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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경비원입니다 #패트릭브링리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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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큰 상처가, 상실이 온몸을 덮을 때, 우린 ‘ 애를 쓰고, 꾸역꾸역 긁고, 밀치고 매달려야 하는 종류의 일 p69’을 할 수가 없다. 그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적다. 한없이 침잠하거나 도망칠 곳을 찾을 것이다. 여기 특이한 선택을 한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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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형을 병으로 잃고, 원하던 #뉴요커 잡지사 직원의 길을 포기하고 상처 입은 자신을 달래기 위해 주인공 브링리는 메트로폴리탄 경비원에 취직을 한다. 박물관엔 2백만 개가 넘는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세계 3대 박물관이다. 시간제 비정규직이지만 그는 이곳을 선택했다.
다른 일을 찾을 수 없었다. 이곳의 일은 작품과 사람들을 지켜보는 일. 이것은 너무나 단순하고 직관적이며, 공간에 몸을 묶어두긴 하지만 작품과 내 생각사이에는 무한한 자유로움이 있는 곳. 박물관의 삶이다.
비슷한 일을 반복하며 매일 접하는 퇴근길, 힘든 하루를 마치며 지하철 덜컹임에 몸을 맡긴 사람들을 보며 그는 생각한다. ‘ 그들이 나만큼이나 실존적이고 승리하고 또 고통받았으며 나처럼 힘들고 풍요롭고 짧은 삶에 몰두해 있다는 사실’. 타자의 삶이 내 안에 비춰질 때, 우리는 한걸음 더 성숙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떠나지만 그에게 몇 년간의 박물관 생활은 많은 선물을 남겼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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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감상하는 하나의 방법론을 배웠다. 교과서적인 지식을 버린다. 화풍과 색감, 기교에 대한 지식을 덮어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지켜보며 내 눈에 작품의 어떤 것을 흡수할 기회를 넉넉히 주는 것’. 명작이라는 이름에 짓눌려 작품감상을 지식으로 했던 지난날에 대한 반성이다.
몇 년 전, 거의 없는 기회였지만 운 좋게 네덜란드에 반 고흐 박물관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출장길에 얻은 하루 휴가의 일부시간을 박물관에 쓰기로 했다. 같이 간 동료들의 온갖 투덜거림이 기억에 남지만, 더 강하게 뇌리에 박혀있는 장면은 고흐의 #감자먹는사람들 의 실물을 눈앞에서 봤을 때의 감동이었다. 온통 머릿속엔 고흐의 노란색과 걸작들 이름이 떠다녔지만, 몇십 센티 앞에서 바라본 ‘감자 먹는 사람들’은 고흐를 지우고 그림 자체로 삶의 울림을 깊게 남겨주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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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길게 본 젊은이의 한 때의 삶을 잘 지켜보았다.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을 것 같다. 예술가의 현현으로 가득한 공간 한쪽 구석에 서서 사람들과 작품을 지켜보는 일은 저자가 표현한 것처럼 일종의 ‘탐험’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한편으로는 부러웠고 또 한편으로는 인생을 짧게 보는 나의 용기 없음에 자책이 들게 만드는 책이었다.
✍ 한줄 감상 : 시간을 조금 더 투자해, 책에 나오는 그림을 찾아보며 읽으면 책 읽는 즐거움이 두 배가 되는 책 ☺️
p58 “ 내게 뉴욕은 마천루, 옐로 캡, 멋진 거리와 유명한 건물들이 가득한 도시이자 뒤처지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발 디딜 곳을 찾아야만 하는 도시였다. 그러다가 형이 병에 걸렸다. 뉴욕은 하루아침에 암 병동의 병실과 형의 퀸스 아파트만 남은 도시가 되었다. “
p87 “ 예술 작품은 말로 단번에 요약하기에 너무 거대한 동시에 아주 내밀한 것들을 다루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침묵을 지킴으로써 그런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
p206 “ 너무 많은 방문객들이 매트를 미술사 박물관이라고 생각하면서 예술에서 배우기보다는 예술을 배우려 한다. 또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는 모든 정답을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이 감히 작품을 파고들어 재량껏 의미를 찾아내는 자리가 아니라고 넘겨짚는다. “
p239 “메트(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4대 관장인 J.P모건은 희귀한 필사본과 예술품을 사 모으느라 자시의 현금 자산 대부분을 써버렸고 그의 수집품 중 약 7천 점은 현재 메트가 소장하고 있다. “
p322 “ 가능하면 미술관이 조용한 아침에 오세요. 그리고 처음에는 아무하고도, 심지어 경비원들하고도 말을 하지 마세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면 눈을 크게 뜨고 끈기를 가지고 전체적인 존재감과 완전함뿐 아니라 상세한 디테일을 발견할 만한 시간을 스스로에게 허락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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