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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혁명과반혁명사이 #박구용 #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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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혁명에 대한 혁명이 진행 중이다. 철학자 박구용은 이 위기의 시간에 자신이 같이하고 싶었던 광장에서 스스로를 거두어 자신의 연구실에 스스로를 감금했다. 올바른 스피커로써는 하지 말아야 할 실수에 대한 반성이자 자기 성찰의 시간, 그리고 지금 이때에 대한 성찰을 시도한다. 이 책은 그 열흘간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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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3일 이후의 다양한 사건들을 ‘사상과 개념’으로 ‘포착’하려는 작업이다. 더불어 반혁명 세력이 어떤 준비들을 해왔는지 배경까지 살피며, 혁명이 완수된 이후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동학농민운동부터, 3.1운동, 4.3 제주항쟁에 이어 4.19, 5월 항쟁, 87 민주화투쟁에 이어 촛불혁명까지 우리의 역사에서의 ‘혁명’의 의의와 특성을 추렸으며, 윤석열은 그 자체가 마지막 촛불혁명에 대한 반혁명의 위치를 가진다 정의한다.
윤이 감명깊게 읽었다는 #밀턴프리드먼 은 모두의 권리로서의 자유가 아닌, 돈과 힘의 능력과 자격으로서의 자유를 외치던 극단적 이론가였다. 수괴는 그 ‘자유’주의자의 신봉자이자 본인 자체가 ‘자유’이자 유일한 주권자였다. 그런 그에게 반대하는 모든 활동(야당/미디어/시민단체 등)은 자유의 적이 될 수밖에 없었고 그 우매한 폭력 쿠데타를 시행할 수 있던 자신만의 근거가 되었던 것이다.
책은 다양한 철학의 역사와 사건들을 다루며, 법률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명료한 구분, 민주주의에 대한 디테일한 분석을 통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조화를 만들어 낸, 대한민국 시민들의 근원적 힘을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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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주장은 명확하다. 반혁명에 대한 빛의 혁명은 앞으로 3단계를 넘겨야 한다. 첫번째, 수괴의 체포. 두번째, 수괴의 파면. 세번째, 가장 중요한 정권의 교체이다. 세번째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수괴의 잔당들은 다시 시민의 피도 정치의 산물로 활용할 수 있는 시대를 다시 불러올 수도 있을지 모른다.
12월3일의 그들의 실패에는 #아이히만 이 하지 못했던 ‘계산하지 않고 사유’했던 현장의 군인들, 아니 ‘사람’들이 큰 역할을 했다. 더 중요했던 ‘사람들’, 어떤 사건이 현실적이나 아니냐가 아니라 그것이 정도이나 사도이냐를 생각했던 시민들과 국회의원의 행동이 우리를 위기에서 구해내었다. 하지만 아직도 위기는 끝나지 않았고, 우리는 이 책이나 깊은 사유를 통해 지금, 우리, 여기를 계속 다시 사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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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후반부 정권 교체 이후의 이야기들은 천천히 깊게 생각해야 할 테마들이다. 7 공화국은 어떤 공화국이 되어야 할 것이냐에 대한 저자의 의견이 실려있다. 동감하는 부분도 많았고, 살짝 달리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 갭은 적다. 내가 생각하는 정말 큰 숙제는 ‘민주주의’가 뭔지 모르는 1000만 명의 국민이다. 당연히 야당과 여당의 정책 지지 여부로 나뉘어야 진보와 보수가 존재한다. 그러나, 공화국에 폭력을 가하는 내란세력을 자기편이라 여기기 지지하는 20~25%의 국민이 있다는 사실이 끔찍하기만 하다.
그런 짜증스런 상황 안에서도 우리는 ‘ ‘지금, 여기’ 각자의 위치에서 헌법재판관들에게 주권자 국민이 윤석열보다 힘이 강하다는 것을 알려 p282’ 한다.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이자 100% 동의하는 바이다. 갈길이 멀다.
✍ 한줄감상 : 12월 3일부터 지금까지의 대한민국을 철학적으로 정리해 주는 소중한 한 권의 대중 철학서.
덧, 하나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중요 계기인 자신의 실수에 대한 반성도, 그 태도와 내용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찌 보면 큰일이 벌어지는 상황에 작은 실수라고 도망갈 수 도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정확하게 ‘자신의 도덕감각이 심각하게 지체되었음을 인정하고’ 자신의 지체된 감정 때문에 고통받아온 타인, 여성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사과하고 그 ‘무례’를 반성한다. 제대로된 사과문은 이렇게, 자신이 언제 어디서 어떤 잘못을 구체적으로 했고, 그에 대한 재발방지와 통렬한 자기반성이 실려야 한다. 그는 그대로 책 가운데 이런 반성문을 심어 놓았다. 더 이상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자 반성이다.
덧, 둘
부록처럼, 아니 이번 반혁명을 막아낼 수 있었던 명제를 던져준 #한강 작가에 대한 분석도 꽤나 설득력이 있다. ‘과거의 사람들의 현재의 사람들을 구했다’는 명제는 폭력에 희생당한 그들을 불러와 현재를 살고 있는 이 땅의 평범한 우리들에게 폭력에 대한 강력한 저항정신을 되살려 온 것일 것이다.
p15 “ 철학이란 결국 시대를 품고 있는 사건을 사상과 개념으로 포착해서 해석, 해명, 비판하는 일입니다. “
p20 “ (신자유주의라는 시대정신) 자유 시장은 시장의 자유를 파괴한다는 것을 알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이전의 시대정신이 사라졌는데, 새로운 시대정신은 아직 출현하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37 “ 나폴레옹의 욕망이 세게주의-공화주의를 ‘세계 정복 -군주정’으로 변질시 켜면서 ‘민족국가-국민국가’가 혁명에 못지않은 정당성을 확보합니다. “
p54 “ 한마디로 이익계산에 혈안이 된 도구적 이성의 활동이 무사유입니다. “
p55 “ ‘저 사람은 나쁜 놈이야!’가 아니라 ‘저 사람의 무엇이 나쁜 행동이야!라고 말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모든 걸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냉소주의입니다. 냉소주의는 언뜻 보면 멋있습니다. 하지만 냉소주의는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
p75 “ 우리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기대했던 건 국회의원으로서의 하한선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하한선이었습니다. “
p82 “ 법률주의에서 법은 군주나 귀족 혹은 힘 있는 자들이 국미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수단일 뿐입니다…… 반면 법치주의에서 법의 저자와 수신자는 모두 시민이고 국민입니다. 그러니 법은 공동의 삶을 조율하려는 시민의 뜻이자 권리입니다. “
p100 “ 우리나라 보수 언론은 필요 따라 공리주의와 자유주의를 마음대로 오가는데요, 그들의 입장에서 같은 편이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면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박수를 치고, 상대편이 하면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비판하곤 합니다. “
p102 “ 공리주의의 쾌락의 계량 가능성을 주장한 제러미 벤담의 ‘양적 공리주의’와 질적 차이를 인정한 존 스튜어트 밀의 ‘질적 공리주의’로 나뉘는데요…. 양적 공리주의에 따르면 다수의 쾌락을 위해 (소수의) 고통은 가뿐히 무시해도 괜찮습니다…. 이와는 달리 고통이 있더라도 아름다운 쾌락을 추구하자는 주장이 질적 공리주의의 태도입니다. “
p104 “ 능력주의가 능력에 따라 평가받는다는 생각은 매우 비철학적인 사고방식입니다. 능력주의는 결과를 능력으로 포장하는 이데올리기일 뿐입니다. “
p123 “ 막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인의 덕문으로 ‘눈치’를 제시합니다. 정치인의 눈치란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지도력에 있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결정을 내리는 능력입니다. “
p145 “ 나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어도 다른 사람의 불행이나 아픔을 대할 때 자기도 모르게 즉각적인 감각과 감성으로 공감하거나 아픔을 느끼는 감정, 그것이 애덤 스미스가 말하는 도덕감정입니다. “
p149 “ 만약 지난 6개월 동안 밖에서 고양이나 혹은 어떤 동식물의 울음소리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면, 존재자의 울음이 없었던 게 아니라 내가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감각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
p161 “ 한강 작품은 타자의 다름과 낯섦에 대한 물리적 폭력이나 그것을 사용하고 이용하는 도구적 폭력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그보다 그의 작품은 폭력의 작동 장식과 효과에 더 깊이 접근한다. “
p189 “ 헌법에는 ‘국민’이라는 단어가 총 69번 나옵니다. 그중에 최소 20번은 사람이나 시민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여기서 멈추어서도 안됩니다. 시민과 국민이 못 된 사람, 시민과 국민이지만 사실상 소외된 사람, 언어를 빼앗긴 사람, 마이크와 스피커가 있어도 담론자원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기본권을 확장하는 개헌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
p265 “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말-중심주의 해체를 시도했습니다. 그는 말소리보다 그 말이 가능하기 위한 전제에 주목합니다. 전제 없는 말의 불가능성을 밝히면서 말소리 주체의 권력을 해체하는 전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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