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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생물체는항복하라 #정보라 #래빗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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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보라 작가 책이다. 또 샀다. 😉 나의 지름으론 어림도 없겠지만, 난 정보라 작가가 책을 많이 팔아서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픈 신랑도 빨리 병이 나았으면 좋겠고, 누구처럼 포르쉐도 탔으면 좋겠다. 데모하는 사람은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는 편견을 깨는 1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멋진 사람이 더 멋지게 사는 세상을 그려본다.
얼마전에 올린 #아무튼데모 의 소설화 작업이다. 일종의 리얼리즘 소설이며, 한편으로는 SF소설이며, 환상소설이다. 웃음과 눈물이 사람들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지구상의 비인간 생물체와의 관계에서도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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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제목들부터 심상찮다. 앞의 3편의 개요들을 살펴본다.
#문어
비정규직강사 노조에서 열심히 활동 중인 나는 대책 없는 위원장님 때문에 매일매일이 골치다. 이번엔 학교에 갑자기 나타난 문어(같이 생겼지만 외계인으로 추정되는)를 아무 생각 없이 삶아 먹어버렸다. 검은 양복들이 출동해 나와 위원장을 검은 빌딩으로 끌고 가 심문을 하기 시작한다. ‘왜 먹은 겁니까? “
#대게
신랑이 되어버린 위원장님과 수산시장을 지나는데, 대게한마리가 러시아로 도와달라고 하는 일이 벌어진다. 러시아 쪽 전공인 난 그 말을 알아들었고 그(그놈)을 구매해서 구해낼 수 있었다. 러시아에게 특수 고용된 게는 위원장님과 소주를 마시며 노조조직에 대해 토의를 한다. 과음을 한 게는 대짜로 뻗어자는데, 게의 대짜는 大가 아니라 非자 형태로 퍼잔다.
#상어
사랑하는 남편이 결혼 1년도 안되어 암에 걸렸다. 도움을 주시던 시어머니도 편찮으셔 입원을 하셨다. 막막한 상황에서 옆 병상의 아저씨가 명함 한 장을 준다. 기적의 신약으로 무엇이든 고칠 수 있다는 업체 소개내용. 반신반의하면서도 나는 그 회사를 찾아간다. 그곳엔 빨간색 피부의 상어 한 마리가 갇혀있다. 심상치 않다.
이어지는 #해파리 는 구미지역 불법파견을 벌이는 외국계 회사와의 투쟁과정에서 접촉(?)하게 되는 해파리이야기이며, #고래 는 일본의 방사능류 방류에 대항하는 활동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검은 고래이야기다. 자연스러운 연작들이다. 단 한편 #개복치 만큼은 약간 결이 다르다. 아주 어린 선우라는 아이가 경험하게 되는 개복치와 돌고래, 수중에서의 모험을 담은 동화 같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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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의 이름은 ‘예브게니’라고 한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푸시킨이 여러 번 주인공 이름으로 썼던 이름이라고 한다. 왠지 낭만 있다. ☺️ 그리고 이 연작소설집의 제목을 ‘포항소설’로 하려고 했단다. 신랑과 결혼을 하고 사는 곳을 포항으로 옮기고 나서 일상을 녹여서 쓴 소설들이라 그렇게 작명했다고 하는데, 주변사람들이 다 뜯어말려서 그 제목을 못썼다고 한다. 나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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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이렇게 엉뚱하면서도 리얼하게 녹여내는 SF소설이라니 재미있고도 반갑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개복치’같이 사랑스러운 아이의 상상력과 감수성이 넘실 거리는 작품도 같이 담겨있으며 노조나 운동의 어려움과 고통,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도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소설화시키는 모습에서 역시나 ‘정보라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아무튼 많이들 구매했으면 좋겠다. 정보라작가 돈 벌어주기 프로젝트라도 하고 싶다. ☺️
✍ 한줄감상 : 명랑 리얼리즘 SF소설 👍
덧,
우연이겠지만, 외국계 회사의 비열한 수작에 작가는 #치아라마 라고 하는 이번 선거의 이슈가 되는 문장을 구현하고 있다. 😅 미래를 예측한 건가? 신기하면서 반가웠다.
p37 (문어) “ 모 국립대 분회장님이 식사 자리에서 살짝 해준 뒷이야기에 따르면 우리 노조가 ‘잘못 건드리면 학교 하나 날려버릴 수 있는 ‘집단으로 소문이 났다고 한다. “
p45 (문어) “ 나는 위원장님이 각종 해양 생물을 해체하는 식생활에 참관하는 관계가 되어 다시는 문어를 먹지 않겠다는 결심은 무너져버렸다. ‘문어’와 ‘무너져’로 말장난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써놓고 보니까 그렇게 됐지만 괜찮아 보이니까 굳이 고치지는 않겠다. “
p61 (대게) “ 30년 경력의 활동가로서 남편이 제안한 최선의 대응책은 노동조합을 만들어 사용자 측, 이 경우에는 러시아연방 정부에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작업에 참여한 대게 전체를 위해 체계적인 노선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
p62 (대게) “ 남편과 대게는 소주를 각 세 병 정도 마시고 나더니 왠지 내가 없어도 자기들끼리 무리 없이 의사소통을 하기 시작했다. “
p69 (대게) “ 이 남자와 결혼한다면 마지막 순간까지,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싸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질 줄 알면서도, 도망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언젠가는 끌려 나가 사라지더라도 어쨌든 끝까지 고개를 높이 들고 목청껏 외치면서 사라질 수 있을 것 같았다. “
p180 (개복치) “ 어쨌든 집에 갈 때까지는 선우도 개복치를 흉내 내어 따뜻한 햇볕을 느긋하게 즐기기로 했다.
p208 (해파리) “ 나는 하늘에서 죽음을 담은 빛의 파편들이 꽃처럼, 비단처럼, 모든 색으로 빛나며 쏟아져 내리던 꿈을 떠올렸다. “
p230 (고래 ) “ 인류세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지구 환경이 변화되는 지질시대를 말한다. 예를 들면 인간이20세기말부터세기 현재까지 지하수를 너무 많이 퍼 올려서 지구 자전축이 기울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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