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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침팬지 폴리틱스

by 기시군 2024.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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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폴리틱스 #프란스드발 #장대익 #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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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알릴레오북스 선정도서인데 다른 책 보느라 피드가 늦었다. 숙제 비슷하게 따라가야 하는 책들이 있는데 게으름 탓에 여의치 않다. 이 책 ‘침팬지폴리틱스’는 작년부터 #유시민 작가가 몇 개 방송에서 언급한 적이 있어서 나름 알려진 책이다. 인간과 그나마 유사한 유인원, 침팬지의 정치적 행동을 긴 시간 관찰 분석한 책으로 호모류의 정치성향, 원칙, 흐름 등을 집어볼 수 있다는 점을 유작가는 꽤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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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0년전 이야기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넓은 공간을 제공했던 네덜란드 ‘아른험 동물원’의 30여 마리 침팬지 무리들을 아주 오랜 시간 관찰 기록한 프란스드발의 세밀한 첫 책이다. 침팬지 무리의 권력관계와 변화, 투쟁, 갈등의 해소 등을 실시간으로 관찰하여 기록한 소중한 자료이며, 인간 사회에 반추할 수 있는 좋은 레퍼런스로 기능을 높이들 평가하고 있는 듯하다.
 
이야기의 핵심은 수컷 4마리의 권력투쟁이다. 관찰시작시점에서 오랜 시간 군림했던  ‘이에룬’이라는 침팬지가 도전자 ‘라윗’과 어떤 과정을 통해 권좌에서 내려왔는지, 그리고 그가 권력을 지키기 위해 10여 마리의 암컷의 지원으로 어떻게 방어를 했는지부터 중요 이야기는 시작된다. 문제는 ‘라윗’이 권력을 쟁탈하기 위해 3인자 리키는 라윗을 도와 암컷을 견제하는 과정, 그리고 라윗이 권좌에 올랐을 때, 다시 이에룬과 니키가 연합하여 라윗을 끌어내리는 과정이 다이내믹하면서도 끔찍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불행히도 가장 덜 리더스러운 니키가 권력을 쟁탈하는 장면으로 후반부는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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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 사회의 리더는 ‘보완관’ 역할을 잘해야 새끼나 암컷의 응원을 받아 권력을 인정받는 구조이다. 이에룬과 라윗만 해도 무리 중 다툼이 있을 때 약자의 편을 드는 확률이 60% 이상으로 꽤 높았다. 그러나 개념이 좀 부족한 니키는 공정한 보안관 역할을 20%대 정도밖에 수행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권력 기반은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마마라고 하는 암컷 우두머리의 역할은 컸다. 수컷 모두는 이 암컷 무리의 지지를 유지하는데 집중했다. 다만 모자랐던 니키만 그 중요성을 몰랐던 듯. 암컷들이 도움 없이 니키는 권력투쟁에서 몰락하고 만다. 인간의 정치와 침팬지의 정치는 다르다. 하지만 지켜보고 있자면 상당히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아마 유작가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가 아닐까 한다.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정치의 몰락에 대한 질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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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로 참석한 장대익교수의 이야기에서 또 다른 측면의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 생물의 진화과정에서 파충류 때만 해도 공감능력이 없었다고 한다. 포유류에 넘어와서야 겨우 ‘겨울 신경세포’가 발달했는데, 이건 ‘동정심’ 정도의 감정이라고 한다. 고통을 당하는 동족의 모습을 보며 ‘아프겠다’ 정도의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고, 그 이상의 역지사지의 감정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인간만이 가능하다고 한다. ‘당신의 고통을 내가 이해한다’라는 문장은 상당히 무겁고 깊은 진화의 결과라는 것이다. 

600만 년 전 침팬지와 인간은 분리되었다. 현대 뇌과학은 그 이후 인간에게 ‘신피질’이라는 전두엽 앞쪽 주름진 기관을 선사함으로써 침팬지와는 다른 감정, 교류, 발전, 동감의 다양한 변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 듀발 계통의 학자는 침팬지와 인류의 공통점을 찾는 것에 좀 더 집중을 하고, #다정한것이살아남는다 의 작가 브라이언헤어 등의 계통의 학자들은 유인원과 인류의 차이점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이 되었든 좋은 연구 결과들을 우리에게 알려 주었으면 한다. 

방송에서도 나온 이야기. 보편과 특수. 인류 보편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침팬지 사회를 보고, 그 안에서 인간의 특수성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두 패널과 사회자의 말에 공감한다. 그들의 말대로 ‘사실’만으로는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없다. 하지만 ‘사실’이 없으면 ‘가치’ 자체를 만들어 낼 수도 없는 것이다. 우리 사회와 침팬지 사회를 같아 봐야 하는 이유다. 

✍ 한줄감상 :  그냥 침팬지 사회의 관찰기로도 재미있고, 인간사회를 비추어보는 기록으로도 훌륭한 책. 

p49 “ 게슈탈트(전체)란 단순한 부분들의 합 이상이며 지각을 학습한다는 것은 구성 부분들이 규칙적으로 전개되는 여러 가지 패턴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이다. “

p73 “ (암놈은) 두목 수놈과 교미할 때는 절정에 다다를 즈음 쇳소리를 내지르지만, 다른 수놈과 ‘밀회’를 즐길 때는 거의 그렇지 않았다. ‘밀회’ 때는 비명을 지를 때 나타나는 얼굴 표정을 여전히 짓고 있지만, 일종의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른다. “ 

p129 “ 엄밀히 말해서, (두목에 대한) ‘인사’란 헐떡이는 것처럼 짧고 빠르게 ‘아하아하’하는 소리를 계속 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암놈은 대게 수놈 우위자가 자신의 성기를 검사하고 냄새를 맡을 수 있게 엉덩이를 내민다…’ 프레젠팅(presenting)’이라 한다. “ 

p142 “ 라윗과 이에룬이 암놈을 끌어들인 사회적 책략은 사실 단순한 신체적 대결보다 더욱 깜짝 놀랄 일었다. “

p151 “ 자기의 부하를 지키는 것을 머뭇거리는 리더는 자신을 지켜내는 데에도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 

p164 “ 우리는 싸움의 결과가 사회적 관계를 규정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사회관계가 싸움의 결과를 결정했다…. 다른 구성원들의 태도에 의해 그들의 실력이 결정되는 것과 같았다. “

p232 “ 침팬지 암놈은 평균 35일의 월경 주기를 가지고 있으며 약 14일 동안 성기가 완전히 부풀어 오른다. 이 매력적인 시기에 접어든 암놈들은 어른 수놈 한 마리와 줄잡아 5시간마다 한 차례씩 짝짓기를 한다. “ 

p234 “ (수놈의 구애행위) 등을 곧게 펴고 앉아서는 양다리를 넓게 벌려 발기된 성기가 분명히 보이도록 한다..... 교미 자체는 15초를 넘지 않으며…. 매우 드물긴 하지만, 암놈이 머리를 돌려 서로 마주 보면서 성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다. “ 

p246 “ 이에룬이 일인자의 자리에 있을 때는 그놈 혼자서 집단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교미의 4분의 3 정도를 독점했다. 

p255 “ 침팬지 암놈은 섹스를 할지 안 할지를 자기 마음대로 결정한다. “ 

p270 “ 수놈이 암놈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은 주로 육체적 우월성에 기인한다. 한편 암놈끼리의 서열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보다 ‘성격’과 ‘나이’다 

p275 “ 인간들 사이에서 전략은 합리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합리성은 의식과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합리적 해답에 이를 수 있으며, 때로는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의식적으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 선택은 ‘결과에 대한 추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 

p289 “ 협력은 반드시 공감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특히 어른 수놈들이 사회적 지휘에 대한 경쟁을 벌일 때는 더욱더 그렇다. 반면 암놈들이나 새끼들은 공감에 치우친 개입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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