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kakaocdn.net/dn/ZwuXT/btsJfknWrAV/tme9kKeKk9xDRCW0dddNq1/img.jpg)
✔️
#이중하나는거짓말 #김애란 #문학동네
🐕
내게 한국소설 중 단 한편 만을 고르라면, 김애란 작가의 단편집 #바깥은여름 에 수록되어 있는 #입동 이다. 사고로 아이를 잃은 가난한 부부의 남은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엄마의 마지막 대사가 가슴 아프다.
이렇든 김애란 작가는 약하고, 아프고, 당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글을 써왔다. 아주 희미한 희망만을 비춰주는 야박한(?) 작가였다. 그런 그녀가 7년 만에 장편을 가지고 돌아왔다. 젊음의 날카로움 대신에 부드러움을, 그녀의 말대로 ‘세상에 전적으로 맞거나 틀린 건 없다’라고 말하는 듯한 노숙함이 한편으로는 반갑고 한편으론 서운하다.
🐕
김애란의 아이들 이야기다. 작가가 녹아있는 18세 아이들이다. 더 이상 ‘겨우 자라 내가 되겠지’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음이 느껴진다.
‘지우’는 도마뱀 용식이를 사랑한다. 엄마도 사랑했으나 죽었다. 엄마의 동거남 선우아저써가 있으나 별로 말을 섞어본 적이 없다. 자연스럽게 아저씨와는 같이 살 수 없을 것 같다. 몇 달 뼈 빠지게 노가다를 뛰면 독립할 수 있을 것 같다. 용식이는 ‘소리’에게 맡기기로 했다. 별로 친하진 않지만 엄마 장례식에 와준 유일한 친구다.
‘채운’은 아빠는 요양병동에 있고, 엄마는 교도소에 있다. 사랑하는 강아지 뭉치와 이모집에서 눈치밥을 먹고살고 있다. 살던 빌라를 정리해서 빚을 갚고 아버지 요양원비용을 대면 몇 푼 남지도 않는단다. 채운이가 가장 무서워하는 건 아빠가 나아서 퇴원하는 것이다.
‘소리’는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였다. 이상한 능력이 생기기 전까지, 그리고 그녀가 사랑하는 엄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진 정말 평범한 소녀였다.
이 세 명의 이야기가 녹진녹진한 대화들을 품으며 장편을 가득 채운다. 처세술이나 자기 계발서와는 가장 먼 거리에서, 사람들은 가끔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며 타인을 위해 다른 선택들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
채운이에게 감정이입했다. 평범했던 부모가 계속 변덕을 부리고 패악을 치면 자식들은 긴장한다. 작품 속에 채운이 처럼 아버지가 부리는 행패에 ‘그 긴장은 지긋지긋. p136’하다. 피할 수 없으며 상처를 남긴다. 구차하고 작은 이유들이 자식의 마음에 상처를 낸다. 그래도 ‘믿을 건 가족뿐 p141’ 이란 헛소리는 귓가를 맴돌다 떠날 뿐이다. 아이의 상처는 생각보다 오래간다.
채운이 함께 고통을 받다 감옥에 간, 채운이 엄마의 편지에서 나이든 내가 위로를 받는다. ‘ 이제 누구의 자식도 되지 마, 채운아. 그게 설사 너와 같은 지옥에 있던 상대라 해도, 가족과 꼭 잘 지내지 않아도 돼. p182 ‘…….. 다른 사연 다른 삶 속에서도 결로 연결되는 문장들이 있다. 이 문장이 그랬다.
🐕
가슴을 가르는 아픈 문장을 기대했었다. 7년의 세월은 작가를 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외연은 확장될 것이고 자학적 쾌감을 느끼던 나같은 독자는 아쉽다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의 진심은 아마 작가 생활을 마칠 때까지 계속될 것 같다. 가난했던 그녀가, 글짓기대회 상금 말고는 대학에 갈 돈이 없었던 그녀가, 칼국수집을 하던 어머니 노고를 평생 보던 그녀가. ‘ 요리가 미덕이고 의무이기 전에 노동인 걸 배웠다 [코멘터리리북p18]’는 사실을 잊을 리가 없다.
✍ 한줄감상 : 우리 삶을 침범하는 고통은 온전히 내 몫 같이 느껴지지만 그게 아니다. 강아지 뭉치와 도마뱀 용식이 같은 존재가 ‘반드시’ 당신 곁에는 있다.
p66 “ 난 시작이 있어 좋거든, 이야기는 늘 시작되잖아. “
p81 “ 지우는 보통 새벽 다섯 시쯤 일어나 팀원들과 함바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찐 밥에 묽은 된장국, 양배추샐러드와 어묵볶음이 단골 메뉴로 나오는 곳이었다. “
p83 “ 선(線)은 우리가 대상을 해석하는 방식이라 했다. “
p105 “ 소리가 결국 채운의 아버지를 만나게 된 것은, …선의와 매혹 사이에서 본능적으로 어떤 불경함을 느껴서. 무엇보다 자신에게 어떤 이야기가 있으며 그 이야기가 자신을 왜 찾아왔는지 알고 싶어서. “
p134 “ ‘이야기가 가장 무서워질 때는 언제인가?’ 소리가 슬픈 얼굴로 입술을 깨물었다. ‘이야기가 끝나지 않을 때.’ “
p176 “ 희생과 인내가 꼭 사랑을 뜻하는 건 아닌데, 그때 나는 이해라는 이름으로 내 안의 두려움을 못 본 척했던 것 같아. 진실을 감당하는 데는 언제나 큰 용기가 필요하니까. “
p214 “ 내가 조금이라도 이야기의 흐름을 바꿔보겠다 마음먹고 여기 왔는데, 결국 자신에게 주어지는 결말이란 이런 거구나 싶어 가슴에 냉기가 돌았다. “
p221 “ 가난이란…. 하늘에서 떨어지는 작은 눈송이 하나에도 머리통이 깨지는 것, 작은 시건이 큰 재난이 되는 것, 복구가 잘 안 되는 것…. “
#독후감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bookstagram #독서 #추천도서 #book #책추천 #책소개 #서평 #이중하나는거짓말_기시리뷰
![](https://blog.kakaocdn.net/dn/coVaST/btsJgUg52TX/BAgWa6zA1whFKIlulcUzHK/img.jpg)
![](https://blog.kakaocdn.net/dn/HUoAC/btsJg3kEFIP/g4xkowHRPKKmTXXhoW96Nk/img.jpg)
![](https://blog.kakaocdn.net/dn/kP3Ji/btsJe8OQQAX/Cbo8xkrd2INslQneSoquiK/img.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