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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존버거 #열화당 #Catar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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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에서 존버거 책을 훑어보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백내장’이라니 뭐 이런 뜬금없는 제목이 다 있나 싶었다. 마침 나도 백내장이 있어 언젠가는 수술을 해야 할 처지. 선배 환자의 소감을 들어보고 싶어 주문을 했다. 선배라도 보통 선배가 아니지 않은가. 존버거의 백내장 체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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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든 책은 100페이지도 안 되는 얇은 책. 더군다나 한 면은 삽화를 그린 ‘셀축 데미넬’의 작품으로만 채워져 있다. 정말 가벼운 소품집이다. 그림체는 일단 마음에 들었다.
백내장의 영어철자 Cataract는 그리스어 폭포, 또는 아래로 내리워진 차단막을 뜻한다고 한다. 그럴싸하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눈에도 뭔가 작게 어리어리 막 같은 것이 울렁거린다.
몰랐던 것을 새로 알았다. 백내장을 수술을 하면 색감이 달라진단다. 존버거는 파란색이 더 풍요롭게 눈에 들온다 한다. 특히나 흰색은 더욱 희게 보인다고 하니, 지금의 내 시야에 색깔들이 의심스럽다. 🧐
특히나, 수술 3주 후엔 #페르메이르 의 그림 ‘하녀’ 안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라니, 이 책은 백내장 환자들에게 빨리 수술을 받으라는 홍보문건임에 틀림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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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시선을 생각하게 한다. 어둠과 빛 사이에 존재하는 사물들을 관찰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고, 그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 눈이라면, 눈은 잘 닦이고 제 기능을 해 주어야 할 것이다. 낡았다면 수리할 것이다.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걸 수술 선배는 알려주고 있다. 독특한 책임엔 틀림없다.
책을 읽고 결심한건 가능한 한 빨리 수술을 받아 새로운 세계를 두리번거리고 싶다는 사실이다.
✍ 한줄감상 : 가성비는 꽝이지만 존버거 팬이라면 소장 둘 만한 소품집.
p12 “ 아마도 이 자리에서 우리는 빛의 형이상학에 관해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빛의 속도로 여행한다는 것은 시간의 차원을 뛰어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가.) 무엇을 비추는 빛은 만물을 시원의 광채에 휩싸이게 하고 또 순수한 것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p14 “ 정녕코 빛은 끊임없이 엉저지는 영원한 ‘시작’으로 존재한다. 반면 어둠은 종종 사람들이 주장하듯 최후가 아니라 시작의 앞선 전주곡이다. “
p42 “ 백내장을 제거함은 특별한 형태의 기억상실증을 제거하는 것과 견주어 볼 수 있다. 이제 당신의 눈은 최초의 것들을 기억하기 시작한다. “
p48 “ 양쪽 눈에서 백내장을 제거한 다음 내가 내 눈으로 보는 세계는 이제 사물의 엄밀성에 대한 내가 참조할 수 있는 사전과도 같은 것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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