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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키노 시네필

by 기시군 2024.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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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씨네필 #키노 #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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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나라에 올린 지 얼마 안 되어 연락온 구매자와 통화를 하게 되었다. 금액 네고는 아니었고, 차가 없어 99권의 책을 받아올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날씨 좋은 봄날 주말이었고 드라이브 삼아 서울 반대쪽 구매자의 집까지 책을 배달해 주었다. 영화과 학생인 구매자는 산더미 같은 책들을 받고 너무 행복해하며 감사하단 말을 반복하였다. 그때가 창간호부터 폐간호까지 8년간 모아 온 영화잡지 ‘KINO’와의 작별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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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 평론가로 대표되는 어렵기로 악명높은 키노를 그렇게 열심히 사서 모았던 이유는 영화에 대한 사랑도 있었겠지만, 영화지식에 대한 욕심이 앞섰던 이유도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본격 평론의 경우는 반의 반도 이해하지 못하며 책장만 넘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키노가 20년 만에 단행본으로 돌아왔다. 그때 필진이 모여 키노 없는 20년간의 영화시간을 글로 옮겨냈다. 개인적으론 조금 감격스러운 감흥이 있는 이벤트다. 어떤 것들이 실려 있는지 소개하고 싶다.

*키노 최고의 영화감동 왕가위와 정성일의 서신이 책의 앞을 장식한다.
*매년 베스트 무비를 뽑았던 키노다. 20년간의 베스트 무비를 선정했다.
(순위는 스포라 알랄려드리겠다. ☺️)
*인터뷰들이 많다. 탕웨이, 스티븐연, 이제훈, 박정민, 최우식 그리고 송강호
*작가주의 영화들에 대한 묵은 한을 푸는 많은 챕터들이 넘친다.
*감독들을 만난다. 키노식 인터뷰 이창동, 연상호,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등
*나홍진은 인터뷰가 아닌 분석으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앞으로의 우리 영화에 대한 챕터들이 책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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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가 한국영화 현장의 밥차를 좋아한다는 말에 웃었고, 스티브 연이 작품을 더해가며 어느 순간 연기에 깨달음을 얻는 순간 행복했다는 말이 부러웠다. 이창동 감독에게 #밀양 의 의미와 무의미 사이에서의 ‘고통’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기자가 멋져 보였고, 그 답으로 감독도 아이를 잃은 경험이 있다는 말에 ‘밀양’ 분위기가 다시 머릿속에 환기됨을 느낄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과 극화를 같이 만드는 연상호 감독은 실사영화 현장에서도 모니터 로만 연기를 본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화면으로 만나게될 관객의 위치에서 연출을 한다는 것이다.

나홍진의 작품들을 좋아하면서도 왜 작품들이 좋은지를 설명하지 못했었다. 책에 실린 나홍진론을 읽으며 그가 가진 영화론을 약간은 이해할 수 도 있겠다 싶었다. 그의 영화들은 스릴러가 아니라 ‘호러’였고, 문제의 원인을 찾아 해결점을 찾는 것이 스릴러라면 ‘호러’는 상대의 정체를 안다 한들 그 재앙을 막을 방법은 없다는 점이 차이점이라 한다. 그래서 #추적자 , #황해 , #곡성 은 그렇게 핍진성을 넘어서는 빈 서사로도 관객 ‘현혹’에 성공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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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깊이 있게 진행된 박찬욱, 봉준호의 인터뷰는 피드 분량 상 이야기도 못 꺼낸다. 🥲 정말 20년간의 영화 이이기를 정성껏 잘 정리한 책이다. 아니, 20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과거를 먹고 자라난 ‘영화’와 ‘영화인’들의 깊은 이야기들을 잘 압착시켜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내었다. 편집자들의 욕심 덕에 큰 판형에 꽤나 많은 기사들로 차 있어 볼륨이 꽤나 크다. 슬쩍슬쩍 건너뛰며 읽었는데도 한참의 시간을 썼다. 물론 아깝지 않다. ‘상품’으로서의 ‘영화’보다 ‘예술작품’으로서의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을 즐기기에 너무 반가운 시간이었다.

✍ 한줄감상 : KINO를 좋아했던 사람들에겐 너무나 반가운 20년 만에 날아온 선물보따리.

p183 “ 배우에 대한 글은 쉬운 것 같지만 어렵다. 어떤 순간만 보거나 표면만 보고 묘사할 수는 있지만 자칫하면 배우나 사람이 배제된 작품이나 캐릭터, 이미지만 그리게 된다. “

p185 “ (송강호, 남극일기) 인간의 설명할 수 없는 고독과 고립에 대한 문학적 수사도 좀 멋지게 보였고요. “

p205 “ (이창동, 밀양) 그러니까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거나 타인의 고통이 본질적으로 내 것이 안된다는 문제가 인간의 문제가 돼요.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이해하는가는 그만큼 중요하고 본질적이죠. “

p279 “ (곡성 리뷰) 때때로 영화는 어떤 모호함을 그 안에 품고 그것이 주는 의미의 풍부함으로 관객을 유혹한다. 소위 예술 영화나 실험적인 대중 영화들이 그렇다. 신과 구원 같은 형이상학적 주제의 심오함, 현대 사회의 부조리와 소통의 부재 등은 유럽에 그 기원을 두는 예술 영화의 오랜 주제이다. “

p284 " (봉준호, 옥자) 나는 돼지가 가지고 있는 정서가 좋았어요. 돼지는 가장 많이 먹는 동물인데 또 애완동물로도 키워요. 사랑스러운 동물의 느낌과 잔인하게 말하면 군침도는 먹을 것이라는 갭. 그 갭에 관한 이야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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