽음을 헤아린다. ‘철학자가 된다는 것은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p88’ 라는 말과 ‘ 철학자는 철학적 사색을 통해 죽음을 연습한다.p94’는 말을 통해 철학을 통해 죽음을 헤아리는 법은 조금은 알듯도 했고, 숱하게 인용되는 많은 죽음에 대한 정의, 절차, 의식, 제도을 통해 좀 더 죽음에 다가간 느낌이기도 하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할 순 있어도 웃으면서 죽음을 맞이할 방법은 없다 말하는 걸 아닐까? 행복한 무신론자 반스가 덜행복한 불가지론자가 된 이유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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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도 ‘별로 행복하지 않은 무신론자인 나’의 자각에 흔들림이 없는 걸 보면, 나는 아직 좀더 늙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든다. 🙂 그래도, 다음의 반스의 말에게는 깊게 공감한다. ‘ 죽음은 인생을 정의하는 섬뜩한 사실의 하나다. 죽음을 줄기차게 의식하지 않는 한, 인생의 의미를 이해하는 첫발을 내디딜 수 없다.p259’  죽음을 고민하는 것도, 책을 읽는 행위도 ‘현재 진행중인 나’의 인생을 이해하는 과정 중에 하나일 뿐이다.

✍ 한줄 감상 : 죽음을 둘러싼 지적수다의 모든것

p78 “ 각설하고, 이것은 나의 ‘자서전’이 아니다. 그렇다고 ‘잃어버린 부모님을 찾아서’ 따위의 이야기도 아니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은 그들이 어떻게 죽었는가를 헤아리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

p85 “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는, 삶의 아마추어다. “

p91 “ 몽테뉴는 죽음을 물리칠 수 없는 우리가 ‘죽음에 반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한시도 놓지 않는 것’이라고 믿었다. “

p123 “ 물론 에술은 늘 그렇듯 하나의 시작, 하나의 비유에 불과하다. “

p129 “ 몽테뉴는 ‘종교의 가장 확실한 토대는 삶에 대한 경멸이다’라고 말했다. “

p164 “ 소설은 아름답고 균형 잡힌 거짓말로 힘겹고 빈틈없는 진실을 봉합합니다. “

p175 “ 노인들의 조언은 겨울 햇살 같아서, 빛나기는 해도 우리를 따스하게 해주진 못한다. “

p184 “ 무신론은 귀족적이다. 그리고 (리차드)도킨스의 으스대는 말투에선 옛 기독교의 냉혹한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

p206 “ 죽음을 향해 떠나기 전에, 나는 극심한 고통, 두려움, 그리고 내 주위에서 오가는 불분명하고 에두른 말들에 격한 분노를 느낄 것이다. “

p253 “ 죽음은 복합적인 선택의 문제지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까?’의 문제는 아니며, 선택권에 있어서 호방하리만큼 민주적이다. “

p273 “ 현대에 와서 우리는 죽음을 가급적 보이지 않는 것으로 만들며, 또 절차의 일부로 만들어버린다. “

p309 “ 문학은 이 세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가장 속 시원히 알려주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문학은 또한 그 세계에서 어떻게 하면 가장 잘 살 수 있는지도 말해준다. “

p385 “ (철학자 존 뮤어) 인생은 길지도 짧지도 않다. 다만 지리멸렬한 대목들만 있을 뿐이다. “

p403 “ 50세 이후에는 10년마다 뇌의 원래 무게에서 2퍼센트가 사라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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