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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스크 #레이네일러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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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SF계의 노벨상이라는 휴고상 수상작 ‘터스크‘는 상아 tusks로 상징되는 삶의 가시물, 혹은 욕망의 대상에 대한 밀도 높은 은유이자, 현실에 대한 SF적인 비판이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코끼리 상아를 둘러싼 밀렵과 학살, 상품화의 과정을 지켜본 작가는 멸종한 매머드를 소환해 ‘ 그곳에 서 본 적 없는 인간’들을 낯선 경험으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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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백업할 수 있고, 다른 개체에 리스토어 할 수 있는 세계. 아프리카 코끼리를 지키며 살아오던 다미라 박사는 밀렵꾼들에게 잔인하게 살해된다. 한 세기 지난 후, 아슬라노프 박사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다미라 박사를 깨운다. 박사는 이미 코끼리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매머드를 복제해 놓은 상태. 문제는 동물원의 애완동물 정도의 생존능력 밖에 없는 매머드들은 야행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꾸 죽어나간다는 것이다. 박사는 죽은 다미라 박사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그녀의 뇌를 한 마리의 암컷 매버드의 머리로 다운로드하겠다는 제안. 매머드 무리의 생존을 위해 박사의 지식을 활용해 살아남으라는 것이다. 거절할 경우, 그녀는 계속 죽음의 상태가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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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그저 의식과 물리적 개체와의 관계의 논의 안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과학의 발전이 부의 평등을 가져왔던가? 매머드 연구는 공짜로 되던가? 사라진 생명을 살리는 연구는 많은 돈이 들고, 호의의 아슬라노프 박사는 연구비 마련을 위해 엄청난 비용을 받고 ‘수컷’ 매머드의 사냥 시스템을 운영한다.
또 한쪽에서는 정말 희귀한 매머드의 상아가 비싼 값에 밀거래되는 시장이 있다. 시장이 열리면 플레이어들이 따라붙는다. 죽음을 팔아 돈을 버는 계급은 지금이나 그 때나 찌든 악취와 함께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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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물’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인간으로 사유하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우리 종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잔여물’로 취급될 것들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AI시대, 더 악화된 권력의 시대에서 이성, 감성, 타자에 대한 배려, 사랑 이 ‘잔여물’로 남을지도 모르겠다는 불길한 느낌을 받는다.
새로운 독서경험이었다. 소재주의 함몰되지 않았다. 사유는 깊고, 문제제기는 선명하다. 책 후반 사건의 전개는 흥미진진하고 스피디했다. 매머드는 ‘문장이라기보다 모양에 가까운 생각’을 할 것이라는 문장에서 작가의 내공을 느꼈다. 마음에 들었다.
✍ 한줄감상 : 너무 반복되는 SF소설 스타일이 많다고 느끼는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수작이다. 일단 휴고상 수상작 아닌가. 😋 테드 창, 켄리우 모두 이 상의 수장자들이다.
p10 “ 수컷 매머드들은 청소년기가 되면 무리에서 떨어져 나가 홀로 살아남는 것이 그들만의 성장과정이다. “
p28 “ (밀렵꾼) 그들은 오물과 자신들에게서 뿜어 나오는 악취, 폭력적인 행위와 그 모든 허무함 위에 만취라는 커튼을 걸치려고 했다. “
p69 “ 하지만 매머드들은 풀어놓기만 하면 죽어 나가기 시작했어요. 다들 혼란스러운 상태로 돌아다녔어요. 무리를 짓는 데 실패하더군요. “
p111 “ 매머드처럼 생각한다는 건 살아남는 일이었다. 이곳이 어떤 외계가 아니라는 걸 인지하는 일이었다. 이곳은 그들의 삶터였고 그들은 이제야 집으로 돌아왔다. “
p160 “ 아니다. 권력이다. 권력이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필요해서가 아니라, 순수한 과잉 행위로써 행하는 것. 그저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하는 능력이었다. “
p169 “ 아무 데도 아닌 곳에서 온 사람은 없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과거에서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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