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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것들의미학 #이해완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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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장바구니에 있던 책이다. 미학책을 본 지 너무 오래되었다. 미학은 언제나 흥미로운 학문이다. 미뤄두었던 미학에 대한 호기심을 풀 생각에 이 책을 골랐다. 특히나 ‘불온한 것들’이라니. 난 언제나 불온한 것들을 사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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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해완 교수는 영미분석철학에 영향하에 있는 분석미학이라는 방법론으로 미학의 대상들을 성찰한다. 그는 논리적 명료성과 언어의 명확화를 통해 일상과 미학을 연결 시키고 있다. 물론 다양한 다른 시각들을 소개하는 수고도 잊지 않는다.
4개의 아이템으로 책은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위작.
원본과 완벽하게 동일한 예술작품은 예술성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다양한 답변들이 소개된다. 미와 ‘미적가치’는 다르다는 관점부터 이해해야 한다. 이 챕터에서 우리는 미학의 기초 일부를 배울 수 있다. 미학은 아름다움 만을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다. 특히나 현재 미술 작품은 사실 아름다움과 더 멀어지고 있으며, 아름다움의 기준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주관적인 취향의 문제로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복잡해진다. 미적 판단의 기준이 되는 규범성, 독창성 등을 설파한 현대 미학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확인할 수 있다.
두번째, 포르노그래피.
음란물과 포르노그래피는 같은 말인가? 외설과 예술의 기준은 무엇인가. 평소한 궁금했던 주제들이다. 성애에 있어서 ‘정상’과 ‘변태’의 규정이 다수결이 될 수 없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또한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포르노그래피의 해악과 비판은 당연하지만 단지 ‘성적 수치감’을 준다는 도덕적 결함이 논리적 완결성이 있느냐는 또 다른 이야기다. 모든 포르노그래피가 여성에게 유해하다는 입장도 있으며, 그 반대로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포르노그래피는 없다는 입장도 있다. 그 보다 의미 있는 ‘사유’ 대상은 포르노그래피 자체의 예술성, 가치에 대한 발성의 전환이었다. #쿠르베 의 #세상의기원 은 이미 검증받은 예술품이다라는 전제는 의심의 대상에서 제외될까?
세번째, 나쁜농담.
유머의 하위범위인 농담이 인종차별, 여성차별 등 도덕적 결함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의 반응과 그 사유를 시도한다. 미가 ‘괘’와 긴밀한 연결을 가질 때, 우리는 ‘웃음’이란 반응으로 미의 한쪽 측면을 향유한다. 도덕적 결함을 가진 농담은 농담 자체가 되지 않거나 웃음을 불러내지도 못한다는 이야기는 기본이다. 중요한 건 도덕적 결함을 가지고 있는 농담임에도 웃고 마는 ‘상황’에 대한 분석이다. 문학의 예시를 든다면, 소설 #롤리타 가 가지는 소아성애적 요소가 롤리타의 예술적 성취를 해치는가 등의 고민은 나쁜 농담에 대한 사유의 좋은 툴로 쓰인다.
마지막, 공포.
있지도 않은 좀비영화를 보며 우리는 공포를 느낀다. 미학은 이성의 바깥에 있는 ‘감성’을 다루며(물론 다양한 반론도 있다.) 감성은 합리성 바깥에 있기에 감성 안에서 구축되는 공포감은 우리 인간이 상상하고 감동하고 느끼며 욕망하는 감성의 영역의 소중한 한 부분일 것이다. 근래 읽어본 뇌과학 책에서 말하는 뇌의 작동 원리라면 이 감성 역시 뇌활동의 일부이며,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 하지만 철학자의 입장에서 ‘공포’를 다루는 방식에 또 다르다. 덕분에 감정이란 ‘내게 느껴지는 특정한 느낌 p273’이라는 평이하지만 명확한 정의를 포함하여 ‘감정에 대한 내 감정’을 생각해 볼 숙제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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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책 말미에 ‘ 미를 판단하는 능력과 예술을 창조하고 감상하는 능력’ 즉 감성에 주목하며, 미와 예술의 철학인 미학을 ‘감성(에 대한) 철학이라 말하고 있다. 비합리적으로 알려져 있는 ‘감성’을 최대한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는 시도로 이 책을 집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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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개론서로 선택한 책이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어느 정도 미학에 대한 기초를 갖춘 상태에서 논쟁적인 미학의 대상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이슈를 정리하고 분석한 심화 편이었다.
목표했던 바는 아니지만, 평소 궁금했던 부분들에 대한 ‘미학적’ 입장을 확인하고 고민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았다. 특히나 어느 특정 결론으로 유도하지 않고 다양한 미학자들의 의견들 두루 소개해 준다는 점에서도 (읽기는 힘들었지만 🥲) 매력적이었다. 시간을 두고 또 다른 책을 찾아봐야겠다.
✍ 한줄감상 : 이 책으로 독서토론을 한다면 아주 재미있을 것 같다. 다만 초급자를 위한 책은 아니니 참고할 것.
p37 “ 예술사적 가치가 곧 예술작품의 가치는 아니다. “
p42 “ 고대로부터의 생각에 따르면 아름다움이란 물질적인 대상이 가진 특별한 성질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이다. 비례, 조화, 균형 같은 것이 전형적인 예다. :
p44 “ (현대에 와서) 아름다움이란 내 마음에 어떤 특수한 종류의 감동과 즐거움이 일어났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 즉 주관의 느낌에 달린 거라는 생각이 싹텄다. “
p73 “ 예술은 언제나 그 자체가 아닌 다른 무언가에 관한 것이며, 작가는 그 무언가에 자신의 태도와 관점을 투사한다. 따라서 작품은 어느 정도의 ‘은유적’ 구조를 갖게 되며, 그러한 특징으로 인해 작품은 해석의 대상이 된다. “
p85 “ 오늘날 미학자들은 가치로서의 미의 특징을 탐구한다기보다는 이를 포함하는 상위 범주인 ‘미적인 것’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
p99 “ 음란물은 글이나 그림 이외의 것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는 데 비해, 포르노그래피는 재현적인 콘텐츠를 지닌 대상만을 지칭한다. “
p134 “ 경우에 따라서는 현대의 예술은 바로 그러한 불쾌감이나 당혹감을 목표로 하기도 한다. “
p135 “(존버거는) 보이는 것을 의식한 전통적 여성 누드는 남성 관람자의 욕구에 봉사하기 위해 계산된 것이기에 오늘날의 포르노그래피와 유사하고 오히려 보이는 것을 의식하지 않은 벗은 몸의 묘사가… 더 생동감 넘치고 개성적이며 가치 있는 예술작품일 수 있다는 것이다. “
p156 “ (노엘 케럴) ‘예술적인 것’의 본성이란 결국 의미를 발견하는 해석적 경험이라고 본다. 자연물이건 인공물이건 대상 그 자체의 감각적 매력에 대한 것은 ‘미적’ 감상이고, 그것이 자연물이 아닌 예술품이었을 때 대상 그 자체를 넘어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파악하는 것은 ‘예술적’ 감상으로 구분해 보자는 것이다. “
p177 “ 농담이 마치 대상으로서의 예술작품을 가리키는 말이라면, 유머는 그것이 가진 속성 중 하나인 미적 속성을 가리킨다는 식의 차이로 볼 수도 있다. “
p224 “ 농담의 비도덕성은 언제나 결함 있는 유머를 낳는다. “
p244 “ 최소한 인종차별 농담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이 인종차별주의자는 아닌 것 같다. “
p265 “ 인지주의는 현대 심리학과 분석철학의 한 경향으로 믿음, 판단 등 지적인 요소가 감정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
p397 “ 인지적 가치란 작품을 감상한 결과로 무언가를 새로 알거나 배우거나 깨닫게 됨으로써 얻는 가치를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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