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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거장과 마르가리타

by 기시군 2024.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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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과마르가리타 #미하일불가코프 #정보라 #민음사 #민음사세계문학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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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골 이 스탈린시대에 살았다면 이런 작품을 남겼을까? 지금까지 본 러시아 문학 중 가장 독특한 작품이었다. 악마가 주요 인물로 출현하는 작품은 파우스트 이후 처음인듯하기도 하다. 작가적 ‘영감’이라는 것이 어떻게 적용되는 걸까 궁금하기만 하다. 그 시대, 이런 어드벤처 소설 같기도 하고 종교소설 같기도 하면서 시대 풍자극 같은 작품을 어떻게 만들어 내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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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두가지 줄기로 진행이 되어간다. 물론 후반부에 두 이야기가 (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마무리가 된다.  

먼저, 소련을 찾은 흑마술 전문가라는 ‘볼란드’교수와 그 무리들은 환상적인 기술들을 부리며, 사람 목을 자르기도 하고 없었던 서류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사람의 기억을 지워버리거나, 아주 멀리 날려 보내기도 하면서 모스크바 대형극장에 초대형 흑마술쇼를 벌이기로 한다. 볼란드를 처음 목격한 ‘이반’이라는 시인은 어떻게든 이들의 정체를 밝혀보려 하지만 오히려 정신병자로 몰려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된다. 

입원한 병원엔 ‘거장’이라 불리우는 소설가가 있었다. 그는 예수의 최후 순간을 로마 총독 빌라도의 입장에서 그려낸 소설을 쓴 작가이나, 자신의 재능에 절망해 사랑하는 연인 마르가리타를 떠나, 병원에 칩거하는 생활을 하고 있고, 마르가리타는 사랑하는 거장이 어디 있는지 몰라 괴로워하고 있었다. 

이런 마르가리타를 찾아온 볼란드는 그녀를 특별한 공간에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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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러시아 문학을 공부했던 #정보라 작가가 직접 번역한 작품이다. 작품해설도 직접 썼고, 해설 덕분에 작가를 조금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불가코프는 지금은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에서 신학교수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성직자 집안에서 자랐고 덕분에 순수한 유물론자라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러시아 백군에 입대하기도 하고, 각종 전쟁에서 큰 부상을 당해 평생 고통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의 그는 소설가보다는 희극 작가로 먼저 알려졌지만 첫 작품인 ‘트루빈 가족의 날들’부터 반혁명적이란 평가로 평탄치 못한 삶을 살아왔다. 이 작품은 그의 생전엔 발표되지 못했으며, 1967년부터 시도된 출간노력이 결국 1989년에 가서야 원본 그대로 발표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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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유신론자로써, 선과 악은 그의 문학의 주요 테마였을 것이다. 그 양면성을 담고 있는 인간 자체의 본질을 그는 환상적인 배경과 인물들 비현실적인 사건들을 통하여 그려냈다. 가장 중요한 부분, ‘살아 있는 예수의 이미지p671’를 소비에트 문학의 틀 안에서 그려내는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는 시도를 작가 생애 마지막 작품인 이 작품에서 그려 내었던 것이다. 

환상 속에 살아있는 디테일들도 대단하다. 인간군상들의 충돌과 욕망을 적나라하게 펼치기도 한다. 마법쇼에 흥분하여 돈과 물질에 발광하는 인간들의 묘사라든지, 작가 조합과 극장의 관료들의 이기적이며 속물적인 태도 등은 풍자소설로도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작은 단점 두가지,  700페이지에 가까운 두께와 언제나 그렇듯 복합한 러시아 이름을 외우는 일이다. ☺️

✍ 한줄감상 : 환상문학의 양식을 통해 스탈린시대의 인간본성과 갈등을 깊게 바라보게 해주는 독특한 소설. 특히 사회주의 시대, 억압받던 종교의 서사로 의미, 대안, 예술에 대한 메타포를 실현한 마지막 작품.

p52 “ 모든 권력은 사람에 대한 폭력이며 언젠가는 황제의 권력도, 다른 어떤 권력도 전부 없어지는 때가 올 거라고요. “

p128 “ 테라스 근처에서 뛰어다니는 고양이들의 얼굴에 아침의 표정이 어려 있었다. 낮이 걷잡을 수 없이 시인 위로 덮쳐 왔다. “ 

p239 “ 사랑이 우리들 앞에, 마치 골목에서 살인범이 땅속에서 솟아나듯 나타나는 것처럼 그렇게 갑자기 뛰어 들어와서 우리를 동시에 놀라게 했오. “ 

p244 “ 그가 소설을 읽었소. 그는 마치 내가 빰에 염증이라도 가득 일어난 사람인 것처럼 나를 쳐다보더니 한쪽 구석을 곁눈질하고는 창피하다는 듯이 히히 웃었소. “ 

p362 “ 그날 밤 모스크바에 이것 말고도 이상한 일들이 얼마나 더 많이 벌어졌는지 우리는 알 수도 없고, 물론 알아내려 하지도 않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는 이 진실한 이야기의 제2부로 넘어갈 때가 되었다. 독자여. 나를 따르라! “ 

p411 “ 아래층에 사는 존경하는 세입자의 얼굴에 돼지 코가 생겨나고, 손과 발에 발굽이 돋아난 것이다. “ 

p449 “ ‘토파나’라는 인물은….. 성자의 그림이 그려진 유리병에 비소와 아편이 든 물을 넣어 화장품으로 팔았고, 내용물을 아는 여자들은 남편을 독살하는 데 이것을 사용했다. “ 

p495 “ 전 더 이상 아무런 꿈도 꾸지 않을 것이고, 영감도 이젠 없습니다. 주위 사람들도 이 사람만 빼고는 아무에게도 관심이 없습니다. “ 

p604 “ 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내게 선으로 무엇을 할 것이며, 땅 위에 그림자가 사라진다면 이 땅은 어떻게 보일 것인가? “ 

p631 “ ‘영원히! 이 말에 의미를 부여해야 해.’ 거장이 중얼거리며 마르고 갈라진 입술을 핥았다. “

p640 “ ‘그를 풀어 주세요!’ 마르가리타가 언젠가 마녀였을 적에 외쳤던 것처럼 꿰뚫는 듯한 소리로 갑자기 외쳤고, 이 외침 때문에 산에서 자갈이 떨어져 나와 귀가 먹을 듯한 굉음을 내고 온 산을 뒤흔들며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으로 떨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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