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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의시 #이성복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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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의 시론집 정리를 마친다. 아쉽다. 더 깊게 새겨져 있는 문장들을 캐어내지 못한 것 같은 불안함이 있다. 정답이 없는 문학의 세계, 하나의 큰 산을 넘어왔는데 내 손에 남은 건 많지 않다. 내 그릇 탓이다. 이번 ‘극지의 시’는 다른 두 권과는 다르게 강의록이다. 아포리즘 형태로 압축되었던 시론과는 또 다른 맛이다. 순서는 다르지만 #무한화서 #불화하는말들 그리고 이 책 ‘극지의 시’ 순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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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한 부분과 겹친다. 그래도 내식으로 정리는 해 두련다.
*시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극지’의 산물이자 ‘극지’ 그 자체이며 시인은 그 물러설 수 없는 ‘극지’에 남아 있어야 한다.
*시는 늪속의 허우적거림이며 사막에서의 제자리 걸음처럼 전진하지 않는 것임을 인정하자.
*그러면서도 시는 가까운 사람에데 들려주는 속내 이야기일 뿐이다.
*들려주는 이야기는 사실 우리 자신의 얘기일 뿐일지 모른다.
*시의 본질은 은유다. 다른 분야의 은유와 차이를 알까?
*하찮음을 소중하게 보게 만드는 것, 아니 그 현상을 그리는 것. 시다.
*한순간을 영원히, 아니 찰라로 흘러간 순간을 향수로 기억하는 것, 시다.
*나는 타자의 그림자이며, 나의 삶은 타자의 그림자놀이다.
*추락하지 말 것이며 하강하라. 내리 꽂히며 돌아보라.
*희망도 없이 꾸는 꿈이 문학이며, 그 끝까지 밀어 올린 곳에 시가 있다.
*시의 언어는 자기 회귀적이고 자기규정적이다.
*당신과 세상과의 싸움에서, 세상 편을 들어라 - 카프카 -
*모든 진리는 순간적이며, 순간이기 때문에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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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를 하면서 자꾸 ‘극지의 서’라는 단어를 썼다. 무의식 중에 내 마음에 닿는 단어였나 보다. ‘시작’이고 싶었나 보다. 시인은 자꾸 시는 실패의 흔적이라 한다.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려다 계속 실패하는 흔적. 아프게 가깝게 와닿는다. 다시 시작하고 싶다. 실패하더라도, 한 걸음 더 ‘진지함’에 다가갈 수 있는 도구로 시는 죽기 전까지 놓진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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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조와 운율, 박자와 리듬, 화자의 진심, 독자의 마음, 그것들이 뭉쳐 시를 읽는 사람들과 시인을 만든다. 역사와 환경의 제약은 독일지 약일지 모르겠다. 골프를 치는 대시인의 모습은 처음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백스윙으로 시를 이야기하는 예시로 살짝 용서하기로 했다. 이 시리즈 첫 피드에서 언급했듯이 대가의 글, 책이라고 정답은 아니다. 그가 쌓아 올린 사고와 고심의 무게를 존중해야 하는 것일 뿐.
긴 시간 한 시인의 시론을 열심히 봤고, 적었다. 남은 것이 많았다. 감사할 따름이다. 시가 최소한 문학분야에선 ‘예술 중에 예술’ 임을 믿는다.
✍ 한줄감상 : ‘좋은 작가가 되기보다 좋은 독자가 되려는 게 글쓰기의 지름길이에요.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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