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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13

바람이 분다, 가라 ✔️ #바람이분다가라 #한강 #문학과지성사 ❄️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내겐 한강작가의 마지막 피드다. 물론 신간이 나오기 전까지. ☺️ 읽지 않았던 작품을 주문했다. 사전 정보 없이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그녀의 깊이 울리는 고통의 신음은 여전했고, 더군다나 너무 추운 겨울 날씨의 묘사에 읽은 나도 같이 조금은 떨어가며 읽었다. 주인공은 자주 구토했고, 자주 심장의 통증을 느꼈다. 그런데, 의외로 책은 미스터리 장르의 책이었다. ❄️ 개요 부분만 봐야한다. 생각보다 페이지 대비 많은 서사들이 녹여져 있다. 삼십대 후반 번역일로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이혼녀 정희에게 친구 인주가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고등학교 때 절친 인주에게는 혈우병을 앓고 있는 외삼촌이 있었고 정희는 그에게 그림을 배웠고.. 2024. 11. 16.
희랍어시간 ✔️ #희랍어시간 #한강 #문학동네 📨 쟁겨놓은 책들이 많은데 자꾸 한강작가 책에 손이 간다. 축제를 끝내기 싫은 마음인가. 희랍어시간을 다시 들었다. 역시 십 년이 넘은 시간이 흘렀다. 조금은 흐릿하게 남아있는 이미지들을 정돈하고 싶다. 장편치곤 짧은 분량 탓에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았다. 📨 이름이 나오지 않는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모국어를 잃었다. 우리말과 글을 잃어 버렸다. 첫 번째 말을 잃었을 때 뜻도 모를 프랑스어를 발음하며 겨우 말을 찾았었다. 두 번째 말을 잃고 나니 이제는 쓰지도 않은 사어, 희랍어 공부를 통해 말 찾기를 시도한다. 두 번째 일이 벌어질 때즈음 그녀는 엄마를 떠나보냈고 이혼을 했으며, 아홉 살 아들의 양육권도 빼앗긴 상태다. 현실이 그녀의 말을 앗아갔는지는 .. 2024. 11. 6.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서랍에저녁을넣어두었다 #한강 #문학과지성사 📚 초판을 가지고 있었다. 시집을 서랍에 넣어놓고 팔아버린 것도 아닌데, 책을 못 찾겠다. 가지고 있어야 할 책이다. 새로 받아 든 책이 깨끗하다. 한 장 두 장 넘기다. 다 읽어 버리고 만다. 그녀의 서랍에 빠져버렸다. 📚 무언가 지나가 버린다는 것을 자각하는 순간이 있다. 덜컹 가슴이 내려 앉으며 무언가 포장 가득한 말을 지껄이는 나 같은 범인이 있다면, 그 순간 밥을 먹는 시인이 있다. 시인의 입술 너머로 들어가는 밥은 그녀를 버티게 하는 작은 힘이 된다. 그 힘은 그녀 안에는 단어와 문장들을 꾸려낸다. ‘더 캄캄한 데를 찾아 동그랗게 뒷걸음치는’ 그녀는 연약하지만 지지 않는다. 발설할 수 있는 시어들을 찾으며 ‘혀가 녹으면 입술을 ‘ 연다. 진하디.. 2024. 11. 2.
채식주의자 ✔️ #채식주의자 #한강 #창비 🌲 일찍 깬 새벽, 이 책을 들었다. 맨부커상을 받을 때도 다시 읽지 않았으니 십 년도 훨씬 지난 재독이다. ‘작별’이나 ‘소년’을 재독 할 용기는 없다. 그저 나무가 되고 싶었던 그녀와 천천히 죽어가던 언니로 기억되는 그들의 삶을 다시 살펴보는 것으로 작가에 조금 더 가까이 가고 싶었다. 🌲 어느날 채식을 선언한 영혜와 그녀의 몽고반점에 영감을 얻고 신체적, 예술적 욕망에 떠는 형부. 그리고 언니이자 그의 아내인 인혜. 이 세 명은 무해한 사람들이다. 그저 영혜는 자신의 살아왔던 세월의 기괴함에 깜짝 놀라 급하게 나무가 되려다 스스로를 해친다. 남자는 영혜나 인혜를 해치고 않고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도덕’이라는 세상의 틀에 차이고 만다. 가장 무해한.. 2024. 10. 17.
✔️ #흰 #한강 #난다 🕊️ 몇 장만 들쳐보려다 다시 다 읽고 말았다. 2016년도 초판이다. 해설조차 없다. 9년 전 독서에 남은 이미지는 ‘흰색’으로 시도하는 소설의 껍질을 한 ‘애도’의 시집이었다. 다시 돌아본 ‘흰’은 비슷하지만 약간은 다른 느낌으로 남는다. 🕊️ 작가는 묻는다. ‘ 대체 무엇일가, 이 차갑고 적대적인 것은/ 동시에 연약한 것, 사라지는 것,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이것은? P63 ‘ 작가에 ‘흰’은 단순한 순수함, 순결, 깨끗함으로 끝나지 않는다. 물론 하얀 새가 주는 색다른 감동과 생명을 상징하는 투명하게 반짝거리는 물결에서 ‘흰’은 기쁨의 상징일 것이다. 하지만, 하얗게 센 머리로 옛 애인을 만나고 싶어 하는 어느 중년의 사내의 말에서 ‘흰’은 잃음으로 완전히 결별해지는 우리 .. 2024. 10. 13.
남아 있는 나날 ✔️ #남아있는나날 #가즈오이시구로 #민음사 🏰 기대에 만족되지 않았던 #클라라와태양 만으로 가즈오이시구로의 문학세계를 판단할 순 없었다. 마침 ‘민음사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되어 있어, 이번 #민음사북클럽 선택도서로 골라담았고, 며칠동안 즐겁게 읽었다. 태어나기만 일본에서 태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의 풍광, 그 안의 질서, 단정한 서술 등 영국작가의 작품 그대로였다. 삶의 태도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 설득력 있게 잘 축조되진 수작이었다. 🏰 장편의 내용을 살펴본다. 영국 최고의 대저택 집사 스티븐스는 철저한 프로정신으로 무장된 전문집사, 고급집사다. 얼마 전까지 몇십 년 동안 영국 귀족 다링턴을 주인으로 모셨고, 얼마 전 대저택을 구입한 미국인 새 주인님을 모시는 중이다. 다링턴을 모실 때 십 수.. 2024. 6. 7.