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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비켜가지않는다 #줄리언반스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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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작가 신간발매 소식에 아무 정보 없이 구매했고, 단지 제목만 아는 상태에서 읽기 시작했다. 미지의 탐험은 작가에 대한 신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반스할아버지는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았다. 누군가 그랬다는데 이 책의 장르는 무엇이다라고 딱 설멍하기 어렵다. 그래도 반스의 팬이라면 반드시 들려야 하는 노년의 소중한 정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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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대상의 대학강좌에서 주인공 닐은 엘리자베스라는 여교수를 만나게 된다. 폭넓은 지식과 열린 마인드의 강의에서 마음을 빼앗긴 닐은 대학을 떠난 뒤에도 20년동안 교수와의 만남을 계속한다. 이성적인 만남이 아니다. 그저 일 년의 한두 번 같이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다다.
언제나. 엘리자베스는 ‘자 오늘은 어떤 소식을 가져오셨냐’며 이야기의 물꼬를 트며, 닐은 그 사이 벌어진 두번의 결혼 실패이야기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와 삶을 진행하며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과 생각들을 그녀와 나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번이나 약속을 연기한 엘리자베스는 암으로 사망한다. 그 후 그녀의 유언에 따라 닐은 그녀 남긴 모든 노트와 책들을 받게 된다.
그녀의 전기를 쓸까 고민하던 닐은, 그녀가 남긴 자료들을 통해 그녀를 기쁘게 할 수 있는 주제를 정해 글을 쓰게된다. 기독교에서 배교자라 비난받는 ‘율리아누스 황제’의 전기. 다신교를 인정했던 율리아누스의 철학이 유럽을 지배했다면, 과학은 종교의 방해를 받지 않고 발전했을 것이고 믿음을 강조하며 발생한 대량학살과 전쟁은 줄었을 것을 상상하는 이야기들이다. 글을 완성한 이후에도 닐은 떠난 엘리자베스와 계속 사람들의 삶과 종교, 그리고 ‘이야기’에 대한 대화를 이어간다. 물론 닐의 머릿속과 엘리자베스 주변의 사람들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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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필연적인 동시에 불가피하다고 믿으며, 자기에 대한 연민을 천하다 생각하는, 지적이며, 평생을 담배를 피우며 스토아철학적 삶을 살다 떠난 한 여교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내가 알고 싶은 삶의 의미나 비밀, 디테일한 역사, 영웅의 결정, 사랑의 시작과 끝을 논의할 수 있다면 진정으로 그녀를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부록처럼, 율리아누스 황제에 대해서도 처음 알게되었다. 무신론자로 중세 기독교사에 밝지 못하다. 하지만 책에서 반스가 주장한 인간들이 범한 숱하게 많은 죄들의 시작은 일신교에 목매단 기독교의 폐해가 있었다는 것은 꽤나 설득력 있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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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부로 구성된 소설은 1부와 3부는 닐과 엘리자베스를 둘러싼 이야기, 2부는 율리아누스 황제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액자소설처럼 구성되어 있지만 2부는 논픽션에 가깝고 오히려 1,3부는 픽션이다. 소설 안에서 벌어지는 서사의 무게는 문장으로 구현된 질문의 무게보단 가볍다. 많은 질문들이 이어지지만 뚜렷한 답을 주진 않는다. 독자가 챙겨야 할 몫을 너무 많이 남겨 놓았다.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나 같은 반스 팬의 경우 장점에 가려 단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또 하나의 약점일 순 있겠다. ☺️
✍ 한줄감상 : 읽고 나면 계속 생각하게 된다. ‘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 에 대한 자신의 답을…..
p23 “ 그리고 잊지 마세요. 전기가 역사책은 말할 것도 없고 서설에서도 어떤 인물이 형용사 세 개로 줄어들어 깔끔하게 정리도는 게 보이면 그런 묘사는 늘 불신하세요. “
p25 “ 강요된 일부일처제란 강요된 행복과 마찬가지인데, 그건 우리도 알다시피 가능하지 않죠. “
p30 “ ‘아, 연기.’ 그녀는 말했다. ‘진정성을 생산하는 인위성의 완벽한 예. ‘ “
p31 “ 적당한 행복에 적당히 만족하라. 인생에서 유일하게 분명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건 불행이다. “
p39 “ 우리는 예술이 현실의 묘사인지, 현실의 집약인지, 우월한 대체물인지, 아니면 그저 현혹만 할 뿐 현실과는 무관한 것인지 토론하고 있었다. “
p71 “ 나는 호기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흥미가 없어요. “
p80 “ 우리의 점심은 거의 20년 동안 계속도어 내 삶의 고요하고 빛나는 지점이 되었다. “
p81 “ 그녀는 약속을 두 번 잇따라 취소했는데, 아니 미루었는데, 두 번 다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모를 수는 없는 인간 외피의 침식을 고려하여’라고 이유를 달았다. “
p90 “ 욕정이 감정이라고 믿는 남자들이 있다니 이상한 일이다. 그것도 기본적인 감정 가운데 하나라고 믿다니 “
p110 “ 남자의 여자, 오해와 오독, 거짓의 또는 게으른 동의, 좋은 의도를 가진 거짓말, 상처를 주는 투명함, 도발 없는 폭발, 감정적 나태를 감추고 있는 신뢰할 만한 다정함. 그리고 기타 등등. 자신의 마음도 거의 이해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
p201 “ 인류에 대한 가장 큰 타격은 기독교의 도래였다. 불세비즘은 기독교의 사생아다…. 고대 세계에서 인간과 신의 관계는 본능적 존중에 기초를 두고 있었다. 이것은 관용이라는 관념으로 계몽된 세계였다. 기독교는 세상에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적을 멸절한 최초의 신조였다. 그 기조는 불관용이다. “
p239 “ EF(엘리자베스 핀치)에 대한 내 사랑은 어떤 범주에 들어갈까? 글세 낭만적-스토아철학적이었다고 말하고 싶은데, 그건 어울린다. 그럼 내가 아내 둘보다 그녀를 더 사랑했을까? “
p268 “ 내 인생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지 우리 모두 그래. 그런데 EF는 그런 식이 아니었어. 결론은 주지만 서사는 주지 않았어. 왜? … 인생은, 우리가 아무리 그렇게 되기를 바라더라도, 서사에는 이르지 못한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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