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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한번은벽돌책 #장강명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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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주제는 벽돌책. 10년간 정기적으로 기고했던 1000자 정도의 벽돌책 리뷰를 책으로 모아 낸 것이다. 벽돌책을 다룬다고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 이 책 자체는 그리 두껍지도 않으며(360페이지) 시원한 편집으로 빠르게 쉽게 읽을 수 있다. 😉
벽돌책 사이를 산책하다고나 할까? 장작가의 시선으로 벽돌책 사이를 돌아다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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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문제제기에 동의한다. 우리의 뇌는 지난 십여 년간 알고리즘의 식민지가 되었다. 숏폼에 각종 축약과 요약서비스에 찌든 뇌를 세탁하기로는 벽돌책 만한 것이 없다. 하나의 주제를 최소 700페이지 이상 깊숙이 들어가 보는 것. 이해 여부를 떠나 그 ‘과정’ 자체로 우리의 뇌는 노예의 자리에서 주인의 자리로 옮겨올 용기를 가지게 될 것이다.
100권의 책을 다룬다. 내가 읽었던 책도 있고 읽고 싶었던 책도 있으며, 이 책을 읽어서 관심이 가는 책들도 있다. ‘핑거스미스’는 영화 ‘아가씨’의 원작이라는데 큰 차이가 있겠나 싶어 넘어갔는데 장바구니에 일단 담아두긴 했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는 오래전 읽었지만 작가의 글로 정리된 내용을 읽는 재미가 솔솔 했다. 소설가 지망생 공룡의 모습이 떠오른다. 얼마 전에 읽었던 ‘행동(1000p)’도 반가웠다. 착한 줄만 알았던 옥시토신이 타인종 혐오를 만들어내 준 주범이라는 사실을 알려준 책.
특히 ‘진화심리학’은 작가에게도 그렇지만 내게도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인간이 왜 이모양인지 철학과 사회, 문학적 접근만을 하다가 심리학과 과학 쪽으로 관심을 넓히는 과정에 만난 책이었다. 두꺼웠지만 무척 재미있었다. 작가로 말에 따르면 ‘ (책의) 절반 정도는 섹스와 살인, 그리고 권력 다툼 이야기’ 이니 재미있을 수밖에. 😅
세부적인 책이야기로 들어가면 끝이없다. 대략 세어보니 이 책에서 다룬 벽돌책중 내가 읽은 것은 20권도 안된다. 나름 읽는다고 읽었는데…😂 ‘코스모스’나 ‘사피엔스’, ‘총균쇠’ 등 이미 대중에게 알려진 책들은 대상에서 제외한 작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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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사람들 관계에서 답답한 경우를 많이 접한다. 지적 지구력이 떨어지는 사람(학벌 문제가 아님)은 복잡한 사유를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깊은 대화로 넘어가기가 쉽지 않다. 조금만 복잡한 문제를 만나도 자신이 ‘설득’되지 않기 때문에 불만만 쌓이게 되고 상대 탓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우리는 책을 처방하게 된다. 작가에 따르면 벽돌책은 그 처방의 효과가 상당한 영역이다. 동의한다. 나와 ‘타인의 분량’을 읽는 것, 그 자체가 의미 있는 행동일 것이다. 문유석판사, 아니 이제는 작가의 말이 떠오른다. ‘타인의 입장에 대한 무지는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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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장강명 작가는 보수주의자다. 보수가 나쁜 것일까? 아니다. 내가 알고 있는 보수주의자 중에 가장 품격 있으며 깊이 있는 보수주의자 일 것이다. 이 책 역시 커다란 지식의 산책길 군데군데 ‘진보에 대한 불신’이 느껴진다.
그런 측면에서 97번째로 다룬 책 ‘보수의 정신’의 꼭지를 보며 작가의 베이스를 명확히 느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불완전하다’는 전제로, 새로 만들어낸 ‘변화’보다는 이미 검증받은 ‘안정’을 택하는 자세. 진짜 보수의 모습이다. 이런 보수라면 언제든지 토론하고, 그를 읽고 상대적 ‘진보’인 나의 의견을 개진하고 싶다. 좋은 책, 재미있게 잘 읽었다.
✍ 한줄감상 : 벽돌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쉽고 친절하고 다양한 정보를 주는 책이 또 있을까?
p55 “ 품질 높은 질문이란 무엇일까요? 문제를 너무 넓지도 너무 좁지도 않게 규정해서, 정확한 개념 언어를 사용하고, 구체적인 답이 나올 수 있도록 조건을 설정해서, 어떤 답이 배제되는지 인식하며 던지는 질문입니다. “
p88 “ (문명과 전쟁) 인간을 포함한 모든 유기체가 동족과 폭력적으로 경쟁한다. “
p95 “ (벽돌책 선정 기준) 분량 외에 특별한 기준 없이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 들었는데도 다 일고 나면 높은 확률로 만족스러웠거든요. “
p127 “ (한낮의 우울) 우울증과 맞서는 데에 자존심이나 허영심이 때로 사랑보다 더 도움이 된다는 지적 역시 의미 있고 유용합니다. “
p139 “ (과학을 만든 사람들) 과학에서 ‘혁명’이라는 단어를 써도 되는 사건은 오로지 양자혁뿐이라고 주장합니다. “
p167 “ (권력과 진보) 기술은 정해진 경로를 따라 발전하는 게 아니라, 외부 압력이 기술 발전의 방향을 정한다는 것입니다. “
p182 “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자폐 연구 초기에 일명 ‘냉장고 엄마’ 이론이 퍼졌습니다. 사랑을 주지 않는 어머니가 아이의 자폐를 불러일으킨다는 끔찍한 주장이었죠. “
p227 “ (히치콕) 예술영화는 만들기는 쉽다. 상업영화를 잘 만드는 것이 어렵다. “
p290 “ (교양) 교양이란 뭘까요? 슈바니츠는 교육받았다는 인상을 풍기기 위해 벌이는 사회적 게임이며 일종의 유희라고 대답합니다. “
p299 “ (작가란 무엇인가) 그들의 노하우는 암묵지이고,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그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오랜 수련이 필요합니다. “
p319 “ (촘스키, 사상의 향연) 핵심 메시지를 한 줄로 요약하라면 ‘현대 사회가 언론, 교육, 마케팅과 같은 도구를 활용해 어떻게 시민을 세뇌하는가’입니다. “
p334 “ 무엇보다 버거운 벽돌책을 읽으면 지적으로 겸손해집니다. 다소 뜬금없이 드릴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문해력의 핵심은 어휘력이 아니라 지적 겸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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