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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멋져보이는것들의사회학 #오찬호 #북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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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은 저공비행의 학문이다. 낮게 날며 보다 자세히 인간 군상들이 만들어내는 제도, 문물, 관계 등을 살핀다. 저자 오찬호박사는 오랫동안 현실에 맞닿은 사회학적 이슈를 다루었고, 이번 책에는 이미 대규모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혁신들의 뒷모습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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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15개의 이미 우리 사회에서 편리하게 사용되는 발명품과 안착되었지만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하는 시스템 등의 문제점을 정리한다.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만 언급한다.
*수세식변기 : 이것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한번 물 내리는데 2리터 생수 5병이 소요되는 것을 우리는 몰랐다. 소변 한 줌의 더러움을 없애기 위해 우리는 깨끗한 물 10리터를 쓰고 있다.
*화장품 : ‘화장을 별로 안한것 같네’라는 문장은 어느 경우엔 칭찬으로 어느 경우엔 욕이다. K-뷰티의 성공 뒤에는 외모가 경쟁력이라는 한국인들의 강요된 ‘욕망’이 숨어있다.
*플라스틱 : 환경오염의 주범, 플라스틱을 단죄할 수 있을까? 여유있는 자들은 환경을 생각해 고급 텀블러를 들면서 ‘의식 있는 자’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노동자들에게 싼 플라스틱 없는 ‘일상’은 존재할 수 없다.
*CCTV : 책을 통해 생각이 바뀌었다. 수술실에 CCTV설치는 의료사고 피해자들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를 경우 의사들은 매뉴얼 대로만 수술을 할 것이고 조금은 위험하더라도 모험적인 시도를 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아파트 : 이미 우리사회의 아파트 계급사회다. 빌라나 임대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널려있다. 특히나 대출을 많이 땡겨 집값 오르기에 영혼을 건 사람들에게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질 여유는 없다. 멧돼지를 대통령으로 내세운 이유이기도 하다.
*헬스장 : 신체가 도덕이 되었다. 운동에 대한 권유가 홍보는 무례하다. 비만이 죄악이 된 세상.
*에어컨 : ‘나는 시원해지고, 우리는 뜨거워’진다. 에어컨을 끄고 틀 수 있는 선택권이 있는 사람과 켜고 싶어도 켤 수 없는 사람들의 간극을 인지하자.
*원자력발전 : 이름이 틀렸다. 폐기물의 반감기가 10만년인 ‘핵’ 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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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교양’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아비투스’ 마저 경쟁력으로 키워야 할 자기계발서로 출간되는 세상이다. 고전과 알려진 베셀을 읽고 품위와 교양을 쌓거나, 정말 자기 계발서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런 종류의 ‘세상에 시비거는‘ 책들은 많이 안보는 듯하다. 자신들 일상의 태도가 얼마나 ‘비교양적’인지, 내가 누리는 행복에 얼마나 많은 타자들의 희생이 깔려있는지, 내가 말하는 한마디 밑바닥엔 이미 ‘조소’와 ‘질책’이 놓여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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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하면 안 된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많은 물품들을 쓰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수세식 변기, 냉장고, 스마트폰 없이 우리가 어떻게 일상을 영위하겠는가. 다만 저자가 이야기하듯, 우리가 쓰는 이것들은 ‘ 더 잘 사는 시스템과 더 못 사는 시스템을 동시에 구축’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지금을 사는 현대인의 최소의 교양이다.
✍ 한줄감상 : 한쪽의 편리를 위한 혁신은 반대편의 사람에겐 강요된 희생의 지옥일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책.
p28 “ 대한민국에서도 집 안에 수세식 화장실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2.5퍼센트(130만 명)다. “
p33 “ (수세식변기) 한 번 물 내리는 데 2리터짜리 생수 다섯 개라니, 4인 가족이라면 하루에 생수 100여 개가 오물 치우는 데만 사용되는 거다. “
p47 “ (1910년대 미국) 피임법도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규제 대상이었다. “
p65 “ 금지를 철폐하라는 것과 자유를 달라는 것은 같은 말처럼 들리지만, 화장 ‘규제’를 반대한다고 해서 화장 ‘욕망’을 찬성할 순 없다. “
p89 “ 불평등에 찬성하고 경쟁을 찬양하면서 환경을 걱정해 봤자 효과가 없다는 거다. “
p101 “ 헤로인도 제약 회사 바이엘이 ‘중독 없고 안전하다’며 1898년 정식으로 출시해, 논란이 생기고 퇴출될 때까지 30년 가까이 유통된 오피오이드다. “
p155 “ 스마트폰 하나로 장도 보고, 택시도 부르고, 기차표도 결제하고, 주식 투자도 하는 것은 지구온난화를 격정 해서가 아니라 정보 처리 시간을 줄여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그리고 ‘뒤처지면 끝장’이라는 강박의 강도가 높은 사회일수록 환경문제는 후순위로 밀린다. “
p168 “ (프랜차이즈 가맹주) 분명 ‘자영업자’라는데, 스스로 판단하지 못한다. 테이블 개수부터 메뉴까지, 장사하는 당사자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으니 주인은 본사의 방침을 ‘수행’하는 사람에 불과하다. “
p184 “ 공항에서 경비원이 입주민과 마주쳤는데 얼마 후 ‘아파트 경비원이 해외 유가를 가는 건 적절하지 못하다’는 안건이 주민회의에 올라왔다… “
p185 “ 자기가 사는 아프트 집값이 다른 곳보다 더 오를 때 우월감을 느끼고 아닐 때 열등감을 느낀다면, 그 원초적 욕망에 충실하고자 차별과 혐오에 둔감해진다면, 어찌 이를 ‘이성적’이라고 하겠는가. “
p209 “ 열심히 운동해서 젊음을 유지하던 사람이 나이가 들면 그걸 ‘유지하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다. 이 사회에서 ‘늘음’은 추한 취급을 받기 때문이다. “
p229 “ 사회가 불평등하면, 에어컨을 언제든지 틀 수 있는 사람이 ‘틀지 않겠다’는 다짐과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을 틀 수 없는 사람의 푸념이 공존한다. “
p279 “ 성과라는 단어로 노동자의 인권을 짓누르는 것, 이를 ‘출혈적 테일러리즘’이라고 한다. 과거의 유산이 아니다. 지금도 세계곳곳에서 ‘효율’을 위한 인간이길 포기해야 하는’ 일은 일상처럼 벌어진다. “
p288 “ 과거에는 착취자가 누군지 알았다. 그러니 투쟁을 하든, 재판을 하든 상대가 분명했다. 지금은 모호하다. 알고리즘이 관리자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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