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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단식 존엄사

by 기시군 2024.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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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존엄사 #비류잉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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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삶의 일부다. 그런 측면에서 관심이 많다. 오래 전, #죽음이란무엇인가 라는 책이 나름 히트 칠 때 #강신주 박사와 #심보선 시인들이 참여했던 북콘서트에 참석했던 기억도 난다. 거기서 마음 깊이 새긴 이야기가 있다. ‘ 그들의 죽음은 가볍게 느껴지며, 나의 죽음은 생각보다 가볍다. 가장 무겁고 힘든 것은 (사랑하는) 너의 죽음이다 ‘라는 요지였다. 사랑하는 모친의 단식존엄을 돕고 지켜보는 의사인 딸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너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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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불가의 희귀병, 시간이 갈 수록 몸이 굳어가 음식은 물론 대소변까지 어려워지는 어머니는 남은 삶의 여한도 없고 이 고통에서 벗어나길 희망한다. 물론 스위스에 가서 조력안락사를 하는 방법이 있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이 땅에서 덜 고통받으며 생을 마치는 방법은 ‘단식 존엄사’가 유일했다. 

의사인 딸은 어머니와 상의하여 다음해 생일 이후 존엄사 작업을 시작하고, 나은 가족 친지들과 인사를 미리 마치고 생존 장례식까지 치른다. 그리고 시작된 단식존엄사 과정, 고체음식물부터 서서히 액체 음식물, 그리고 물로 줄어드는 영양분에 몸은 서서히 약해지며 죽음에 다가선다. 약해져가는 뇌는 본능적으로 호르몬을 분비하여 떠나는 이를 안정시키며 보름에서 20여 일 사이, 조용히 생을 마감하게 된다. 

저자는 말한다. 자연사는 병원에서 보내는 죽음보다 고통스럽지 않다고, 강제로 삽관을 하고, 심장마사지로 갈비뼈를 부러트리고 호스를 주렁주렁 달고 심장을 뛰게 한다는 것이 정의로운 ‘의료’행위 일까. 실제로 암도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다고 한다. 치료과정이 주는 고통이 훨씬 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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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을 앞둔 상태에서 아사와 탈수는 허기나 갈증을 느끼지 못하며 모르핀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감, 몽롱함을 느끼며 세상을 떠난다 한다. 10여가지 준비사항을 잘 지키며 같이 떠나보내는 마음 아픔을 같이 견디어야 한다는 문제는 있지만, 가장 인간다운 자연사가 가능한 일이라 한다. 

책을 읽으며 몇가지 의문은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부모를 굶겨 죽인다는 말로 폄훼될 수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존엄사가 어떤 법적 취급을 받게 될 것인가? 병원에서 가서 보호자의 의사에 따라 생존연명장치를 제거하는 것은 합법적이나 혹시 삽관을 통해 영양분을 투여하는 것을 정지시키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할까? 

또 하나의 생각할 점. 책에서는 시스템적으로 잘 방어될 것으로 말했지만, 일본이나 우리나라 같은 경우, 집안의 치료비 부담등으로 원치 않으면서 존엄사를 선택하게 되거나, 더 심하게 가족들이 눈치등으로 존엄사를 당하게 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이다. 가볍게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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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죽음도 생각한다.  내가 혹시 심장에 큰 병이 있는 상태라면, 쓰러져도 구급차를 부리지 못하게 할 것이며, 당연히 연명치료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암이라면 치료확률이 낮다면 치료받지 않을 것이고, 내 고통은 내가 끝낼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 시도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내 재산을 모두 탕진잼으로 날린다 해도 스위스로 날아갈 3천만 원은 꼭 쓰지 않고 남겨둘 예정이다. 😂 

✍ 한줄감상 :  죽음의 과정과 의미에 대한 또 다른 의미 있는 시선.

덧, 하나
대만에도 ‘긴 병에 효자없다’는 말이 있었다. 😅

덧, 둘
스위스 안락사는 자신의 ‘의식’만 또렷하다면 컵을 들고 약을 마실 수 없는 상태에서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스위스로 외국인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외국인을 받아들여 안락사 허용한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p7 “ 반세기 전에는 대부분 집에서 임종했지만 현재는 80퍼센트가 요양 기관에서 사망한다. 임종자에게 병원은 낯설고 가족과 작별 인사를 하기에 적당치 않은 장소다. “ 

p107 “ 손동작이 갈수록 불안정해지자 밥을 먹다가 바닥에 떨어트리기 일쑤였다. 어머니에게는 ‘밥 먹고 화장실만 가고 무슨 일이든 다른 사람 도움이 필요하니 쓸모없는 인간 같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싹트기 시작했다. “ 

p133 “ 가족애와 죽음이 얽힌 문제이기에 모든 윤리, 논리, 과학은 소용없다. 무화나 신항이 더 중요한 가치관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문화가 다른 서양에서는 장기간 병상생활을 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다. 일본은 우리와 상황이 비슷해 ‘장수 지옥’이라는 명칭이 생긴 듯하다. “

p194 “ 존엄사는 말 그대로 고통 없는  죽음 a good death이다. “

p207 “ (현재 안락사를 법적으로 허용한 국가는) 스위스, 오스트리아,피란드, 뉴질랜드, 독일, 호주의 몇 개 주, 미국의 워싱턴 DC…. 외 몇 개 주가 있다. 다음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1) 당사자가 참기 힘든 심신의 고통을 느낀다 (2) 당사자가 불치병을 앓는다 (3) 당사자 본인이 반복적으로 원한다 (4) 의사 두 명 이상의 판단을 거친다 (5) 윤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

p225 “ 미국에서 ‘자발적 식음 중단’과 ‘무의미한 연명의료 거부’는 합법이기 때문에 의료보험금을 받을 수 있고, 생명보험도 사망 배상금을 준다. “ 

p249 “ (저자의 동생) 나는 무신론자다…. 나는 하루하루가 평범하면서 특벽하다고 생각해 명절을 딱히 쇠지 않는다. 지구와 태양은 광대한 우주에서 모래 한 알에 지나지 않는데 나라는 존재는 또 뭐란 말인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유한한 삶 속에서 존귀하고 책임감 있게 하루하루 사는 것이다. 우연히 태어나, 필연적으로 죽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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