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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소설집 #김애란 #김연수 #윤성희 #은희경 #편혜영 #프란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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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국제도서전에 가지 못했다. 일정도 일정이지만, 사람이 너무 많다는 소문에 미리 질렸던 영향도 있다. 하지만 도서전에 맞춰 발행된 이 책은 놓칠 수 없어 #교보문고 에 올라오자마자 주문을 했다. 저자들의 명단을 보고 참을 수 있는 한국소설 팬은 드물 것이다. ☺️ 음악을 주제로 쓰인 소설이라니 궁금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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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읽은 분들을 위해, 내용은 앞부분 위주로만 5편 모두를 정리했다.
*안녕이라 그랬어-김애란
에이미는 오랜 세월 돌보던 엄마를 떠나서 이제 홀로 되었다. 얼마 되지 않은 재산은 간병에 다 까먹고, 남자 친구 현수는 자신도 비슷한 처지였다는 공감과 예측되는 결과 때문에 에이미를 미리 떠나버렸다. 40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에이미는 영어라도 공부해서 이민을 시도해 보려 화상영어 교육사이트에 가입을 했다. 그곳에서 ‘로버트’를 만나게 된다.
*수면 위로-김연수
유주는 드비쉬의 달빛을 들으면 엄마가 생각난다. 어린시절 달빛만 칠 수 있게 해 달라며 피아노교습소에 그녀를 끌고 갔던 엄마, 아빠에게 버림받은 엄마, 그리 정답지 않았던 그녀. 시간은 지났고 유주는 삼십 대 후반에 늦은 연애를 시작했다. 남친 기진은 뭔가 이상한 구석이 있다. 달빛과 오므라이스(?)와 기진의 소설적 사건이 유주를 수면 위로 향하게 한다.
*자장가-윤성희
초등학생인 내가 교통사고를 당했고 하늘나라로 올라가야 했었는데, 가지 않기로 했다. 예전 엄마가 했던 농담, 내가 없어도 잠은 잘 꺼란 소리에 불면증이란 선물을 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다. 엄마는 잘 잔다. 난 엄마가 빨리 불면증에 걸려, 내가 내준 무릎베개를 베고 잘 자는 걸 보고 싶다.
*웨더링-은희경
기욱은 자신이 진행하기로 한 음악회가 열리는 양평으로 기차를 타고 떠난다. 늦은 티켓팅으로 맨 가운데 4명이 마주보는 자리에 앉게 되었다. 노인 한분과 직장동료 상갓집에 방문하는 젊은 여성 두 명이 마주 보고 여행을 하게 되었다. 노인이 가방에서 구스타브 홀스트의 ‘행성’ 악보를 꺼낸다. 그것 때문에 나머지 사람들은 각자의 생각 속으로 들어간다.
*초록스웨터-편혜영
엄마가 죽어버렸으니 ‘경주’는 고아가 되었다. 대학엔 합격했지만 임시숙소며 경주를 도와준 사람은 영주이모다. 혈육은 아니지만 엄마의 단짝친구. 그나마 시간이 지나 경주는 변화된 일상에 적응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영주이모에게 전화가 왔다. 나주이모에게 엄마가 빌려준 오백만원을 찾으러 가자는 것이다. 나주이모 역시 엄마의 친한 친구. 오백만 원은 내게 큰돈이기에 같이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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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 작가의 말에 따르면 소설은 어떤 일이 벌어지고 그것을 견디어 내는 고군분투를 그린다고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5편의 작품들의 등장인물들은 다들 무언가를 견디어 내고 있다. 에이미는 엄마와 돈의 부재상황에서 다음에 살아갈 무언가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기욱은 무언가 결여된 상황을 버티다 우연한 사건을 통해 자신이 세상을 견디는 이유를 느낀다.
일상 속, 우리의 견딤을 도와주는 존재들이 간혹 있다. 책은 기본이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몇 안되는 친구, 간과 뇌로 쓰며들어 신경전달세포를 흔들어 평소와는 다른 나를 만들어 주는 알콜 🙃, 마지막으로 국가가 공인한 합법적 마약(?)인 음악이 있다. 이 책은 솜씨 좋은 연주자 같은 소설가들이 만든 위안의 귀한 소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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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으며 소설 속에 나오는 음악들을 계속 들었다. 특히 홀스트의 행성은 익숙한 악장도 있었고, 전 악장을 반복해서 듣는 재미가 솔솔했다. 화성, 금성, 수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까지. 명왕성은 빠졌다. 홀스트가 작곡할 당시 명왕성은 발견되기 전이었고, 이제는 명왕성은 행성의 자리를 잃어버렸으니 맞게 악장을 구성한 셈이다. ☺️ 윤성희 작가의 자장가는 작가에 말에 의하면 #아이유 의 #무릎 을 떠올리며 썼다고 한다. 멈짓하며 마음이 움직인다. 맞다. 그런 자장가였다. 힘든 누군가에게 나의 다리베게를 내어 주거나, 누군가 내어준 다리에 편안해 하며 잠드는 꿈을 상상해 본다. 🌿
✍ 한줄감상 : 멋진 기획, 참여한 노장들의 세련된 솜씨, 이쁜 책 디자인.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좋은 책.
p13 [김애란] “ 그 순간이 오면 우리는 대체로 ‘그냥’ 알고, 때론 끝까지 그 사실을 모른 체하며 헤어진다. “
p27 [김애란] “ 외국어로 말할 때 장점도 있었다. 체지방을 줄인 담백한 몸처럼 한정된 어휘가 만드는 문장만의 매력이 있었으니까. “
p37 [김애란] “ 큰 교훈 없는 상실, 삶은 그런 것의 연속이라고, 그걸 아는 사람을 만나 정말 반갑다는 말을 하려다 말았다. “
p44 [김애란] “ 나는 늘 부러웠거든, 자기 부모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
p78 [김연수] “ 일정한 패턴이 있어요. 기시감과 신맛, 그다음은 자실충동이지요. 엄마도 그랬고, 나중에 나도 그랬어요.”
p79 [김연수]“ 신물이 날 정도로 인생이 뻔하고 지긋지긋하다면, 같은 하루를 몇 번이고 다시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우리는 뭘 해야만 할까요? “
p86 [김연수] “ 수면까지 가서는 다시 물속으로 되돌아가는 물고기처럼? “
p107 [윤성희] “ 내 장례식이 끝난 뒤 엄마를 따라ㅏ온 것은 그래서였다 혹시라도 엄마가 잠 못 들까 봐. 내 생각을 하며 밤새 눈물 흘릴까 봐. “
p148 [은희경] “ 언어도 마찬가지야. 사용할 당시에만 맞는 말이고 결국은 변하게 돼 있어. 맞았던 답이 틀려지는거지. 명심해라.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음악뿐이야. “
p163 [은희경] “ 준희는 완전히 음악에 몰입해 있었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초록을 담은 채 빗속을 흘러가는 창밖의 풍경 때문인지도 몰랐다. 귓속을 파고드는 음악이 마치 숲과 빗줄기와 바람의 연주 같았다. “
p195 [편혜영] “ 가장 친밀했던 존재가 한순간 낯을 바꿔 경멸 섞인 무관심을 드러내자 나는 금세 위축되었다. 무엇을 하든 나를 탓하고 의심했다. 한때 사랑했던 것들과 어떻게 헤어져야 하는지 몰라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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