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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기술 #밀란쿤데라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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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주문한 책을 11월 중순에 받았다. 그나마 다행이다. 절판되지 않았으니. 책은 책으로 꼬리를 문다. 쿤데라의 에세이를 추천받았었고 #커튼 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을 주문했고 늦게 만났다. 잘 뜸이든 밥처럼 맛나게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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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쿤데라의 대부분의 책은 7개의 장으로 구성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대담과 주요 대작 소설에 대한 비평, 자신의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잘 나뉘어 담겨있다.
세르반테스가 시작한 ‘모험’은 근대소설의 시작을 알렸고, 조이스와 프루스트가 넘지 못했던 ‘상상력의 미학적 욕망’의 실현은 카프카가 이루어 내었다고 그는 생각한다. 카프가가 내면의 동기를 압도하는 외부적 충격의 울림을 소설에 담았다면, 작가 자신은 무한히 가벼워진 자아를 인지하고 그 가벼움의 숙명적 한계를 넘고자 했다고 한다. 쿤데라가 보는 소설적 인물은 ‘존재의 모방’이 아니다. 실험적 자아이자 상상의 존재로 저자와 독자 사이의 욕망의 전달자이다.
이런 자장안에서 그는 두 번의 대담을 진행하고 #세르반테스 와 #브로흐 의 소설들을 분석하며, 자신의 작품을 훑고, 자신이 만든 자기의 소설의 사전을 정리한다. 말미엔 짧은 수상소감이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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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복잡한 마음도 든다. 그의 생각을 지배하는 ‘공허함’은 지배의 상실에 기인힌다. 자연도, 역사도, 자기 자신도 주인이 아닌 상태의 ‘공허함’, 과학과 종교과 인문학이 사라져 버린 자리엔 그 주인 없는 ‘공허함’의 ‘전진’만이 남는다. 인간은 영혼이라는 비합리적인 힘에 의해 ‘인도’ 받는다는 문장에서 사회과학적, 인문주의적 접근에 대한 거부감이 읽힌다.
그에게 작가는 그저 욕망의 존재다. 망각을 욕망하고 그 불의에 위안을 얻는다. 그에게 ‘배신’은 줄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며, 영혼이 끄는대로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에게 ‘소설’이란 ‘ 작가가 실험적 자아(인물)를 통해 실존의 중요한 주제를 끝까지 탐사하는 위대한 산문 형식 p191’인 것이다. 그가 가진 영혼의 투명도를 믿을 수 있기에 이 ‘의견’에 대한 특별한 반론이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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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 쿤데라가 ‘키치’에 왜 애정을 가지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에게 ‘키치’는 그저 ‘시시한 예술’이 아니다. ‘진정한 예술’의 대립이 ‘오락’인 사회에서 쿤데라에겐 ‘전정한 예술’에 대한 믿음보다 그 대립으로서의 ‘키치’를 내세운다. 그것은 그가 소망하는 데로 ‘가벼운 예술, 소소한 예술’이다. 비극보다 희극에 가까운 경향은 모두 깊게 얽혀있다. 쿤데라의 팬들이 왜 그에게 매혹되는지에 대한 힌트들을 많이 담고 있는 책이다. 왜 소설만큼이나 그의 에세이가 좋다는 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책이다.
✍ 한줄감상 : 쿤데라에게 소설은 ‘ 감정의 은밀한 삶’을 드러내는 작업이고 숨겨진 일상의 지평’을 탐험하는 과정이다.
덧,
쿤데라에게 가장 소중한 자신의 소설은 #이별의왈츠 라고 하며, 가장 감명받았던 책은 #카프카 의 #성 이라 한다. 책은 또 책을 부른다. ‘성’은 가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없다. 다시 장바구니에 담는다. ☺️
p13 “ 실제로 나에게 있어 근대의 창시자는 데카르트만이 아니라 세르반테스이기도 한 것이다. “
p14 “ 마르셀 프루스트와 더불어 붙잡을 수 없는 과거의 순간응ㄹ, 제임스 조이스와는 붙잡을 수 없는 현재의 시간을 탐색하는 것이다. “
p33 “ 소설의 정신은 복잡함의 정신이다. 모든 소설은 독자들에게 ‘사실은 당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복잡하다’라고 말한다. “
p48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쓰면서 저는 이런저런 인물의 약호가 몇 가지 열쇠어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테레자에게 그것은 육체, 영혼, 현기증, 허약함, 목가, 낙원 같은 것들이죠. 토마시에게는 가벼움, 무거움이고요. “
p62 “ ‘가벼움’에서 프란츠는 유럽 좌익 진영의 마지막 위대한 행진의 우울한 메아리인 세이죠. “
p64 “ 소설은 실제를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실존을 탐색하는 겁니다. 그런데 실존이란 실제 일어난 것이 아니고 인간의 가능성의 영역이지요. “
p120 “ 카프카는 무엇보다도 거대한 미학적 혁명입니다. “
p166 “ 시인의 눈에 역사란 시인 자신의 같은 입장이다. “
p173 “ ( #농담 중에서 ) 나는 먼지 이는 도로를 따라 걸으며, 내 삶을 짓누르는 공허, 그 공허의 무거운 가벼움을 느꼈다. “
p179 “ ( #삶은다른곳에 중에서 ) 나이 든 사람은 이제 가까이 다가온 죽음과 더불어 혼자이며, 죽음에는 눈도 귀도 없으며, 그러니 죽음한테 잘 보일 필요가 없다. 이제 마음 내키는 대로 할 수 있고 말할 수 있다. “
p188 “ 서정적 바람둥이(이들은 모든 여자들에게서 자신의 이상을 찾는다.)와 서사적 바람둥이(이들은 여자들에게서 여성적 세계의 무한한 다양성을 추구한다.) 이것은 서정적인 것과 서사적(극적)인 것 사이의 고전적인 분류와 대응한다. “
p193 “ 카프카의 비유적 표현을 들면 소설가는 자신의 생애라는 집을 헐어 그 벽돌로 소설이라는 다른 집을 짓는 사람이다. “
p196 “ 소설이 애당초 아이러니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진실’은 감추어져 있을 뿐, 발성되지도 발설할 수도 없다. “
p212 “ 흥분 : 쾌락도 아니고 오르가슴도 아니고 감정도 아니고 정열도 아닌 것, 흥분은 에로티시즘의 기반이고 그것의 심오한 미궁이며 열쇠이다. “
p212 “ 비극은 우리에게 인간의 위대함이라는 멋진 환상을 줌으로써 위안을 제공한다. 희극은 이보다 가혹하다. 희극은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폭로한다. “
p223 “ 키치란 통상적인 생각의 멍청함을 정서적인 아름다운 언어로 변역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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